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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살려 낸다는 병원에서도 우리를 거부한다. 이익에 비해 환자에게 손이 너무 많이 가기 때문이다. 루게릭을 홍보하는 것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갖는 마지막 직업이다. 사회는 나를 포기해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고통은 우리 가족이 받는 고통보다 작다. 나 하나로 인해 가족은 삶이라는 단어를 잃어버리고 산 지 오래다. 장마가 이제 지나갔나 보다. 햇볕이 무서우리만큼 내리쬔다.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않는 이것이 무엇인지 분명 아는데 해결할 수 없는 나의 무기력 앞에 오늘도 난 가슴을 친다. 그러나 여기서 절망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겠다. |
그런 그가 어느 날 '행복의 조건'이라는 시를 썼고, 박승일의 사연에 감동받은 드렁큰 타이거가 그 시를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그 가사는 이렇습니다.
행복의 조건 by 박승일
우리는 남과 항상 비교하며 행복과 나는 별개인 것처럼 살며 불만은 늘 꼬리처럼 따라 다녀 뭐 하나 제대로 된 만족 없는 삶이란 틀 어찌하겠나 이것이 다 살아가는 모든 이의 인생인 것을 Yeah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행복의 조건 |
운전자에겐 탁 트인 도로가 행복 백수에겐 백수 탈출이 행복의 조건 직장인은 승진이, 상인은 대박이 엄마에겐 자식 잘됨이 행복의 조건 싱글은 사랑과 밍글하는 가슴속 팅글거리는 (Love Love Love...) <중략> 말하고 싶으나 절대 말할 수 없고 먹고 싶은 음식 먹을 수 없고 걷고 싶으나 절대 걸을 수 없어. 뛰고 싶으나 난 뛰어갈 수 없어. 말하고 싶으나 난 말할 수 없고 먹고 싶은 음식 난 먹을 수 없어. 걷고 싶으나 난 걸을 수 없어. 뛰고 싶으나 난 뛰어갈 수 없어, Yeah 날아갈 수 있어, Yeah 내 맘속에 아주 자유로이
||: 움직일 수 없지마는 보일 수 있음에 만날 수 없지만 들을 수 있음에 만질 수 없지마는 느낄 수 있음에 말할 수 없지마는 생각할 수 있음에 :||
내가 잃은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 행복한 사람. 내가 잃은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 행복한 사람 Yeah 행복은 날 찾아 감싸 안아 Yeah |
이 가사를 잘 음미해 보십시오. 사람들은 늘 불만이 있다는 겁니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거죠.
상인들은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하고, 부모님은 자식이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면 하고, 중학생들은 명문 고등학교에, 고등학생들은 명문 대학교에 들어갔으면 하고, 대학생들은 취직을 했으면 하고, 직장인은 승진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안 될 때 우리는 좌절하고 절망하고 원망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나는 불행하다'고 말하지요.
그런데 루게릭 병에 걸려서 누워 있는 박승일이 볼 때는 그렇게 불행하다고 말하는 당신이야말로 행복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박승일이 보기에 나는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못 먹고, 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못 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못 만나고,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못 하는데, 당신은 내가 못하고 있는 것을 다 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느낄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여러분들이 박승일이 보기에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네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세잎 클로버를 무참히 밟고 있지는 않나요?
컵에 물이 반 잔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컵에 물이 반 밖에 없잖아" 짜증을 내면서 말합니다. 어떤 이는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아 있네" 감사를 표현합니다.
네잎 클로버의 꽃말이 무엇입니까? 행운이지요.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행복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네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서 세잎 클로버를 무참히 밟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행운을 찾기 위해서 일상의 행복을 무시하면서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생각해 볼까요?
아침에 눈을 뜨면 여러분을 기다리는 교실이라는 따뜻한 공간이 있고, 선생님들께서 여러분을 맞이해 주지요. 내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맛있는 점심 급식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가 고플 때 맛있게 식사를 했을 때의 그 기쁨.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한판 하고 땀 흘린 뒤 냉수 한 잔 마셨을 때의 행복. 수업 때 친구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뭔가를 알아 가는 기쁨. 종례를 받을 때의 기쁨. 집에 가면서 푸르른 산과 하늘을 보는 기쁨.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려서 읽는 기쁨. 잠이 올 때 잠을 잘 수 있는 기쁨. 그 일상이 곧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누군가가 교육, 정치, 경제, 언론, 사회, 공학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인간의 행복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누군가가 왜 교사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행복 때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나의 행복을 넘어서서 내 가족과 이웃과 사회 전체 구성원의 행복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 이 세대를 이끌어가는 참된 리더가 될 수 있겠지요. 저는 그런 미래의 리더들이 여러분이라고 확신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부여한 특별한 선물이 바로 오늘 하루입니다. 과거의 상처와 미래에 대한 염려와 불안으로 귀중한 오늘 하루를 망치지 마십시오. 오늘을 즐기십시오, 오늘의 행복을 누리십시오.
여러분이 대충 보낸 오늘 하루는 병상에 누워 있는 박승일이 그토록 갈망하던 하루였음을 기억하십시오 !!
김성천 : 좋은교사운동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상근하고 있다. 동시에 사교육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즈음에는 외고 관련 통계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skc22@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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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타까운 일 입니다. 박선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