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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갔었지요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 장장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소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황제를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다시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노래 부르며 돌아다녀도 세상을 등진 사람은 아닙니다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장안의 화려한 봄을 나그네 신세로 살아왔지요
朝扣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지요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 이르는 곳 마다 눈물과 설움으로 뼈아픔을 맛보았지요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蹭蹬無縱隣(층등무종인) : 기세 꺾인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지요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 있지요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시지요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 외람되이 좋은 시구 새로운 것을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으니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과 같은 가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踆踆(지시주준준) :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소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로 갈려고 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곧 다시 서쪽으로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 맑은 위수가를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들려 하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황제가 자신이 신묘하고 무위가 있으시니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다스리심이 반드시 영웅다우리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 가서께서는 조정에시 영웅이니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군사의 일은 옛 풍도를 앞서리라
略地兩隅空(약지양우공) : 적지를 경략하시면 양쪽 모퉁이를 소탕하여 쓸어버린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지방엔 적의 침략이 없고
天山早掛弓(천산조괘궁) : 천산 지방엔 활을 거두어들었다네
魏絲已和戎(위사이화융) : 진나라 위강은 적을 강화하게 하였다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하황 지방을 버려둔 것을 아깝게 여기더니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이 절도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뛰어난 지모에 황제도 따르게 하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에 출입함에 여러 고관들의 윗자리에 앉았도다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하늘과 땅도 궁궐을 감싸고 있는 듯 하구나
胡人愁逐北(호인수축북) : 오랑캐들은 추적을 걱정하여 북으로 달아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완마는 또 동쪽에서 조공으로 바친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왕제의 명령을 받고 변방 사막으로 멀리 갔다가
歸來御席同(귀래어석동) : 돌아와서는 황제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軒墀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와 섬돌 뜰에 올랐던 학처럼,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畋獵舊非熊(전렵구비웅) : 문왕이 사냥터 나가 잡은 것은 곰이 아니고 태공이었다네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강에 처음과 끝을 같이 하기로 맹세했다
策行遺戰伐(책행유전벌) : 가 개부의 책략이 시행되어 전쟁을 이기어
契合動昭融(계합동소융) : 황제와 마음이 맞아 합작품을 만들었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이룬 업적은 하늘 위로 치솟고
交親氣槪中(교친기개중) : 황제와 친분이 기개 속에 있었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구슬 신을 신은 귀한 손님되기 전에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나는 이미 백발 늙은이 다 되었소
初壯節題柱(초장절제주) : 처음에는 장한 절개 기둥에 적어두듯 대단했는데
初壯似轉蓬(장절사전봉) : 지금은 떠다니는 쑥대 신세입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년이나 객지에서 살게 될지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은 저물어 갈 곳이 다했구나
軍事留孫楚(군사유손초) : 손초처럼 군사로 머물게 하여
行間識呂蒙(행간식여몽) : 군대의 대열에서 저를 여몽같이 보았으면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한 자루 긴 칼인 듯
將欲倚공峒(장욕의공동) : 당신의 공동산 군영에 의지하고 싶습니다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 들면 비바람도 놀라게 쓰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시 지으면 비바람도 놀라게 한다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묻혀 살던 몸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그대 아름다운 문채는 황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 세상에 유전되는 작품은 반드시 뛰어났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의 배는 이백을 기다려 늦게 노 저어 가고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시 잘 지어 짐승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다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대낮에도 깊은 궁전으로 드나들었고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 푸른 구름 같은 높은 관리들 그대 집 뒤 뜰에 가득했네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황제 조칙 내려 허락하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는 오랜 마음 친구처럼 친절하셨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 어기지 않고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마음대로 이야기 나누며 시골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좋아하여 천진한 기질을 보여 주었네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의 밤 연회에서 춤을 추었고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사수의 봄을 다니며 노래했다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 높은 재주 지녔으나 마음대로 펴지 못했고
道屈善無鄰(도굴선무린) : 앞길이 굽혀지니 착해도 따르는 이웃이 없었네
處士禰衡俊(처사녜형준) : 처사 예형은 뛰어난 인물이어도 숨어살았고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공자의 제자 원헌은 가난하게 살았네
槄粱求未足(도량구미족) : 벼와 조 구하여도 구하지 못하였는데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율무가 구슬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 몇 번이던가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 오령 고개는 무더운 고장인데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삼위로 쫓겨나는 신하 되었지
幾年遭鵩鳥(기년조복조) : 몇 년이 되어야 복조를 만날까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기린을 향하여 홀로 눈물 짓는다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한나라 소무보다 먼저 한나라로 돌아오고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항공처럼 어찌 진나라를 섬기리요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나라의 잔치 단술 때문에 떠나려하고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 양나라 감옥에서 상서 하여 무죄를 밝혔지요
已用常時法(이용상시법) : 이미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였으니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이 바른 뜻을 말해줄까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은 몸으로 가을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저무는 강가에 병든 몸을 일으켜본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의 물결 멀리 있다 여기지 말고
乘槎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 타고 나루터 길을 묻어보게나
三月三日天氣新,(삼월삼일천기신),삼월 삼짇날 날씨도 맑아
長安水邊多麗人.(장안수변다려인).장안 물가에는 미인도 많다
態濃意遠淑且眞,(태농의원숙차진),자태는 농염하고 뜻은 멀고 마음은 맑고 진실한데
肌理細?骨肉勻.(기리세니골육균).피부 결은 섬세하고 기름지며 뼈와 살이 적당하다
