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詩하늘 시낭송회 - 서규정 시인편 후기
서규정 시인 시낭송회날 퇴근길에 휴대폰을 확인하니 시주머니 님으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습니다. 근무 중 휴대전화를 받을 수 없어 퇴근길에 전화를 하니 포항 가게 확장
개업으로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가고 싶은데 박달재 님 마중을 가셔야 하고 들고가기 힘
들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퇴근하는 길에 시주머니 님을 만나 차에 싣고 집에 가서
아이들 저녁을 해주고 마네킹 님을 중간에 만나 함께 시낭송회 장소로 갔었습니다.
그 곳엔 벌써 가우 님께서 낭송회 준비를 하고 계셨고, 시주머니 님, 박달재 님, 탄해님,
릴케 님, 제4막 님, 미리별 님도 일찍 와 계셨습니다.
접수 테이블에는 참석하시는 분들께 드릴 시하늘 겨울호와 우가희 님께서 늘 만드신
낭송책자를 준비하고 이름표를 정리하는데 박달재 님께서 제천 문학 15권쯤 가지고 오셨
습니다. 그냥 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무거운 그 책을 들고오신 것을 생각하니 참
고마웠습니다.
뒤이어 원무현 시인과 서규정 시인, 지대방 님과 함께 오셨습니다.
가우 님의 인사말씀과 음악과 함께 시낭송회가 시작되었고, 제4막님의 소개로 한분 한분
서규정 시인의 시가 낭송되었습니다.
<직녀에게>시집과 또 다른 시집의 시를 읽은 적 있는 서규정 시인의 시가 한편 한편 낭송
될 때마다 '펄떡거리는 물고기' '거칠거칠한 시멘트 바닥' '무서울 것 없는 뱃심' '부리
부리하며 번떡이는 눈빛'들이 떠올랐습니다.
2004년 10월6일자 부산일보 기사글에서는 그 분의 시집<겨울 수선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
하였습니다.
서규정은 '절벽은 뛰는 者(자)의 것이다'라며 가파르다.
그의 표현은 마른번개는 '갑자기 하늘을 북북 찢'는 것이고,수평선은 '파 김치처럼 늘어'져
있다는 식이다.
경사가 심한 그 표현들은 이를 테면 '바다에 바다 말씀이 따로 없었네/(중략)/몸으로 체득해야
할 것들'(16쪽)이란 언사처럼 생은 종내 확인할 수 없을지라도 몸 으로 뛰어 들 수밖에 없다
는 것일진대,그리하여 '내 몸을 걸레처럼 쥐어짜서라도 푸른빛이 다 터져 나오도록'(40쪽)
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푸른빛'을 찾아 그는 짧은 기간 배를 탔었다.
'산,저 빈 산에/누 가 먼저 뼛가루 뿌리리//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많은 이쯤에서 갈
비뼈를 뜯으며/비파소리가 날까 바다에서는 몸이 악기다'. 몸으로 뜯는 음악…. '아으 이
몸 바다/뿌리야 얼마나 높이 거꾸 로 솟았나'(20쪽). 그는 운다.
'뿌리는 슬프다'.
지금,그는 바다에서 또 다른 슬픈 뿌리로 돌아와 있다.
배를 탄다 고 했을 때 그의 팔순 노모는 욕했다.
'지랄 세상에서 제일로 넓 은 직장을 얻어 나간다고!?/(중략)/남들은 잃어버린 애도 찾는데
너는 아직 너도 못 찾았단 말이냐'(82쪽). 그는 노모의 말 끝에 매달린 눈물을 보았다.
노모 곁으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그가 바 다에서 본 것은 무언가. '낙석 하나가 분화를 꿈꾸는 지층을 깨우 듯/내 몸을 흔드는
정체불명의 힘,/블루'(12쪽). 슬픈 블루,슬픈 뿌리는 답없이 막막한 우리 삶의 한 지형도다.
그러나 아름답다.
블,루.
그리고 새미 출판사에서 출판한 김경복 지은 "생태시와 넋의 언어" 책에서는
.... 이해하기 위해 애쓰지 않으랴마는 서규정의 시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독자 역시 삻의
여러 파랑을 맛본 상태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삶에서의 분노와 회환, 그리고
신명의 그 복잡한 상관 관계를 얼마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서규정의 시를 이해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만큼 서규정의 시는 민중의 주름진 삶의 생살을 곧바로 보여주는 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의 의장(意匠), 곧 기교에 기대어 시적 의미를 발생하기보다 삶의 생생한 현장
을 육성으로 증명함으로써 공감의 전율을 낳게 하는 시다. 그렇다고 그의 시가 미적 안배
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민중적 삶의 고단함을 곧바로 밀고 나감으로써 어떠한 삶의 가식이라도 배어들지 못하게
하는 치열한 정신적 태도 그 자체가 하나의 미적 장치가 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시를 읽
는 동안 얼마간 독자도 자신의 감정을 한 극단에까지 밀고 올라가는 모험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에 안일하게 젖어 애써 외면해 온 내면의 소리, 그리고 그 내면의
소리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육체의 소리를 들어보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서
규정이 보이는 이상한 행동, 즉 분노와 회한, 그리고 신명이 궁극에 가서는 다르지 않다
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라고 그 분 시의 의미를 소개하였습니다.
