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차가워진 공기, 계절의 순환 속에서
깊은 사색에 잠기는 계절이지만 와락 가을
을 안아보기엔 어쩐지 감흥이 일지 않기에,
구름이 내어준 틈새 사이로 비치는 햇살,
흐리다가 비오는 등, 실없이 짖 궂은 올해
가을장마, 청잣빛 하늘아래 햇살 고운
가을 길을 하염없이 걷고 싶지만,
소박하고 정감 넘치는 가을 정취 물씬한
농촌 마을, 자연은 때맞춰 풍경도 바꾸지만
신비스럽고 근사한 장면도 곳곳에 숨겨
놓은 것도 알게 해 준다
밭일을 마치고 정자에 쉬고있던 시골
할매 들, 어슬렁 거리는 나를 보고 왜
혼자 댕기느냐며 자릴 권하더니 커피
도 권하는등, 인정미 넘치기에,
승용차에 있던 고창 복분자 술을 작은
잔에 한잔씩 건네니 키 크고 잘생긴
총각(?)이 마음씨도 곱다면서 꽃방석
을 깔아주니 기분이 날아간다
화려하지도, 요란스럽지도 않은
들국화, 가을 햇살 속 길가는
나그네더러 까닭모를 그리움에
젖게 한다
바람조차 멈춰있던 고요한 암자,
자박자박 인기척에 나온 비구니 스님
이 건네준 식혜, 작고 예쁜 얼굴에 그
어느 보석보다 맑은 눈을 가진 비구니
스님이 깊은 산속 외딴 암자에서 홀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게 많은 세속
의 속물이다
기왓골이 예쁜 절집 지붕처마아래
멜랑꼴리 감성을 불러오는 백일홍,
꽃으로 사는 시간은 짧으나
꽃이 진 후 잎으로 사는 시간이
진짜 인생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글귀가 문득이다
한시대가 흘러간 아련한 징검다리, 어린
시절 저런 징검다리에서 뛰놀던 장면이
내 마음의 저장고에서 지금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합천 운석 충돌 구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
올라간 대암산 패러글라이더 체험장,
기본 코스라도 도전해 볼까 싶었지만
무모하게 올랐다가 혼절한 채 119 신세
를 질지 모를 것 같아서...
서산으로 지는 해를 두 손가락 사이에
가두어 본다, 그런다고 시간이 잠시라도
멈춰 설까 싶냐만,,,
독보적으로 세력을 넓혀가는 핑크뮬리,
한때는 온 산야를 핑크색으로 물들여
핑크뮬리 열풍에 빠지게 하였지만
지자체 마다 조성하는 바람에 시든
인기가 예전 같지 못하다
절집 한켠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범종,
매무새 정돈 후 자세를 가다듬으니
가슴속 둥지를 틀고 있던 욕망과
집착이 홀연히 마음을 내려놓는다
이 가을 계절의 순환 속에서도 만물상
위를 걷고 있는 이웃과 벗들에게
가을의 단상이란 주제로 따뜻한
마음을 전 한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가을의 段想
탁환성
추천 0
조회 105
25.11.02 16:01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 가을하늘아래 노신사가 할매들에게 복분자 한잔을 돌리고 환영을 받았으니 멋진장면이로소이다. 대암산패러글라이더 체험장에 올라가 눈아래보이는 경치는 감탄을 자아낼장면이구려. 가을이 지나가기전에 좋은가을풍경많이 올려주시구려. 탁대감화이팅.
탁대감! 멋진 가을정취를 앉아 감상케 하시니 감동입니다.
고개숙인 벼이삭,들국화 향기,붉은 백일홍에 고창복분자 한잔 걸치고, 페러글라이더 타고,
황금빛 들녘 보노라면, 임금이 부럽겠소이까??? 환절기에 건행하시길 빕니다. 탁대감께 받들어총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