繡羅衣裳照暮春,(수나의상조모춘),수 놓은 비단 옷 저문 봄 빛 비치면
蹙金孔雀銀麒麟.(축금공작은기린).금시로 공작새를, 은실로 기린을 수놓았네
翠微?葉垂?唇.(취미합섭수빈진).비취색 머리 장식 귀밑까지 드리웠네
珠壓腰?穩稱身.(주압요겁온칭신).진주 박힌 허리띠에 온몸이 어울린다
就中雲幕椒房親,(취중운막초방친),궁중 휘장 안 황후의 친척에 나아가면
賜名大國?與秦.(사명대국괵여진).대국 괵부인, 진부인의 명칭 내렸네
紫駝之峰出翠釜,(자타지봉출취부),자타지봉 팔진미 요리는 푸른 솥에서 나오고
水精之盤行素鱗.(수정지반항소린).수정 쟁반에는 흰 물고기 기어 다니네
犀箸??久未下,(서저염어구미하),무소 젓가락 음식에 물려 오래도록 내리지 못하고
鸞刀縷切空紛綸.(난도누절공분륜).부엌칼은 잘게 자르는 데에 공연히 바쁘다
黃門飛?不動塵,(황문비공부동진),태감은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황문에서 날듯이 달려가고
御廚絡繹送八珍.(어주락역송팔진).임금님 주방에선 끝없이 팔진미를 보내오네
簫鼓哀吟感鬼神,(소고애음감귀신),퉁소소리, 북소리 애달프게 울리면 귀신도 감동하고
賓從雜沓實要津.(빈종잡답실요진).손님이 많이 와도 실로 귀한 손님이라
后來鞍馬何逡巡,(후내안마하준순),황후가 타고 오는 말은 어찌 그리 느릿느릿
當軒下馬入錦茵.(당헌하마입금인).집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려 비단 요에 든다
楊花雪落覆白?,(양화설낙복백빈),버들꽃 눈같이 떨어져 흰 부평초에 덮이고
靑鳥飛去銜紅巾.(청조비거함홍건).소식 전하는 푸른 새, 붉은 수건 물고 날아간다
炙手可熱勢絶倫,(자수가열세절륜),자수가열 권세가 대단하니
愼莫近前丞相嗔!(신막근전승상진)!조심하여 가까이 말라, 승상께서 화내실라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道哭,(견의돈족란도곡),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곡성직상간운소)!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頭,(거시리정여과두),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리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 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한나라 산동 이백 주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종유건부파서리),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피구부리견여계).쫓겨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생녀유득가비린),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옛날부터 백골을 거두거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新鬼煩?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천음우습성추추)!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를
관공손대낭제자무검기항병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幷序)-두보(杜甫;712-770)
공손대낭의 제자가 검기무 추는 것을 보고-두보(杜甫;712-770)
昔有佳人公孫氏(석유가인공손씨),옛날 가인이 있었는데 공손씨라네
一舞劍器動四方(일무검기동사방).검기 춤 한번 추면 사방이 동요하네
觀者如山色沮喪(관자여산색저상),산처럼 모여든 구경꾼 얼굴색을 잃고
天地爲之久低?(천지위지구저앙).천지는 이 때문에 오랫동안 오르내리네
?如?射九日落(곽여예사구일낙),번쩍이기는 예가 한번 쏘아 아홉 해를 떨어뜨리듯
矯如群帝?龍翔(교여군제참룡상).되돌려 바로잡기는 뭇 신선이 말을 타고 날아가듯 하네
來如雷霆收震怒(내여뇌정수진노),돌아옴은 우뢰와 천등이 진노를 거두는 듯
罷如江海凝淸光(파여강해응청광).마침은 강과 바다에 밝은 빛이 모이듯 하네
絳唇珠袖兩寂寞(강진주수량적막),붉은 입술 구슬 소매 모두가 적막하고
晩有弟子傳芬芳(만유제자전분방).늦게 둔 제자가 춤의 향기를 전하네
臨潁美人在白帝(임영미인재백제),임영 미인은 백재에 있어
妙舞此曲神揚揚(묘무차곡신양양).묘한 춤, 이 곡조에 신명이 절로난다
與余問答旣有以(여여문답기유이),나와 함께 문답함은 까닭이 있어
感時撫事增?傷(감시무사증완상).시와 일에 느껴 일찍이 아픔만 더하네
公孫劍器初第一(공손검기초제일).공손 검기 춤이 제일이네
五十年間似反掌(오십년간사반장),십오 년 세월이 여반장이라
風塵?洞昏王室(풍진홍동혼왕실).전쟁은 심해져 왕실이 혼미하네
梨園子弟散如煙(리원자제산여연),이원의 자제들 연기처럼 흩어지고
女樂餘姿映寒日(녀낙여자영한일).여자 약사들의 남은 자태 차가운 햇살에 비치네
金粟堆前木已拱(금속퇴전목이공),금속산 무덤 앞엔 나무가 이미 크게 자라고
瞿塘石城草蕭瑟(구당석성초소슬).구당 돌 성엔 풀들만 쓸쓸하네
玳筵急管曲復終(대연급관곡복종),좋은 잔치 빠른 피리 악곡은 다시 끝나고
樂極哀來月東出(낙극애내월동출).즐거움 다하니 슬픔이 오고 동쪽에서 달 떠오네
老夫不知其所往(노부부지기소왕),늙은 사내 갈 바를 모르는데
足繭荒山轉愁疾(족견황산전수질).거친 산, 발에는 굳은 살 생기고 수심과 질병만 생긴다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공명의 묘 앞 늙은 소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가지는 청동구리 같고 뿌리는 돌 같이 여물다
雙皮溜雨四十圍(쌍피류우사십위), 껍질에는 빗방울이 흐르고 둘레는 마흔 아홉 아름
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짙푸른 잎들은 하늘로 이천 척이네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임금과 신하 이미 함께 모여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나무도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구름은 내려와 그 기운 긴 무협에 이어있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달은 떠올라 그 한기가 흰 설산에 통해있네
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길은 금정을 돌아 동으로 향하고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선주와 무후가 함께 궁궐에 갇히셨네
崔嵬枝干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높은 가지는 들판에서 늙어가고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그윽한 단청집은 창문마저 쓸쓸하네
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굳게 서려앉아 비록 땅을 얻었으나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푸른 하늘에 홀로 높아 바람도 심하리라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이로부터 부지함은 신의 힘이요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바르고 곧은 원인은 조화옹의 공덕이네
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큰집이 무너질 것 같으면 동량이 필요한데
萬年回首丘山重(만년회수구산중). 만년 후에 고개 돌려보아 그 산의 무거움을 보리
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문장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세상은 이미 놀라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베어짐도 잘리어짐도 거절하지 않지만
苦心豈免容?蟻(고심개면용루의)? 고심하여 어찌 개미의 무너뜨림 면할 것인가
香葉終經宿鸞鳳(향섭종경숙난봉). 향기로운 잎에는 끝내 난새와 봉황새가 자고 갈 것이네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지사들과 은사들은 원망하거나 탄식하지 마시라
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고래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오
今我不樂思岳陽(금아부낙사악양), 악양의 그대를 생각하니 내 마음 즐겁지 않아
身欲奮飛病在床(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으로 누워있노라
美人娟娟隔秋水(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당신은 물 건너 있으면서
濯足洞庭望八荒(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을 씻고 먼 곳 팔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저리도 밝고
靑楓葉赤天雨霜(청풍섭적천우상). 푸른 단풍 붉게 물들고 하늘엔 비와 서리 내리네
玉京群帝集北斗(옥경군제집배두), 옥경의 여러 왕들 북두성을 받들어 모여들고
或騎麒麟?鳳凰(혹기기린예봉황). 혹자는 기린 타고, 혹자는 봉황수레 탔네
芙蓉旌旗煙霧落(부용정기연무낙), 부용깃발 안개 속에 내리고
影動倒景搖瀟湘(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는 거꾸로 움직여 소상강물 흔든다
星宮之君醉瓊漿(성궁지군취경장), 성관의 왕들은 옥장에 취하고
羽人稀少不在旁(우인희소부재방). 신선은 더물어 곁에 있지 아니 하네
似聞昨者赤松子(사문작자적송자), 어제 얼핏 들은 것이 선인 벅송자가
恐是漢代韓張良(공시한대한장량). 곧 한시대의 한의 장량일지 모른다네
昔隨劉氏定長安(석수류씨정장안), 옛적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하고
?幄未改神慘傷(유악미개신참상). 군대의 장막 안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아 마음이 상하고
國家成敗吾豈敢(국가성패오개감), 국가의 성패를 내가 감히 어쩌랴
色難腥腐餐楓香(색난성부찬풍향). 비린 것과 썩은 것이 싫다면 단풍나무 향기를 반찬하고
周南留滯古所惜(주남류체고소석), 주남에 머무름은 옛날부터 애석한 일이었네
南極老人應壽昌(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 응당히 오래살고 번창하리
美人胡爲隔秋水(미인호위격추수), 미인은 어찌하여 가을 물을 건너 있나
焉得置之貢玉堂(언득치지공옥당)? 어찌 그대를 붙잡아 옥당에 드릴까
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將軍)-두보(杜甫;712-770)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그리며-두보(杜甫;712-770)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장군은 위나라 무재의 자손인데
于今爲庶爲靑門(우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한미한 집안이 되었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이미 다지나갔지만
