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사부일체를 봤는가. 소위 강남 8학군에서 고딩을 나온 자라면 누구나 이 영화에 나오는 상춘고의 원래 모델이 어느학교인지 알것이다. 글타 상문고다.
나는 정통 상문고 학생이다. 여기서 정통이란 단어가 왜 붙냐면 소위 애기들이 데모해서 결국 상문고의 지존 상춘식교장이 감방가고 나라에서 선임한 교장이 들어온 이후의 상문고는 진정한 상문고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춘식교장은 내가 군대있을때 잡혀갔다. 몇회졸업생이냐고 묻지마라, 나이뽀록나니깐.. 왜 반말로 쓰냐고 묻지마라.. 알고보믄 나이 존나만타 나.. 참고로 오랜만에 만나뵙는 우리 어머니 친구분들은 나 보실때마다 미국서 박사하고 있냐고 물어보신다.. 쉬블 쥐약먹고 죽을까.. 참, 단어의 선택이 좀 저질이고 폭력적이라도 이해해라.. 못배워서 그렇다.
아무튼..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문고를 졸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군대를 면제시켜주던가 최소한 현역을 방위로, 18방을 6방으로 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다녀바라.. 남들은 보통 군대가서 "이런고생 난생처름이야~"라고 하지만 난 고딩때 이미했다.
상문고는 우두머리인 교장 상춘식을 비롯하여 안방마님인 여왕마마 문영자 여사 (이들 부부의 이름앞 성을 한자씩 따봐라.. 그게 우리 학교이름이다.) 그리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의 충실한 신하들(선상님)을 빼고는 그 진정한 전설의 힘을 느끼기 힘들다. 일일히 열거하면 나 내일 시험못보니깐 학교 분위기도 느낄겸 대략적인 윤곽도 잡을겸 한가지만 살짝 말해주겠다.. 전국 학교별로 선생들끼리 패싸움시키면 분명히 우리학교가 1등한다.. 설혹 선생들이 집단 이질에걸려 겔겔거려도 최고 5등안에는 든다. 이건 모든 상문인이 공감하는 것일거다.
나는 서초중학교를 졸업했다. 남녀공학인데다가 3년내내 짝이 여자다. 그것도 모질라 한반에 여자가 한 3-4명씩 남아서 여자끼리 짝했다. 부럽지? 근데 국민학교 6년보내고 바로 중딩도 이래버리면 여자의 존재가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나도 그래서 여자한테 별로 관심없었다. 오죽하믄 그 흔한 뽀뽀도 못해쓰까.. 시바 고딩가서 이부분을 돌이키며 소주한잔적 많다.
아무튼.. 중3때 아주 우수한 점수로(몇점이냐고 묻지마라 말해도 안믿을거다)...무슨고사지.. 아 연합고사.. 암튼 그걸 맞고 뺑뺑이를 돌린후 고딩발표를 할때였다.. 하나하나 부르고있을때 나는 속으로 제발 서초고등학교나 반포고는 되지 말아라~ 하고 빌었다.. 왜냐고? 그땐 내가 철이 없어서 공부를 하기위해선 서초고나 반포고같은 날라리학교는 가면 안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나 이때만해도 착했다. 참고로 나는 대학입학(경희대)하면서 철들어서 결국 미국으로 도피유학왔다.
Anywayz .. 각설하고.. 내차례가 됐는데 샌님이 짐승! 상문고~ 이러시는거다.. 상문? 시바 이름은 들어본거같기도 한데 어디있는 학교드라.. 그당시 상문고는 정문(이정문에 또 일화가 있다 나중편을 기대해라)을 짓고있던 상태라 그전에는 학교들어가는 입구도 보기 힘들었덴다.. 아무튼 서초나 반포가 아니어서 졸라 기뻤다(미쳤지 내가). 서울고가 되길 빌었는데 아무튼 조았다. 그리고 얼마후 예비소집에서였나 아니믄 학교에서 집으로 우편이 날라왔던가.. 하튼 가정통신문같은걸 엄니가 보여주셨는데 내용인즉 입학식날까지(그때 중딩졸업하고 놀던 겨울이다) 천자문을 30번 써오랜다. 별거 아닌거 같지? 써바라 시바.. 천자를 30번 쓰믄
1,000 X 30 = 30,000 3만자다.. 한자 써봤냐.. 한글이랑 달라서 한자는 한글자 쓰는데도 존나 오래걸린다..우스워 보이지?.. 방학 내내 이거쓰다쓰다 안될거 같아서 별의별 편법을 다쓴다. 이런거보믄 난 잔머리는 굴러간다. 용돈 받은거 친구들 주고 한글자당 10원씩주고 맡기고..
