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만 먹을 수 있다. 그들은 자기를 주어 배고픈 생명을 살린다. 살아있는 것은 먹을 수 없다. 눈을 번연히 뜨고 살아 꿈틀거리는 것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자기가 죽어야 한다. 제단에 올려놓아야 한다. 자기를 바치지 않으면 아직 제물이 될 수가 없다. 시체가 되어 먹히지 않으면 생명이 될 수가 없다. 죽어야 열매가 되고 죽어야 생명이 된다. 거기에 안식이 있다. 쉴 곳을 찾아간다. 어디에서 죽어야 하는가? 역사가 일어난 곳은 모두 죽음이 있다. 꽃을 피운 곳은 씨앗의 죽음이고 열매가 맺힌 곳은 꽃의 죽음이다. 그래서 나는 죽음의 찬미를 부른다. 날마다 죽어야 날마다 살아난다. 다시 살아나는 신비. 나는 그 안에서 살아간다. 아무런 집착이 없을 때, 자유를 얻게 된다. 애착을 집어 던질 때, 하늘을 날게 된다. 그 경지를 아는가? 그 차원을 사는가? 산 것은 먹을 수 없다. 먹어야 생명이 산다. 죽음이 생명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