文采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문체와 풍류는 아직도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 글씨를 배우기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왕 우군을 넘지 못한 것이 한이되었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르고
富貴于我如浮雲(부귀우아여부운).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했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의 날에는 항상 불리어가
承恩數上南熏殿(승은삭상남훈전). 임금의 은혜를 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다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공신들의 얼굴이 낡았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장군이 한번 붓질하니 얼굴이 생동했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률한 재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대우전이네
褒公鄂公毛發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은 일어나고
英姿颯爽猶?戰(영자삽상유감전). 영민한 자태와 힘찬 모습은 오히려 전쟁을 즐기는 듯
先帝天馬玉花?(선제천마옥화총), 현종 황제가 타시던 천마와 혹화총을
?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이 산 같이 많아도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下(시일견내적지하), 이 날에 끌어내려 붉은 섬돌 위 뜰에 놓으니
逈立?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창합에 서니 긴 바람 일어난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펼치니
意匠慘淡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숙히 그림을 구상하시네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이 잠깐 사이에 궁궐에서 참 용이 나타나니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만고의 평범한 말 한번에 씻어 없애네
玉花?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혹화 총 한 마리 도리어 어탑 위에 있어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뜰 앞의 어탑위에 옥화총과 서로 마주 대하였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임금은 미소를 머금고 금을 주라 재촉하고
?人太?皆??(어인태부개추창). 어인과 태복은 모두 실망하고있네
弟子韓干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이 일찍부터 배웠으나
亦能?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말은 그려도 끝내 조금도 닮지 못하고
干惟?肉不?骨(간유화육부화골), 말의 살을 그려도 벼는 못 그리네
忍使??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그림의 명마인 화류들이 기가 다 죽어있네
將軍?善蓋有神(장군화선개유신), 장군은 그림도 좋고 정신이 살아있너
偶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우연히 만난 명사들도 실물처럼 그렸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전쟁중인 요즈음은 떠돌면서
屢貌尋常行路人(누모심상항노인). 보통의 길가는 사람들을 자주 사생하네
?窮反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지극히 가난한데다가 사람들이 백안시하여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엔 조공처럼 가난한 사람 아직 없다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나니, 옛날부터 천하에 이름 이룬 사람
終日坎?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죽도록 불우함이 그 몸을 얽매는 것을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韋諷錄事宅觀曹將軍?馬圖)-두보(杜甫;712-770)
위풍녹사댁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712-770)
國初以來?鞍馬(국초이내화안마), 국초이래로 말 그림 그림에는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삭강도왕). 신묘하여 다만 강도왕을 꼽는다네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장군 이름 얻은지 삼십 년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인간세상 또 진짜 승황을 보겠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일찍이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더니
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용지에 날마다 벽력이 날았다네
內府殷紅瑪瑙?(내부은홍마노완), 내고의 은나라 빨간 마노주발을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삭). 접여는 조서를 전하고 재인은 찾네
?賜將軍拜舞歸(완사장군배무귀), 주발을 하사받은 장군은 절하고 춤추며 돌아가고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가벼운 비단옷과 가느다란 비단옷 서로 나는 듯 따르네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권문귀족들도 그의 그림 얻고서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병장에 광채남을 비로소 알게되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엣날 황제의 말인 권모왜
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근래의 곽가의 말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지금의 새 그림에 그 두 마리 말을 그렸으니
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아는 사람들을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네
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이들이 모두 기마전에 하나가 만을 당해내는 것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넓은 흰 비단에 바람과 모래를 일으키네
其余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나
逈若寒空雜煙雪(형야한공잡연설). 저 멀리 찬 하늘에 안개 눈발 흩날리네
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서리에 발굽은 긴 추자나무 길을 달리니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마관들, 시관들이 삼엄하게 늘어섰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아홉 마리 말들 신마와 재주를 다투는 것이 가련해도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돌아보니 눈빛은 맑고 높으며, 기상은 깊고 온화하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묻건대, 고심하며 말을 사랑하는 자는 누구인가
后有韋諷前支盾(후유위풍전지순). 오늘에는 위풍이요, 옛날에는 지순이라네
憶昔巡幸新?宮(억석순행신풍궁), 그 옛날 신풍군을 순행하던 일 생각하면
翠花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황제의 푸른 깃발 하늘로 떨치며 동으로 향하여 오셨네
騰?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뛰고 달리는 말들은 삼만 필이었네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모두가 이 그림과 근골이 같구나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보물을 받친 뒤 하종을 조회하니
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다시는 강에서 교룡을 쏘는 사람 없었으니
金粟堆前松柏里(금속퇴전송백리). 금속 땅 송백나무 마을 무덤 앞에
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용매는 간 곳 없고 새들만 바람을 부르고 있는 것을
몽리백이수지이(夢李白二首之二)-두보(杜甫;712-770)
游子久不至(유자구부지). ;떠도는 그대는 오랫동안 오지를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사흘 밤 동안 꿈속에 그대를 보고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돈독한 그대 우정 나는 그대 마음에서 보았소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가겠다고 말할 때는 늘 조급하고
苦道來不易(고도내부역).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고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그대 가는 길 강과 호수 풍파 심하니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문 나서며 그대는 흰머리를 긁적이니
若負平生志(야부평생지). ;평소의 처지와 다른 것 같소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이 친구만 영락하여 초췌하구나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누가 하늘의 법이 넓고 넓어 공정하다고 했나
將老身反累(장노신반누). ;그대 늙어가면서 도리어 죄를 얻는데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역사에 영원할 그대의 이름도
寂寞身后事(적막신후사). ;적막하구료, 죽은 후의 일인 것을
몽리백이수지일(夢李白二首之一)-두보(杜甫;712-770)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 ;죽어서 하는 이별이라면 울음소리도 삼키련만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살아서 하는 이별은 늘 마음 아파라
江南??地(강남장려지), ;그대 간 강남 장려병 많은 고장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쫓겨난 그대에겐 소식도 없네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나 얼마나 오랫동안 그대 생각했겠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평소의 살아 있는 그대의 혼백은 설마 아니겠지
路遠不可測(노원부가측). ;길이 멀어 알 수가 없도다.