가장 높이 나는 배 / 서규정
진달래가 아름다운 건
순전히 벼랑 때문이라는 것과
이 작은 어선이 빛나는 것은
파도 때문이란 걸 동시에 알았습니다
가파른 것이라야 살맛이 나겠지요
도시 변두리를 전전하던 내 삶이
하도 밋밋하고 팍팍하여서
바다로 나가기로 결심했을 땐
한번도 내린 적 없는 눈이
산동네 언덕배기에 소복소복 내려 쌓여선,
나 어디까지나 비듬을 터는 비듬주의자로써
오늘 아침 파고 6-7 너무 심심하고 잔잔해
차라리 해일로 불어오렴
내 몸을 걸레처럼 쥐어짜서라도 푸른빛이 다 터져 나오도록
폭풍우로 갈겨다오
이 바다에서 제일로 큰 배보다
가장 높이 뜬 배를 타고
벼랑벼랑 울고 싶으니
'진달래가 아름다운 건 / 순전히 벼랑 때문이라는 것과
이 작은 어선이 빛나는 것은 /파도 때문이'하는 싯귀에서 시인의 삶에 대한 자세가 어떠하다는
것을 단번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시를 낭송하셨거나 그냥 시를 감상하셨거나 모두 한분 한분이 각기 다른 시편들처럼
다가왔습니다.
낭송하신 분들의 순서와 낭송한 시제목은 우가희 님께서 사진으로 상세히 올려주셔서 그날
참석하신 분들을 한분 한분 그려보며 그 날의 제 느낌을 풀어 봅니다.
* 서규정 시인 그 날의 주인공이신 이 분은 사진으로만 본 서규정 시인의 모습은 투박한
모습에 빛나는 눈빛만 생각났었는데 사진보다 조금 부드러워 보였습니다.
말씀은 적으셨으나 눈빛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 제4막 (권순진) 님 든든한 풍체 목소리가 좋으신 제4막 님, 시낭송회때 늘 사회를 보시
는 분, 시낭송 중간중간 코멘트 해주시는 것을 들으면 참 여러 방면으로 아시는 것이 참
많은 분이시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시주머니 (김미선) 님 마음이 참 고운 분, 집은 제가 사는 곳과 가깝지만 포항에서 사업
을 하시면서 이번 확장개업식으로 장만한 음식을 시낭송회에 가져오셔서 2차 모임에서 너무나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떡이 맛있어서 그날 저는 물과 떡만 먹었습니다.
* 이승엽 님 쌍꺼풀진 동그란 큰 눈이 매력적인 구미에서 오신 분, 처음 시낭송회에 오셨을
땐 떨린다더니 이젠 씩씩하게 낭송을 하셨습니다. 저보고 다 좋은데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못
마땅하다는 말에 그냥 웃었습니다. 건필하셔서 좋은 소식 기다립니다.
* 박달재 (김동원) 님 제천에서 오신 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정겹고 제천문학 가지고
오셔서 그 날 오신 분들께 나누어 주셨습니다. 무거웠을텐데 고마웠습니다.
* 탄해 (김광명) 님 마음씨 좋은 키다리 아저씨같으신 분, 진주에서 와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일찍 오셨는데 오시는 분 접수를 받느라 인사도 제대로 못해서 미안했습니다.
* 류석 (손남주) 님 시하늘 자작시 게시판에 좋은 시평과 의견을 주셔서 시를 쓰는 분들께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 시하늘 계간지를 만드시는데 무척 수고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 릴케 (이종문) 님 바람처럼, 물처럼 욕심 다 버리고 살아가는 듯한 모습,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마부 (김영수) 님 진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신 분으로 구미에서 오신 분, 만나 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 콩밭아낙 (전상순) 님 갑자기 나타나 깜짝 놀랐습니다. 늘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 좋아 보였
습니다. 처음 시하늘에 가입했을 때 나를 설레게 했던 분, 그 글과 시가 그립습니다.
* 하늘꽃 (오현주) 님 파스텔 칼라가 잘 어울리는 분, 언제나 짧은 만남이 아쉽습니다.
* 나마스떼 (정하해) 님 매우 지적인 모습에 모자가 잘 어울리는 분, 축하해주셔서 무척 고맙습니다.
* 달사냥 (박예근) 님 이기철 시인의 추천으로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신 분
엄리대수 님과 함께 참석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 엄리대수 (엄혜숙) 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신 분으로 저랑 같은 경산에 사시며
저를 만나기 위해 달사냥 님과 함께 와 주셨는데 긴 얘기 못하고 늦게까지 함께 하지 못해
무척 미안했습니다.
