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한국불교 현실은 빛나야할 대승 정법의 등불은 가물가물하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짙은 안개속이다. 왜곡된 불교관과 수행론이 오늘의 불교 수행자들을 모순과 혼란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어 정법의 등불인 대승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국불교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이 운동을 제안한다.(도법 스님, 新대승불교운동 제안문 중에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 실상사 화림원은 한국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지난 7월 3일 열린 제11차 화엄광장에서 ‘신대승불교운동’을 통해 제안했다. 이날 인드라망교육관에서 열린 제11차 화엄광장에는 도법 스님, 금강 스님, 우희종 교수, 안성두 교수, 조현 종교전문기자가 대담자로 나섰다. 대담의 주요요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한국불교는 호국불교라는 입장을 표방하며 전통적으로 친 권력적인 모습을 취해왔습니다. 좋게 말한다면 권력에 우호적이요, 나쁘게 말하면 권력에 영합함으로써 불교의 외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했을지는 몰라도 일반 중생의 고통스런 삶에 눈을 감고 지내온 것도 사실입니다.”
서울대 우희종 교수는 중생을 외면하는 것이 현대 한국불교가 당면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호국과 호민은 결코 같지 않음에도 여전히 호국불교라는 이름으로 특정 정권에 아부하면서 서민의 고통과 생태를 파괴하는 상황에 침묵하지 말라”면서 “진정 민중을 위하는 호민불교의 모습으로 전면적 재정립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란 말을 쓰지 않더라도 중생의 삶을 떠난 수행과 깨달음이란 공허한 것”이라며 “부처라는 말 자체도 중생의 여의고 있지 않음은 당연한 이치를 넘어 대승불교의 존재 근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불교의 현황과 가르침 속에서 신대승불교운동이란 부처님의 말씀이 구체적으로 우리들의 삶의 문제로서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가의 문제”라며 “중생의 관계회복을 위한, 깨어있는 적극적 참여야말로 폭력을 극복하는 비폭력 행위이며 이것이야말로 신대승불교운동의 요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불교는 깨달음(悟)의 종교가 아니라 깨어있음(覺)의 종교”라며 “일상과는 동떨어진 탈속적이고 초인적인 수행에 대한 강조를 벗어나 일상의 삶을 통한 수행의 체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참여란 바람직한 관계회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며 왜곡되고 단절된 상황을 회복하려는 구체적 실천”이라며 “사회와 소통해온 타종교와의 모습과는 달리 한국불교는 참여는 커녕 오히려 뒤만 쫓으며 허둥대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신대승불교운동의 취지와 목표는 현 상황에서 한국불교가 지향해 갈 바와 일치하지만 이운동의 실천적 모습을 갖춘 ‘대비원력의 발심행자’를 앞으로 어떻게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 속에서 양성하고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전제한 우 교수는 “종단 차원의 수행 및 포교, 더 나아가 승속의 교육 문제와 자체 체질 개선에 대한 전반적이고 실천적인 재검토와 그를 통한 뼈아픈 변화의 수용이 따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승불교 사상과 보살의 이념’을 발표한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안성두 소장은 “신대승불교운동의 진행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대승불교가 일어났던 방식을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한다”며 “무상보리를 획득한 후에야 비로소 모든 중생을 올바르게 열반으로 인도할 능력을 갖추므로 수행자에게는 무상보리 추구가 최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안성두 교수는 “무상보리의 추구는 대승불교가 엘리트중심으로 전개됐음을 시사한다”며 “단순히 현실 세계의 모습에만 매달린다면 무상보리는 멀어지고 이는 중생은 물론 수행자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금강 스님은 “포교와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할 불교가 언제부턴가 행정중심으로 변질됐고 심하게 말한다면 한국불교는 불교가 아니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 됐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불자들은 수행, 신심, 원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는 “한국불교는 경전에 너무 함몰된 경향이 있다”며 “과거의 고불조사가 현재를 덮어버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 실상사 화림원은 이날 신대승불교운동 제안에 이어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9월 26일 지리산 실상사에서 제12차 화엄광장 '신대승불교운동을 제안한다' 두 번째 시간-처처가 깨달음의 도량을 개최할 계획이다.
첫댓글 우희종 교수: 도쿄대 약학박사 ,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