魂來楓林靑(혼내풍림청), ;혼이 나를 찾아옴에 단풍나무 숲이 푸르고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혼이 돌아감에 관산변방도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낙월만옥량), ;지는 달빛 대들보에 가득한데
猶疑照顔色(유의조안색). ;이 달빛 그대의 얼굴도 비추어 주겠지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부디 교룡에게 잡아먹히지 마오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당대엔 더문 아름다운 사람 있어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스스로 말하길, 양가의 자식인데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집안이 망하여 초근목피에 생계를 의지한다고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이 높았음을 어찌 따지리오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가족의 골육도 거두지 못했거늘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세상만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촛불 같은 것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새 사람 들여와 옥같이 여긴다오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도 혼자는 잠 못 자는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남편은 새 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나의 울음은 듣지도 못 하는가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덩굴을 끌어다 띠풀집을 고치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꺽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채백동영국). ;잣을 땀에도 손에 가득 움켜쥐었소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씨가 차가워져 푸른 소매가 엷어 보여도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저물도록 대숲에 기대어 기다립니다
人生不相見(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時(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發各已蒼(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 : 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 :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 : 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齊魯靑未了(제노청미료). ;제나라와 초나라로 이어져 끝없이 푸르구나
造化鐘神秀(조화종신수), ;천지에 신령함 여기에 다 모이고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음지와 양지로 어둠과 밝음이 갈라지는구나
湯胸生層雲(탕흉생층운), ;가슴을 씻어내며 층계구름 솟아오르고
決□入歸鳥(決□입귀조), ;새들은 입 벌리고 둥지로 날아드는구나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뭇 산이 작음을 한눈에 굽어보리라
洛城一別四千里(낙성일별사천리) : 낙양을 한번 이별하고 사천리 떠나 있어
胡騎長驅五六年(호기장구오륙년) : 오랑캐 오래 싸워 오륙년이 다 되었소.
草木變衰行劍外(초목변쇠행검외) : 초목은 변하여 시드는데 나는 검각성 밖을 거닐어보고
兵戈阻絶老江邊(병과조절노강변) : 싸움으로 길이 막혀 강변에서 늙고 있소.
思家步月淸宵立(사가보월청소입) : 집 그리며 달빛 아래 거닐다가 우뚝 서기도하며
憶弟看雲白日眼(억제간운백일안) : 동생을 생각하며 구름 바라보며 한낮에도 잠들기도 하오
聞道河陰近乘勝(문도하음근승승) : 들으니, 하음 땅에서는 승전의 소식 가까이 들리니
司徒急爲破幽燕(사도급위파유연) : 사도는 오랑캐 땅 유연을 빨리 깨뜨려주오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 문 밖에서 어여쁜 궁녀들 자색 옷소매 드리우고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 양쪽에서 임금님 바라보며 조회 참여를 인도한다.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 봄바람이 일어 향불은 하늘하늘 어전에 가득하고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 꽃은 백관을 가리고, 맑은 햇빛 천천히 움직인다.
晝漏稀聞高閣報(주루희문고각보) : 낮 시간, 고각에서 알리는 시간을 듣기 어렵고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 천자의 얼굴에 이는 기쁨 가까운 신하들은 안다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성) : 궁중애서 나와 중서성으로 돌아갈 때
會送夔龍集鳳池(회송기용집봉지) : 함께 재상을 보내고 다시 중서성에 모인다.
聞道長安似奕?(문도장안사혁기) : 듣자니, 장안의 시국이 바둑판이라니
百年世事不勝悲(백년세사불승비) : 평생의 세상 일 슬픔 이기지 못하겠네.
王侯第宅皆新主(왕후제택개신주) : 왕후의 저택은 모두가 새 주인
文武衣冠異昔時(문무의관이석시) : 문무의 의관도 옛 날과는 다르다네.
直北關山金鼓震(직북관산금고진) : 바로 북쪽 관산은 징과 북이 진동한다.
征西車馬羽書馳(정서거마우서치) :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와 말들 그리고 격문은 치닫고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냉) : 가을 강은 차갑고 물고기도 조용하니
故國平居有所思(고국평거유소사) : 고국에 살던 그 때가 생각나네.
帶甲滿天地(대갑만천지) : 갑옷 입은 병사 천지에 가득한데
胡爲君遠行(호위군원행) : 어찌 그대는 먼 길을 떠나려하는가
鞍馬去孤城(안마거고성) : 말 타고 이 외로운 성을 떠나가는구나.
草木歲月晩(초목세월만) : 초목은 한 해가 늦어 시들고
關河霜雪淸(관하상설청) : 변방의 강에는 눈서리 내려 날은 차가워지리
別離已昨日(별리이작일) : 이별한 마음이 어제 같다는 시 구절에
因見古人情(인견고인정) : 새삼 옛 친구의 우정을 느낀다.
蓬萊古闕對南山(봉래고궐대남산) : 봉래산 높은 궁궐은 종남산과 마주보고
承露金莖宵漢間(승로금경소한간) :이슬 받는 통천대의 금 줄기대는 하늘 은하수에 닿았도다
西望瑤池降王母(서망요지강왕모) : 서쪽으로 요지를 바라보니 서왕모가 내려오고
東來紫氣滿函關(동래자기만함관) : 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다
雲移雉尾開宮扇(운이치미개궁선) : 구름이 꿩 꼬리 깃 부채로 옮겨지니 궁궐의 부채 열리고
日繞龍鱗識聖顔(일요용린식성안) : 햇빛이 용의 비늘을 둘러싸니 비로소 임금의 얼굴 보였다네
一臥滄江驚歲晩(일와창강경세만) : 푸른 강 자연에 살면서 한해가 저물어감에 놀라나니
幾回靑?點朝班(기회청쇄점조반) : 지난 날 조회 때에 청쇄문에서 몇 번이나 점호를 받았던가
千家山郭靜朝暉(천가산곽정조휘) : 산성의 일천 집들에 아침 햇살 고요한데
日日江樓坐翠微(일일강루좌취미) :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信宿漁人還汎汎(신숙어인환범범) : 이틀 밤을 지낸 어부 다시 배를 띄우고
淸秋燕子故飛飛(청추연자고비비) : 맑은 가을에 제비는 일부러 하늘을 난다
匡衡抗訴功名薄(광형항소공명박) : 광명처럼 간언을 올렸지만 공명은 낮았다
劉向傳經心事違(유향전경심사위) :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同學少年多不賤(동학소년다불천) :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五陵衣馬自輕肥(오릉의마자경비) :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夔府孤城落日斜(기부고성낙일사) : 기주의 외로운 성에는 저녁 해 기울고
每依北斗望京華(매의북두망경화) : 언제나 북두성 보며 서울을 그린다
聽猿實下三聲淚(청원실하삼성루) :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면 눈물이 떨어지고
奉使虛隨八月?(봉사허수팔월사) : 사신 수행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었다
畵省香爐違伏枕(화성향로위복침) : 상서성에 숙직할 일 몸이 아파 어긋나고
山樓粉堞隱悲?(산루분첩은비가) : 산의 누의 성가퀴에는 애달픈 피리소리이 은은하다
請看石上藤蘿月(청간석상등라월) : 보시오, 바위 위의 등라에 걸린 달이
已暎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 영주 섬 앞 갈대꽃을 비추고 있는 것을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나무 숲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 무산의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 변방의 바람과 구름 땅을 덮어 음산하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다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하는 마음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구나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 승상의 사당을 어디에서 찾을까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 섬돌에 비친 푸른 풀 절로 봄빛이요
隔葉黃?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 나뭇잎 사이의 꾀꼬리 무심히 즐겨 노래한다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 세 번이나 찾아 빈번히 천하의 일 논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로신심) : 두 대의 임금 섬겨 노신의 충성심 보여주셨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 군사를 내었으나 쳐부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 길이 후대의 영웅들 옷깃에 눈물 채우게 하네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 이슬은 오늘밤부터 얼어 희어지고
月是故?明(월시고향명) :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 생사를 물어볼 집마저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 편지를 부쳐도 오랫동안 가지 못하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 기상이 뛰어남은 참군 포조와 같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 위수 북쪽은 봄 하늘의 나무가 무성하고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 강동은 저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 봄이면 초목이 싹트고 자란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 봄비는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 가늘게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 들길과 하늘의 구름 모두 어두운데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 이른 아침 붉게 젖은 땅을 보니
