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짧아진 가을이 후다닥 지나가는 게 아쉬워 가을을 느끼러 참 많은 곳을 다녔지요. 그 중에서도 중/고/대 동기와의 양평 회동이 가장 기억에 남고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양평에서 모이기로 결정되고 나서, 그쪽은 처음이기도 하고, 모임 시간이 오후고 다음날 아침 먹고 헤어지는 일정이라, 이왕 장거리 가는 만큼, 오가는 길에 동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몇 곳을 돌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문광저수지, 곡교천 은행나무길과 현충사, 화담숲, 신륵사, 용문사, 두물머리, 세미원을 후보지에 올렸습니다. 문광저수지와 신륵사 외에는 모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화담숲은 입장권이 매진된 지 오래기에 제외하고, 곡교천은 너무 돌아가야 하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세미원은 여름에 특히 좋다하니 계절에 맞게 후일 찾기로 했습니다. 식당도 방문지 근처의 맛집을 두 곳씩 정해서 이동경로를 확인하여 방문 장소 간 이동거리, 소요시간까지 확인하였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거나, 너무 좋아 계획보다 오래 머물 것에 대비해 시간계획과 이동 경로를 교차로 짜 두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참 잘 짜인 일정이었습니다.
일정표를 두 번 세 번 보며 기대감과 만족감을 함께 느끼던 중 문득, 회사생활 때 업무 수행에 있어 이렇게 철저히 준비하고 비상계획까지 수립하는 열정을 불태웠다면 인정도 더 받고 승진도 빨랐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며 실소를 머금었습니다. 친구들이 퇴직에 대비하여 자격증 시험 준비하며, “고3 때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면 서울대 할아비에도 들어갔겠다.”하여 함께 웃었던 기억도 중첩되어 더욱 웃음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지난 22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니 주어진 일은 제대로 했으나 일을 찾아서 하지는 않았고, 열정이 충만하지도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직장생활을 무난하게는 했지만, 일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지는 못했다는, 때늦은 후회 같은 것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일에, 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니 그만으로도 충분한 거지요.
지난 주말, 아직도 현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엄청난 참사를 경험했습니다. 그를 통해 여러 가지 상황의 변화, 여야의 대응을 보면서, ‘얘-마음속으론 이XX들-들은 뭔가, 참으로 실망감이, 좌절감이 엄습했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대형 참사가 여러 번 있었지만, 복기해 보면, 결과론적으로 정부건, 국회의원이건 책임을 방기했습니다. 그러고선 서로의 잘, 잘못을 따집니다. 잘 잘못은 가려야지만, 철저한 자기반성이 따르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고 처절하게 자신을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을 때, 안온함을 주는 자연은 축복입니다, 모든 걸 잊게 해 줍니다. 고마울 따름입니다. 자연에 몸담는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이유입니다,
팔공산 단풍, 아직 기회가 많습니다.
팔공산, 은행나무 단풍은 절정, 단풍나무는 아직 반 정도 단풍이 든 정도.('22년 11월 2일)
오늘은 일 없는 날, 노는 일로 채우는 날이다. 계획대로 어머니와 팔공산 나들이에 나섰다. 인터넷에서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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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수목원 국화축제도 마찬가지...
대구수목원, 단풍도 곱고, 국향이 번지고 있다.('22년 11월 3일)
어제 4시간 반 드라이브에 피곤해 하셨던 어머니, 아침 밥 드시고 나더니 대구수목원 산책 제안에 바로,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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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못 느낄 뿐...
송정육교 옆길에서 은행나무 단풍을, 낙동강체육공원에서 플라타너스 단풍을 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꼈다.('22년 10월 31일)
10월 넘어가면서 시간 여유가 많다. 그래서 장거리 여행계획도 세우지만, 짧디 짧은 가을이 아쉬워 짬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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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보는 게 아닙니다. 느끼는 겁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의 가을 풍경, 토석담과 목화밭을 중심으로('22년 11월 1일)
오후 세 시 본가 도착. 어머니께서 막 산책을 나가시려 하는 중이었다. 바로 나들이 가자 말씀드리니 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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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는 길, 내 정원 같은, 다른 이들이 잘 안가는 가을의 정원
송정육교 옆길에서 은행나무 단풍을, 낙동강체육공원에서 플라타너스 단풍을 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꼈다.('22년 10월 31일)
10월 넘어가면서 시간 여유가 많다. 그래서 장거리 여행계획도 세우지만, 짧디 짧은 가을이 아쉬워 짬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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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즐거움(모셔온 글)=======
문 닫아 걸고 마음에 맞는 책 뒤적이기,
문 열어 마음에 맞는 벗 맞이하기,
문을 나서 마음에 맞는 경치 찾아가기,
이것이 인간의 세 가지 즐거움이다.
-----신흠의 야언(野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