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876) - 조선통신사 옛길 부산~서울 걷기 기행록(2)
- 전략 요충지 동래를 출발하여 신흥도시 양산에 이르다(동래동헌 - 양산 중앙동 22km)
9월 28일(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 승용차를 이용하여 오송역으로 향하였다. 오송역까지는 약 30분 거리, 7시 52분 발 부산행 KTX에 올라 9시 40분 경 부산역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먼저 도착한 선상규 회장과 고양문 교수가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다.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동래역에서 내려 10여분 걸어 동래동헌에 이르니 부산에 거주하는 박해용 선생이 손을 흔들며 일행을 맞는다. 동헌정문에 세운 안내판의 설명, 동래부 동헌은 부산시 기념물 제60호로 일본과 최접경지로서 한반도 제일의 관방이자 전략적요충지로 중시되어 조선태조 때부터 진을 두고 명종 12년(1557년)에 도호부로 승격된 군사적 요충지로서 조선시대 관방역사와 문화를 함축하고 있는 역사적 장소이다.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 마침 이곳을 찾은 중년여성이 흔쾌히 샤터를 누른다. 10시 45분에 동헌을 출발하여 금정구청방향으로 향하였다. 5개월 전 서울~부산 걷기 마지막코스의 역방향으로 한 시간여 걸으니 금정구청 주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적당한 식당을 찾아 점심부터 들기로. 메뉴는 갈비탕, 아침 일찍 집을 나선 터라 밥맛이 좋다.
12시 40분에 오후 걷기 시작, 금정구청과 경찰서 지나 한 시간여 걸으니 범어사 입구에 이른다. 범어사는 역사와 전통이 서린 큰 사찰, 입구에 있는 금정중학교 정문을 지나노라니 품격이 느껴지는 비석들이 눈길을 끈다. 교문에 들어서 살피니 범어사 학생 3.1운동 유공비를 비롯하여 4.19 충혼비 등 근대사의 귀한 발자취가 잘 보존되어 있다.
좀 더 걸으니 부산지하철 1호선 기점이자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는 노포동에 이른다. 출발지에서 10km지점, 잠시 휴식 후 산언덕 길로 접어드니 한참 걸어 사배고개에 이른다. 언덕마루가 부산과 양산의 경계지점, 고개 넘어 부산~양산을 잇는 큰길로 나오니 도로확장공사가 한창이다. 공사길이 위험하여 걷기는 무리, 4km 내외를 버스로 이동하여 양산시 다방동에서 내려 잠시 걸으니 양산시 도로원표지점에 이른다. 서울 420여km, 평양 615km, 신의주 781km라 적혀 있네. 아, 북쪽까지 내리 걸을 수 있는 날 기다려지네.
조용한 동네길 걸어 이른 곳은 중앙동행정복지센터, 오후 3시 50분에 옛 양산 동헌이 있던 자리에서 첫날 걷기를 종료하였다. 걸은 거리는 버스이동 5km 포함하여 22km. 근처의 모텔에 일찍 여장을 풀고 일과 끝, 흐린 날씨에 선선하여 걷기 좋았다. 내일은 비 예보가 있는데 우선은 푹 쉬자.
동래 동헌 출발하며 새긴 덕담 한 마디, 여행이 즐거우려면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첫째 짐이 가벼워야 한다.
둘째 동행자가 좋아야 한다.
셋째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한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네.
* 오늘부터 조선통신사 옛길 부산~서울 장도에 오른다는 소식을 접한 여러 분들이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 중 한두 개를 소개한다.
체육진흥회 이사, 새로운 길을 다시 시작하는군요. 무사히 완보하기를 기원합니다.
일본걷기에서 만난 재일동포, 지난봄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서울~부산 무사히 완주하는 모습을 전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시 귀로에 오르신다니 존경스럽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걸으시고 다음에는 일본까지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