素練風霜起(소련풍상기) : 흰 비단 위 바람과 서리 일어나는데
蒼鷹畵作殊(창응화작수) : 푸른 매 그림 정말 특이하다
?身思狡?(송신사교토) : 몸을 꼿꼿이 세우고 토끼를 노리는 듯
側目似愁胡(측목사수호) : 곁눈질 하는 양이 수심에 찬 오랑캐 같구나
??光堪摘(조선광감적) : 잠아 맨 끈은 번쩍이어 손에 집힐 듯하고
軒楹勢可呼(헌영세가호) : 그림 속 처마와 기둥에서 새를 불러낼 수도 있겠다
毛血灑平蕪(모혈쇄평무) : 털과 피를 평원에다 뿌려볼까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 대나무 깎은 듯 두 귀는 날카롭고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 바람이 날아들 듯 네 발굽 가겹다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 향하는 곳이 넓다할 수 없으니
眞堪託死生(진감탁사생) : 정말로 생사를 맡길 수 있다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 용맹스럽게 달림이 이와 같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 만 리라도 마음대로 달릴 수 있으리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이심상견) : 기왕의 저택에서 항상 만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 최구의 집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 이 좋은 강남의 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네
兩箇黃?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 푸른 버드나무 사이에 꾀꼬리 울고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 백로는 푸른 하늘 위를 줄지어 난다
?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 창 너머 서쪽 산봉우리엔 천년 묵은 눈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 문 밖에는 머나먼 동오로 떠날 배가 있다
遲日江山麗(지일강산여) : 나른한 봄날 강산은 화려하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로워라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 : 진흙땅 녹으니 제비 날아들고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 모랫벌 따뜻하니 원앙새 잠든다
鄭子壯行罷使臣(정자장행파사신) : 정선생 그대가 사신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떠나는데
囊無一物獻尊親(낭무일물헌존친) : 배낭에는 어버이에게 바칠 물건 하나 없다네
江山道遠羈離日(강산도원기이일) : 갈 길 멀어 아득한 강과 산, 떠나는 날에
?馬誰爲感激人(구마수위감격인) : 갓옷 입고 말 탄 이, 누군가 감격하는 이 있으리라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떠난 지 십년이 되었는데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참외 볼 때마다 고향 그리워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오늘 남쪽 호숫가에서 고사리를 캐는데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누가 날 위해 정과주를 찾아봐 주었으면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저번 고향 가니, 아는 사람 적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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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野望)-두보(杜甫;712-770)
들에서 바라보다-두보(杜甫;712-770)
西山白雪三城戍,(서산백설삼성수), 서산 흰 눈 덮인 곳, 삼성의 수자리
南浦淸江萬里橋.(남포청강만리교). 남포 맑은 강물에는 만리교 놓여있다
海內風塵諸弟隔,(해내풍진제제격), 온 나라 전쟁 중리라 형제들 떨어져
天涯涕淚一身遙.(천애체누일신요). 하늘 끝에서 눈물지며 이 한 몸 멀리있소
唯將遲暮供多病,(유장지모공다병), 오직 노년에 많은 병마저 생기니
未有涓埃答聖朝.(미유연애답성조). 나라에 한 방울의 물, 한 줌의 흙만큼도 갚지 못했네
跨馬出郊時極目,(과마출교시극목), 말 타고 교외로 나가 때때로 눈 치뜨고 바라보니
不堪人事日蕭條!(부감인사일소조)! 사람의 일 나날이 쓸쓸해짐을 견질 수가 없다
객지(客至)-두보(杜甫;712-770)
손님 오시다-두보(杜甫;712-770)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배개춘수), 집의 남북, 온 천지가 다 봄물인데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내). 날마다 떼 지어 날아오는 갈매기만 봅니다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꽃길은 지금껏 손님 오신다고 쓸어보지 않았고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사립문도 오늘 처음 열어둔다오
盤?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반찬은 시장이 멀어 맛있는 것 전혀 없고요
樽酒家貧只舊?.(준주가빈지구배). 독에 가득한 술도 막걸리지요
肯與?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그래도 이웃 노인과 같이 마시고 싶으시면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울타리 너머 불러오셔서 남은 술잔 다 비우시지요
승상-두보(杜甫;712-770)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승상의 사당, 어느 곳에서 찾아야 하나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게단에 환히 비치는 푸른 풀은 저로 봄빛이고
隔葉黃?空好音.(격섭황리공호음). 나뭇잎 건너 꾀꼬리, 공연히 고운 노랫소리로고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황제는 번거로이 세 번을 찾아 천하를 도모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노신심). 조정을 열고 섬긴 늙은 신하, 그의 마음 남아있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출사하여 이기지 못하고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누만금)! 길이 영웅들 눈물이 옷깃에 가득하게 한다
등악양루(登岳陽樓)-두보(杜甫;712-770)
악양루에 올라-두보(杜甫;712-770)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여야서회(旅夜書懷)-두보(杜甫;712-770)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두보(杜甫;712-770)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712-770)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두보(杜甫;712-770)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타향에 다시 떠돌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말 세우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하네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눈에 가까이 흐르는 눈물 막을 흙이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떠있다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바둑을 두면은 사안을 짝하고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오작 보이는 것은 숲 속에 꽃 지는 것이요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꾀꼬리 울음소리, 보내는 손이 듣는다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두보(杜甫;712-770)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두보(杜甫;712-770)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712-770)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두보(杜甫;712-770)
?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월야억사제(月夜憶舍弟)-두보(杜甫;712-770)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두보(杜甫;712-770)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수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이 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동생들 있으나 다 흩어지고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생사를 물을 집도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편지를 부쳐도 길이 멀어 닿기 못하거늘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712-770)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두보(杜甫;712-770)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春望(춘망)-杜甫(두보)
봄의 소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월야(月夜)-두보(杜甫;712-770)
달밤-두보(杜甫;712-770)
今夜?州月,(금야부주월),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濕,(향무운환습),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애왕손(哀王孫)-두보(杜甫;712-770)