1000글자 X 10원 = 마논 5마논이믄 5번 해결이다.. 한번 쓰는 글씨에 들어가는 에나지를 극대화 하기위해 (이때부터 나는 효율이라는 단어와 능률이라는 단어와 친해졌다) 공책 밑에 먹지를 대고.. 샤프같은 뾰족한거로 쓰믄 티나서 굵은 2B 연필로 썼다. 아무튼 천신만고끝에 다써보니 공책권수로 몇십권되더라.. (사실 뻥이다.. 한 열몇권 됐을거다.. 기억 잘 안난다..)
입학식날 보자기에 공책싸들고 (쇼핑백에 넣으면 터질라고 했다) 무슨 60년대 공립학교에 고무신 들고 학교가던 아이마냥 머리는 대충 긴 스포츠(무스말라 세워야 하니깐 너무 짧으믄 안대지)로 하고 학교갔다. 학교입구를 들어서면서 내인생이 잘못됐다는걸 직감했다. 교문 안과 밖의 기온차가 한 5도는 나는것 같았다. 화씨 아니다 섭씨다. 입구에 웬 거인이 츄리닝 입고 여드름 파파파 난 존나 무서운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띄우고 있었는데 키가 190은 넘어보였다. 학교안은 휑한 운동장과 커다란 창문도 몇개없어 보이는 건물 두개.. 그리고 학교전체를 둘러싼 높이 2미터 이상의 담장과 그위의 철조망.. 누가 도망친다고 저런걸? 교도소냐? 하고 생각했지만 머지않아 학교생활 1달도 못되 내 스스로가 도망치고 싶어했다..
신내화를 신어야하는 학교였다. 나 홍익대부속국민학교 때도 서초중때도 실내화 안신어봤다. 근데 고딩와서 실내화사랜다. 이학교는 졸라 웃긴게 바닥은 일반 학교바닥이랑 같은데 광이 이빠이 나고 조오오오오온나 미끄럽다.. 뻥안치고 애들 실내와신고 스케이트탄다.. 정말이다. 안미끄러질라고 살살 걸어서 배정된 반에갔다. 가정통신문에 스포츠머리라고 했는데 방학내내 이빠이 길렀는지 무슨 김종서같은 놈도 있었다. 개기냐?
아무튼 좀있다 담임같아보이는 작자가 들어왔다.. 고딩3년의 첫 학년인 1학년을 함께보낼 의미깊은 담임이라 유심히 봤다. 들어오는 자세가 심상치 않았는데 수구리고 들어온다.. 왜지? 왜긴.. 키가 존나 크자노.. 맞다 시발.. 아까봤던 입구의 거인이지.. 나무아미타불..(난 기독교다 그치만 이순간엔 불교의 교리인 "자비"란 단어가 애절했다) 부디 우리에게 자비를... ㅠㅠ
감히 눈도 못마주치는 분위기에서 그 거인이 자기이름을 칠판에 쓴다.
이 봉 걸.. 뜨아 그 씨름선수가!!! 그럴리가 엄다.. 진정하고 다시봤더니 이봉재다.. 시바 거인네 나라에서 유행하는 이름인가보다.. 이봉..머시기.. 그리고 하는말이 자기는 체육선생이랜다..(자비.. 자비.. 자비..)
머라머라 주절주절 설명하다 갑자기 눈을 희번득이며 한마디한다..
"내일까지 머리 기준에 맞게 자르고온다".. 순간 난 슬쩍 김종서를 봤다.. 쉑기 얼굴이 파랗고 떨다못해 머리카락까지 부들거리더라.. 내일 재는 분명히 자르고올거다.. 우리집 걸고 내기하래도 한다...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 밖을 보니 웬 대학상들이 무데기로 드러온다. 노래부르더니 지들끼리 팔장을 끼네? (엠티왓냐?) 그러더니 갑자기 운동장 한가운데서 벌렁 뒤로 눕는다. (엠티온거 맞네..) 곧 뛰쳐나가는 샌님들.. 우리 봉걸이 존나 빠르더라.. 암튼 샌님들 나가더니 존나 발로차고 머리잡아댕겨서 쫏아낸다.. 내가 장담한다 김종서 분명히 머리자른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졸업한 선배들인데 부패한 교장 물러가고 비리폭로하라고 데모하러 온 선배들이었다. 머가몬지 모르는 우리야 걍 쫄아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