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 2012년 8월 2일(목), 맑음
- 파리, 생 퇴스타슈 교회(Eglise St. Eustache),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박물관
어제 저녁에 파리에 입성했다. 숙소는 파리 외곽 Suite Novotel. 스위트룸이다. 3일 이상 숙박하
면 요금을 대폭 할인해준다. 우리는 5일 숙박할 예정이다. 아침식사 불포함 가격 1일 84유로.
하룻밤 푹 자고 보니 아무튼 잠자리도 좋고 볼일이다.
차를 반납하러 간다. 그동안 리스하여 몰고 다니던 차다. 애마이기도 하다. 반납할 곳은 드골공
항 근처에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몰고 나온 이래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베르동, 샤모니, 인터라
켄 등 알프스 자락을 헤집다가 뮌헨, 잘츠부르크, 뉘른베르크, 하이델베르크, 낭시, 투루를 누볐
다. 리스기간 24일, 주행거리 6,295㎞. 하루 평균 주행거리 262㎞.
확실히 다정(多情)도 병이다. 별리(別離)라 하니 서운하다.
차를 반납하고 파리 시내로 돌아오는 길. 전철 안에서 꾸벅꾸벅 존다. 차 운전은 오로지 아들이
하였지만 조수 노릇도 피곤하였나 보다.
포룸데알(Forum des Halle) 역에서 내린다. 출구를 찾지 못하여 헤맨다. 지하 4층에서 내린 줄을
몰랐다. 어렵게 역 밖으로 머리 내밀자 어수선한 공사장 옆으로 첨탑 우뚝 솟은 교회가 보인다.
엄청 크다. 발길이 저절로 그리로 간다.
생 퇴스타슈 교회다. 표지가 붙여있다. ‘생 퇴스타슈 데알 교회(1532~1640)’. 교회를 짓는데
108년이 걸렸다. 백팔 년이다. 그런데도 교회 내부 장식은 수수하다. 열주(列柱) 하나하나가 기
념비적인 건축물이다. 여기서 17세기 작가인 몰리에르와 정치가인 리슐리외가 세례를 받았다
고 한다. 파이프오르간의 굵고 낮은 연주소리가 장내에 엄숙히 꽉 찬다.
생 퇴스타슈 교회 옆 퐁피두 센터. 공사 중인 줄 알았는데 공사 중인 것처럼 보이는 건물이란다.
아내는 혼자서 마레 지구(Le Marais)를 둘러보기로 하고 아들과 나는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간
다. 때로는 은은한 커피향 맡으며 푹신한 소파에서 죽치고 앉아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홀 안에
틀어놓은 음악은 귀에 익은 루이 암스트롱의 재즈다. 창밖으로 눈길 던져 행인들의 갖은 옷차
림과 표정을 보는 것도 즐겁다.
파리 시청. 화려하다. 저 정도이면 궁전이다. 깊은 해자까지 있다. 우리나라 지자체장들이 너도
나도 청사를 크고 화려하게 지으려는 것은 혹시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나라의 미래를 위한 심
려원모(深慮遠謀)의 소산이 아닐까? 지탄은 순간이지만 영광은 영원일 거라는 굳은 믿음으로
말이다.
시청 앞 광장에는 대형스크린에서 런던올림픽을 중계방송하고 있다. 프랑스의 펜싱시합이다.
다중이 널브러져 시청한다. 함성이나 응원소리는 없다. 중계하는 아나운서만이 열 낸다.
1. 우리가 리스하여 바르셀로나에서 나올 때부터 몰고 다니던 차, 새차다. 리스기간 24일, 주행
거리 6,295㎞다
2. 생 퇴스타슈 교회 내부
3. 생 퇴스타슈 교회 내부
4. 생 퇴스타슈 교회
5. 파리 시청
6. 파리 시청
7.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 런던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시민들
8. 노트르담 대성당 앞
다리 건너 시테(Cite) 섬으로 간다. 노트르담 대성당. 무료입장이라서 그럴까?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들어가 보기를 포기한다. 프랑스 거리 측정기준점인 포앵 제로(Point Zero)를 확인하고, 요
한 23세 광장이라는 정원을 둘러본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뒤태도 아름답다.
고서점가.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는 서점을 들린다. 1951년에 개점한‘Shakespeare & Company’
서점이다. 리영희 선생이 생각난다. 해외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도쿄에 들렸다가
그곳 서점에서 우연히 ‘The Song Of Arirang'을 발견했다고 한다. 국내로 가지고 와서 번역 출판
케 하였으니 ’아리랑’(동녘)이다.
좀 더 부언하자면 ‘아리랑’은 님 웨일즈가 남편인 에드가 스노우를 따라 중국에 왔다가 조선의
혁명가인 김산(본명 장지락)을 어렵게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나는 아들에게 필
독서로 딱 두 권을 권한 적이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와 이 책이다.
이 고서점에 와서 왜 리영희 선생이 생각났느냐 하면 나도 선생처럼 ‘아리랑’과 같은 숨은 보석
을 발견하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 해서다. 서점 1, 2층을 다 뒤졌으나 Korea나 Corea란 단어가
섞인 책 표지 문구를 찾을 수 없었다.
퐁네프(Pont-Neuf, ‘퐁네프 다리’라고 하면 이상하다. Pont이 이미 다리인데) 건너고 고화 파는
좌판을 지나 루브르박물관이다. 아내와 나는 예전에 와 보았던 터라 아들만 들여보낸다. 그때
는 건성으로 보았던 박물관 건물외벽을 자세히 살핀다. 일거리를 만든다. 박물관 광장 안쪽 건
물외벽의 입상(立像)들을 알아보는 것이다. 몽테뉴가 보이기에 아예 다가가 일일이 알현한다.
차례차례 인사드리고 사진 찍는다.
퓌제(P. Puget, 조각가), 페로(Perrault, 작가), 르쥐에르(Lesueur, 음악가) ….
몇 분이나 되는 줄 아시는가? 모두 프랑스의 지성을 대표하는 위인들이다. 85명.
내가 아는(‘안다’는 표현이 애매하지만) 위인은 몇 분 되지 않는다. 몽테뉴, 몽테스키외, 데카르
트, 라부아지에, 볼테르, 라신느, 코르네유, 루소, 마자랭, 콜베르, 라퐁텐, 몰리에르, 파스칼, 라
블레. 겨우 이 정도다.
그런데 이게 다 아니다. 박물관을 나서는데 건물 외벽에도 서 계시지 않는가!
이분들은 다음 기회에 알현하기로 한다.
9. 노트르담 대성당 장미창, 아름다운 장미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하다
10. 노트르담 대성당 뒷모습
11. 1951년에 개점한‘Shakespeare & Company’ 서점
12. 루브르 박물관
13. 루브르 박물관 외벽의 입상, 몽테뉴, 당대의 최고 지성이었다
14. 루브르 박물관 외벽의 입상, 라부아지에
15. 루브르 박물관
16. 루브르 박물관의 라파엘로 작품전 전시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