왕손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머리 흰 새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소리쳐 운다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으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큰 집안의 고관들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아홉 마리 말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난다
腰下寶?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산호초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 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 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곤고하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한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 날을 가시덩굴에 숨어 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살이라곤 하나도 없다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다네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짐승 같은 도적은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촉나라 시골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은 천금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교차로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 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와
東來?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차로 엣 도읍에 가득하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엣 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선위하니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단우). 새 천자의 성덕은 북으로 남단우를 복종시켰네
花門?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 위해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삼가 입 조심하시오, 남의 저격 두려우니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슬프다! 왕손여 삼가 소홀히 하지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애강두(哀江頭)-두보(杜甫;712-770)
강가에서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 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
여인행(麗人行)-두보(杜甫;712-770)
미인들을 노래함-두보(杜甫;712-770)
三月三日天氣新,(삼월삼일천기신),삼월 삼짇날 날씨도 맑아
長安水邊多麗人.(장안수변다려인).장안 물가에는 미인도 많다
態濃意遠淑且眞,(태농의원숙차진),자태는 농염하고 뜻은 멀고 마음은 맑고 진실한데
肌理細?骨肉勻.(기리세니골육균).피부 결은 섬세하고 기름지며 뼈와 살이 적당하다
繡羅衣裳照暮春,(수나의상조모춘),수 놓은 비단 옷 저문 봄 빛 비치면
蹙金孔雀銀麒麟.(축금공작은기린).금시로 공작새를, 은실로 기린을 수놓았네
頭上何所有?(두상하소유)? 머리에는 무엇이 있는가
翠微?葉垂?唇.(취미합섭수빈진).비취색 머리 장식 귀밑까지 드리웠네
背后何所見?(배후하소견)? 등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珠壓腰?穩稱身.(주압요겁온칭신).진주 박힌 허리띠에 온몸이 어울린다
就中雲幕椒房親,(취중운막초방친),궁중 휘장 안 황후의 친척에 나아가면
賜名大國?與秦.(사명대국괵여진).대국 괵부인, 진부인의 명칭 내렸네
紫駝之峰出翠釜,(자타지봉출취부),자타지봉 팔진미 요리는 푸른 솥에서 나오고
水精之盤行素鱗.(수정지반항소린).수정 쟁반에는 흰 물고기 기어 다니네
犀箸??久未下,(서저염어구미하),무소 젓가락 음식에 물려 오래도록 내리지 못하고
鸞刀縷切空紛綸.(난도누절공분륜).부엌칼은 잘게 자르는 데에 공연히 바쁘다
黃門飛?不動塵,(황문비공부동진),태감은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황문에서 날듯이 달려가고
御廚絡繹送八珍.(어주락역송팔진).임금님 주방에선 끝없이 팔진미를 보내오네
簫鼓哀吟感鬼神,(소고애음감귀신),퉁소소리, 북소리 애달프게 울리면 귀신도 감동하고
賓從雜沓實要津.(빈종잡답실요진).손님이 많이 와도 실로 귀한 손님이라
后來鞍馬何逡巡,(후내안마하준순),황후가 타고 오는 말은 어찌 그리 느릿느릿
當軒下馬入錦茵.(당헌하마입금인).집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려 비단 요에 든다
楊花雪落覆白?,(양화설낙복백빈),버들꽃 눈같이 떨어져 흰 부평초에 덮이고
靑鳥飛去銜紅巾.(청조비거함홍건).소식 전하는 푸른 새, 붉은 수건 물고 날아간다
炙手可熱勢絶倫,(자수가열세절륜),자수가열 권세가 대단하니
愼莫近前丞相嗔!(신막근전승상진)!조심하여 가까이 말라, 승상께서 화내실라
병거항(兵車行)-두보(杜甫;712-770)
병거의 노래-두보(杜甫;712-770)
車??,(거린린),수레소리 덜덜거리고
馬蕭蕭,(마소소),말 우는 소리 쓸쓸하구나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道哭,(견의돈족란도곡),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곡성직상간운소)!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頭,(거시리정여과두),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리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 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君不聞,(군부문),그대는 듣지 못 했던가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한나라 산동 이백 주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종유건부파서리),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피구부리견여계).쫓겨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상관이 혹 물어봐도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또 금년 같은 겨울에는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세금이 어디서 나오?는가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생녀유득가비린),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靑海頭,(청해두),청해 바닷가에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옛날부터 백골을 거두거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新鬼煩?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천음우습성추추)!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를
관공손대낭제자무검기항병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幷序)-두보(杜甫;712-770)
공손대낭의 제자가 검기무 추는 것을 보고-두보(杜甫;712-770)
昔有佳人公孫氏(석유가인공손씨),옛날 가인이 있었는데 공손씨라네
一舞劍器動四方(일무검기동사방).검기 춤 한번 추면 사방이 동요하네
觀者如山色沮喪(관자여산색저상),산처럼 모여든 구경꾼 얼굴색을 잃고
天地爲之久低?(천지위지구저앙).천지는 이 때문에 오랫동안 오르내리네
?如?射九日落(곽여예사구일낙),번쩍이기는 예가 한번 쏘아 아홉 해를 떨어뜨리듯
矯如群帝?龍翔(교여군제참룡상).되돌려 바로잡기는 뭇 신선이 말을 타고 날아가듯 하네
來如雷霆收震怒(내여뇌정수진노),돌아옴은 우뢰와 천등이 진노를 거두는 듯
罷如江海凝淸光(파여강해응청광).마침은 강과 바다에 밝은 빛이 모이듯 하네
絳唇珠袖兩寂寞(강진주수량적막),붉은 입술 구슬 소매 모두가 적막하고
晩有弟子傳芬芳(만유제자전분방).늦게 둔 제자가 춤의 향기를 전하네
臨潁美人在白帝(임영미인재백제),임영 미인은 백재에 있어
妙舞此曲神揚揚(묘무차곡신양양).묘한 춤, 이 곡조에 신명이 절로난다
與余問答旣有以(여여문답기유이),나와 함께 문답함은 까닭이 있어
感時撫事增?傷(감시무사증완상).시와 일에 느껴 일찍이 아픔만 더하네
先帝侍女八千人(선제시녀팔천인),현종 시녀 팔천 인 중
公孫劍器初第一(공손검기초제일).공손 검기 춤이 제일이네
五十年間似反掌(오십년간사반장),십오 년 세월이 여반장이라
風塵?洞昏王室(풍진홍동혼왕실).전쟁은 심해져 왕실이 혼미하네
梨園子弟散如煙(리원자제산여연),이원의 자제들 연기처럼 흩어지고
女樂餘姿映寒日(녀낙여자영한일).여자 약사들의 남은 자태 차가운 햇살에 비치네
金粟堆前木已拱(금속퇴전목이공),금속산 무덤 앞엔 나무가 이미 크게 자라고
瞿塘石城草蕭瑟(구당석성초소슬).구당 돌 성엔 풀들만 쓸쓸하네
玳筵急管曲復終(대연급관곡복종),좋은 잔치 빠른 피리 악곡은 다시 끝나고
樂極哀來月東出(낙극애내월동출).즐거움 다하니 슬픔이 오고 동쪽에서 달 떠오네
老夫不知其所往(노부부지기소왕),늙은 사내 갈 바를 모르는데
足繭荒山轉愁疾(족견황산전수질).거친 산, 발에는 굳은 살 생기고 수심과 질병만 생긴다
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712-770)
오래된 잣나무의 노래-두보(杜甫;712-770)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공명의 묘 앞 늙은 소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가지는 청동구리 같고 뿌리는 돌 같이 여물다
雙皮溜雨四十圍(쌍피류우사십위), 껍질에는 빗방울이 흐르고 둘레는 마흔 아홉 아름
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짙푸른 잎들은 하늘로 이천 척이네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임금과 신하 이미 함께 모여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나무도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구름은 내려와 그 기운 긴 무협에 이어있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달은 떠올라 그 한기가 흰 설산에 통해있네
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길은 금정을 돌아 동으로 향하고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선주와 무후가 함께 궁궐에 갇히셨네
崔嵬枝干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높은 가지는 들판에서 늙어가고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그윽한 단청집은 창문마저 쓸쓸하네