* 미리별 (김미옥) 님 갸날픈 몸매가 아름다운 분으로 구포에서 오신 분, 서규정 시인의
시하늘 가입을 위해 힘써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 수현 (허정자) 님 늘 조용조용 한 분위기를 간직하신 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윤순희 님 주변인 시 동인으로 2차까지 함께 해주셔서 고마웠고 서규정 시인을 역까지
배웅해주셔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책을 갖고 싶어 하셨는데 책이
모자라 드리지 못해서 무척 미안했습니다.
* 대바우 (안용태) 님 인터넷엔 모습을 나타내시진 않지만 시하늘 사무국장으로 시하늘
계간지 출판에 늘 함께 노력하시는 분이십니다.
* 김도환 화백님 몇 년전 대구동촌 인터불고 호텔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만나뵌 분, 그림들이
맑고 깔끔해서 참 좋았습니다. 늘 시하늘 표지에 올릴 그림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가을 하늘 (신은립) 님 따님과 함께 오셔서 시집까지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시들이 참 진
솔하고 맑아서 좋았습니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 우가희 님 누구보다도 시하늘 시낭송회 준비로 수고해주시는 분으로 늘 멋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시는 분, 항상 고마울 뿐입니다.
낭송책자를 만드시고 이름표 등등의 준비와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려주시는 일이 보통 일
이 아닌데 늘 수고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 마네킹 (서귀자) 님 집에서 스타지오를 가는 길목에 사셔서 늘 모임이 있거나 낭송회 날은
늘 함께 참석합니다. 대구문인협회의 일도 맡아 하시며 긴 머리카락이 아름답습니다.
* 음악 연주해주시는 분과 가우 님 가족 시낭송회가 가족같은 분위기라는 어느 분의 소감글을
읽고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낭송회를 준비하시는 가우 님, 그 낭송회에 고운 음악을
들려주는 가우 님의 따님, 그 낭송회에 오셔서 시를 감상하시는 가우 님의 사모님, 그 모습에
가족같은 분위기를 더욱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모습이 그냥 부러웠습니다.
그날 낭송회 시작과 중간, 끝에 들려준 요들송 노래가 들리는 듯 합니다.
* 박곤걸 님 여전히 활발한 문학활동을 하시고 계시며 시하늘 주간이신 분으로 늘 2차까지
함께 해주셔서 자리를 빛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여한경 님 한시에 조예가 깊으신 분으로 시하늘 시낭송회에 매번 참석해 주시고 2차까지
참석해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 정삼일 님 이기철 시인의 시낭송회 때 처음 뵌 분으로 모자가 잘 어울리시는 분, 함께
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 지대방 (유순예) 님 원무현 시인과 함께 서규정 시인를 잘 알고 계시는 분으로 서규정
시인의 어머니를 챙겨드리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 원무현 님 서규정 시인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서 고마웠고, 늘 밝은
모습이 좋았습니다.
* 가우 (박창기) 님 시하늘 계간지 출판에 많은 노력을 기울리시며 시낭송회 때마다 궂은
일 도맡아 하시고 그 날도 시가 낭송되는 동안 음악까지 담당하시며 여러모로 시하늘 일로
애써 주셨습니다.
* 마지막으로 저는 그날 마이크 사정이 좋질 않아 육성으로 낭송을 했는데 아마
서규정 시인의 시를 망쳐 놓은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습니다.
시낭송회에 참석하면서 늘 느끼는 것은 이런 시간시간들이 살아가면서 점점
굳어져 가는 우리들 마음을 한결 부드럽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 그러므로 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류 또한 부드럽고 부드러워져서 아름다운 세상은
절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한 곳으로 이어주는 이런 순한 시간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
지길 바라며 그 날 함께 해주신 분과 그리고 참석하시지 못 하셨더라도 마음으로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따스함이 그리운 2월에 수선화와 함께......................전 향 드림
첫댓글 한순희가 아니라 윤순희씨입니다. 스케치를 해주시니 각 오신 분들의 모습을 본 듯 합니다.
예^^ 수정했어요, 오타가 많아 수정했는데 내일, 참 오늘이네요.^^ 다시 읽어보면 또 오타가 있을 것 같아요. 내일 토요일이라 생각하니 잠이 배고프지 않네요^^ 고마워요! 진란 님~ 이제 자야겠어요. 굳나잇^^
전향님 수고많이하셨네요 이런분들이있기에 시하늘에 더욱정이갑니다 또래에 친구가없어 좀 어색하긴해도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 맘난이라 그저 반갑기만했답니다 또 갈께요....^*^.
수현 님~ 고맙습니다. 시를 좋아하는 마음이 같으면 모두 친구이겠지요*^^* 늘 함께 하게 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좀 바쁜 일이 있어서 한동안 들르질 못했는데 이 시간에사 전향님의 낭송회 스케치를 감상합니다. 늘 수고로우심 감사드리고요 이렇게 늦어진 꼬리글이 미안스럽네요^^; 이번 이기철 시인님 시낭송회엔 아쉽게도 참석이 불가입니다. 시하늘 님들 영혼이 풍요로운 낭송회 되시기를 바라며..
행님! 행님사진 억수로 잘 나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