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굳게 서려앉아 비록 땅을 얻었으나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푸른 하늘에 홀로 높아 바람도 심하리라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이로부터 부지함은 신의 힘이요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바르고 곧은 원인은 조화옹의 공덕이네
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큰집이 무너질 것 같으면 동량이 필요한데
萬年回首丘山重(만년회수구산중). 만년 후에 고개 돌려보아 그 산의 무거움을 보리
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문장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세상은 이미 놀라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베어짐도 잘리어짐도 거절하지 않지만
苦心豈免容?蟻(고심개면용루의)? 고심하여 어찌 개미의 무너뜨림 면할 것인가
香葉終經宿鸞鳳(향섭종경숙난봉). 향기로운 잎에는 끝내 난새와 봉황새가 자고 갈 것이네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지사들과 은사들은 원망하거나 탄식하지 마시라
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고래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오
기한간의(寄韓諫議)-두보(杜甫;712-770)
한간의에게 부치다-두보(杜甫;712-770)
今我不樂思岳陽(금아부낙사악양), 악양의 그대를 생각하니 내 마음 즐겁지 않아
身欲奮飛病在床(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으로 누워있노라
美人娟娟隔秋水(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당신은 물 건너 있으면서
濯足洞庭望八荒(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을 씻고 먼 곳 팔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저리도 밝고
靑楓葉赤天雨霜(청풍섭적천우상). 푸른 단풍 붉게 물들고 하늘엔 비와 서리 내리네
玉京群帝集北斗(옥경군제집배두), 옥경의 여러 왕들 북두성을 받들어 모여들고
或騎麒麟?鳳凰(혹기기린예봉황). 혹자는 기린 타고, 혹자는 봉황수레 탔네
芙蓉旌旗煙霧落(부용정기연무낙), 부용깃발 안개 속에 내리고
影動倒景搖瀟湘(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는 거꾸로 움직여 소상강물 흔든다
星宮之君醉瓊漿(성궁지군취경장), 성관의 왕들은 옥장에 취하고
羽人稀少不在旁(우인희소부재방). 신선은 더물어 곁에 있지 아니 하네
似聞昨者赤松子(사문작자적송자), 어제 얼핏 들은 것이 선인 벅송자가
恐是漢代韓張良(공시한대한장량). 곧 한시대의 한의 장량일지 모른다네
昔隨劉氏定長安(석수류씨정장안), 옛적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하고
?幄未改神慘傷(유악미개신참상). 군대의 장막 안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아 마음이 상하고
國家成敗吾豈敢(국가성패오개감), 국가의 성패를 내가 감히 어쩌랴
色難腥腐餐楓香(색난성부찬풍향). 비린 것과 썩은 것이 싫다면 단풍나무 향기를 반찬하고
周南留滯古所惜(주남류체고소석), 주남에 머무름은 옛날부터 애석한 일이었네
南極老人應壽昌(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 응당히 오래살고 번창하리
美人胡爲隔秋水(미인호위격추수), 미인은 어찌하여 가을 물을 건너 있나
焉得置之貢玉堂(언득치지공옥당)? 어찌 그대를 붙잡아 옥당에 드릴까
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將軍)-두보(杜甫;712-770)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그리며-두보(杜甫;712-770)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장군은 위나라 무재의 자손인데
于今爲庶爲靑門(우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한미한 집안이 되었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이미 다지나갔지만
文采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문체와 풍류는 아직도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 글씨를 배우기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왕 우군을 넘지 못한 것이 한이되었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르고
富貴于我如浮雲(부귀우아여부운).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했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의 날에는 항상 불리어가
承恩數上南熏殿(승은삭상남훈전). 임금의 은혜를 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다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공신들의 얼굴이 낡았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장군이 한번 붓질하니 얼굴이 생동했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률한 재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대우전이네
褒公鄂公毛發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은 일어나고
英姿颯爽猶?戰(영자삽상유감전). 영민한 자태와 힘찬 모습은 오히려 전쟁을 즐기는 듯
先帝天馬玉花?(선제천마옥화총), 현종 황제가 타시던 천마와 혹화총을
?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이 산 같이 많아도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下(시일견내적지하), 이 날에 끌어내려 붉은 섬돌 위 뜰에 놓으니
逈立?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창합에 서니 긴 바람 일어난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펼치니
意匠慘淡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숙히 그림을 구상하시네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이 잠깐 사이에 궁궐에서 참 용이 나타나니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만고의 평범한 말 한번에 씻어 없애네
玉花?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혹화 총 한 마리 도리어 어탑 위에 있어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뜰 앞의 어탑위에 옥화총과 서로 마주 대하였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임금은 미소를 머금고 금을 주라 재촉하고
?人太?皆??(어인태부개추창). 어인과 태복은 모두 실망하고있네
弟子韓干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이 일찍부터 배웠으나
亦能?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말은 그려도 끝내 조금도 닮지 못하고
干惟?肉不?骨(간유화육부화골), 말의 살을 그려도 벼는 못 그리네
忍使??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그림의 명마인 화류들이 기가 다 죽어있네
將軍?善蓋有神(장군화선개유신), 장군은 그림도 좋고 정신이 살아있너
偶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우연히 만난 명사들도 실물처럼 그렸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전쟁중인 요즈음은 떠돌면서
屢貌尋常行路人(누모심상항노인). 보통의 길가는 사람들을 자주 사생하네
?窮反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지극히 가난한데다가 사람들이 백안시하여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엔 조공처럼 가난한 사람 아직 없다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나니, 옛날부터 천하에 이름 이룬 사람
終日坎?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죽도록 불우함이 그 몸을 얽매는 것을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韋諷錄事宅觀曹將軍?馬圖)-두보(杜甫;712-770)
위풍녹사댁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712-770)
國初以來?鞍馬(국초이내화안마), 국초이래로 말 그림 그림에는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삭강도왕). 신묘하여 다만 강도왕을 꼽는다네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장군 이름 얻은지 삼십 년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인간세상 또 진짜 승황을 보겠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일찍이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더니
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용지에 날마다 벽력이 날았다네
內府殷紅瑪瑙?(내부은홍마노완), 내고의 은나라 빨간 마노주발을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삭). 접여는 조서를 전하고 재인은 찾네
?賜將軍拜舞歸(완사장군배무귀), 주발을 하사받은 장군은 절하고 춤추며 돌아가고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가벼운 비단옷과 가느다란 비단옷 서로 나는 듯 따르네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권문귀족들도 그의 그림 얻고서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병장에 광채남을 비로소 알게되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엣날 황제의 말인 권모왜
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근래의 곽가의 말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지금의 새 그림에 그 두 마리 말을 그렸으니
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아는 사람들을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네
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이들이 모두 기마전에 하나가 만을 당해내는 것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넓은 흰 비단에 바람과 모래를 일으키네
其余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나
逈若寒空雜煙雪(형야한공잡연설). 저 멀리 찬 하늘에 안개 눈발 흩날리네
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서리에 발굽은 긴 추자나무 길을 달리니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마관들, 시관들이 삼엄하게 늘어섰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아홉 마리 말들 신마와 재주를 다투는 것이 가련해도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돌아보니 눈빛은 맑고 높으며, 기상은 깊고 온화하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묻건대, 고심하며 말을 사랑하는 자는 누구인가
后有韋諷前支盾(후유위풍전지순). 오늘에는 위풍이요, 옛날에는 지순이라네
憶昔巡幸新?宮(억석순행신풍궁), 그 옛날 신풍군을 순행하던 일 생각하면
翠花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황제의 푸른 깃발 하늘로 떨치며 동으로 향하여 오셨네
騰?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뛰고 달리는 말들은 삼만 필이었네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모두가 이 그림과 근골이 같구나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보물을 받친 뒤 하종을 조회하니
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다시는 강에서 교룡을 쏘는 사람 없었으니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金粟堆前松柏里(금속퇴전송백리). 금속 땅 송백나무 마을 무덤 앞에
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용매는 간 곳 없고 새들만 바람을 부르고 있는 것을
몽리백이수지이(夢李白二首之二)-두보(杜甫;712-770)
雲終日行(부운종일항), ;뜬구름 종일토록 흘러가고
游子久不至(유자구부지). ;떠도는 그대는 오랫동안 오지를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사흘 밤 동안 꿈속에 그대를 보고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돈독한 그대 우정 나는 그대 마음에서 보았소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가겠다고 말할 때는 늘 조급하고
苦道來不易(고도내부역).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고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그대 가는 길 강과 호수 풍파 심하니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배 뒤집힐까 걱정이 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문 나서며 그대는 흰머리를 긁적이니
若負平生志(야부평생지). ;평소의 처지와 다른 것 같소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서울에는 벼슬아치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이 친구만 영락하여 초췌하구나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누가 하늘의 법이 넓고 넓어 공정하다고 했나
將老身反累(장노신반누). ;그대 늙어가면서 도리어 죄를 얻는데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역사에 영원할 그대의 이름도
寂寞身后事(적막신후사). ;적막하구료, 죽은 후의 일인 것을
몽리백이수지일(夢李白二首之一)-두보(杜甫;712-770)
이백을 꿈에 보고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 ;죽어서 하는 이별이라면 울음소리도 삼키련만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살아서 하는 이별은 늘 마음 아파라
江南??地(강남장려지), ;그대 간 강남 장려병 많은 고장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쫓겨난 그대에겐 소식도 없네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그대 내 꿈에 나타났으니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나 얼마나 오랫동안 그대 생각했겠는가
君今在羅網(군금재나망), ;그대는 지금 잡혀 있으니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어떻게 날개라도 가졌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평소의 살아 있는 그대의 혼백은 설마 아니겠지
路遠不可測(노원부가측). ;길이 멀어 알 수가 없도다.
魂來楓林靑(혼내풍림청), ;혼이 나를 찾아옴에 단풍나무 숲이 푸르고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혼이 돌아감에 관산변방도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낙월만옥량), ;지는 달빛 대들보에 가득한데
猶疑照顔色(유의조안색). ;이 달빛 그대의 얼굴도 비추어 주겠지
水深波浪闊(수심파낭활), ;물은 깊고 물결은 광활하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부디 교룡에게 잡아먹히지 마오
가인(佳人)-두보(杜甫;712-770)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당대엔 더문 아름다운 사람 있어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빈 산골에 혼자 산다오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스스로 말하길, 양가의 자식인데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집안이 망하여 초근목피에 생계를 의지한다고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관중에 난리가 나서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자매 다 죽었다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이 높았음을 어찌 따지리오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가족의 골육도 거두지 못했거늘
世情惡衰歇(세정악쇠헐), ;세상인심은 몰락은 싫어하고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세상만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촛불 같은 것
夫?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은 경박하여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새 사람 들여와 옥같이 여긴다오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꽃도 오히려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도 혼자는 잠 못 자는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남편은 새 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나의 울음은 듣지도 못 하는가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 있는 샘물은 맑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면 흐려진다오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몸종은 구슬 팔아 돌아와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덩굴을 끌어다 띠풀집을 고치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꺽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채백동영국). ;잣을 땀에도 손에 가득 움켜쥐었소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씨가 차가워져 푸른 소매가 엷어 보여도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저물도록 대숲에 기대어 기다립니다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두보(杜甫;712-770)
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時(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發各已蒼(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 : 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 :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십상역부취) : 잔을 마셔도 취하 않으니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 : 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망악(望岳)-두보(杜甫;712-770)
대종산을 바라보며
岱宗夫如何(대종부여하), ;대종산은 어떠한가
齊魯靑未了(제노청미료). ;제나라와 초나라로 이어져 끝없이 푸르구나
造化鐘神秀(조화종신수), ;천지에 신령함 여기에 다 모이고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음지와 양지로 어둠과 밝음이 갈라지는구나
湯胸生層雲(탕흉생층운), ;가슴을 씻어내며 층계구름 솟아오르고
決□入歸鳥(決□입귀조), ;새들은 입 벌리고 둥지로 날아드는구나
會當凌絶頂(회당능절정), ;언젠가 꼭 정상에 올라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뭇 산이 작음을 한
恨 別 (한별) ~이별이 한스러워
洛城一別四千里 / 낙성일별사천리 (낙양성을 떠나 사 천리 밖)
胡騎長驅五六年 / 호기장구오육년 (오랑캐 말 몰아 싸운 지 오륙년)
草木變衰行劒外 / 초목변쇠행검외 (초목이 시들 때 검각성 밖을 다니며)
兵戈阻絶老江邊 / 병과조절노강변 (싸움으로 길 막혀 강변에서 늙고 있네.)
思家步月淸宵立 / 사가보월청초립 (집 생각에 달빛에 거닐며 서있기도 하고)
憶弟看雲白日眠 / 억제간운백일면 (아우가 그리워 구름을 보며 대낮에 졸기도 하네.)
聞道河陽近乘勝 / 문도하양근승승 (듣자하니 요즈음엔 하양에서 이긴다던데)
司徒急爲破幽燕 / 사도위급파유연 (사도는 하루 속히 유연에서 오랑캐를 물리쳐다오.)
첫 째聯은 낙양성에서 멀리 떠나와 오랑캐와 5~6년 싸웠는데, 전쟁으로 길이 막혀 강변에서 늙음을 한스러워 하며,
둘째 聯은 밤에 고향이 그리워 밝은 달을 보며 서성이다가, 두고 온 아우를 그리다가 대낮에 졸기도 하는 처지를,
셋째 聯 은 소식을 들으니 요즘은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는데, 하루 빨리 유연에서 오랑캐들을 물리쳐 달라고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