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한 조각/정임표
눈 감으면 아련히 떠오르는 강 하나,
혜은이 노래 속 제3한강교.
삶 또한 그 물길 따라 쉼 없이 흐르네.
젊음의 꽃봉오리 피었다 지고
바람의 숨결, 물의 속삭임들이
시간의 깊은 강물 속으로 스며드네.
어제의 그림자에 갇히고
내일의 안개에 파묻혀
지나온 물길 후회하고
다가올 암초와 소용돌이를 두려워하지만
강물은 그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게 순리인 것을.
크고 작은 바위 그림자 발목 잡고
부모님 사랑어린 채찍은 때론 무거운 짐이었네.
타인의 시선이라는 좁은 새장에 갇혀 날개를 펴지 못할 때도 있었지.
애써 붙잡아도 잡히지 않고,
밀어내려 해도 기어이 흘러갈 시간의 파편들.
그러니 더는 마음의 둑을 쌓아 가슴 조이지 마라.
눈 감으면 떠오르는 강물 위로
아쉬움의 낙엽은 띄워 보내고
미지의 파도가 일으키는 불안이라는 안개도
희망의 바람 속으로 가볍게 흘려보내렴.
진정한 용기는
지금 이 순간 강물 위에 떠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
위대한 흐름에 기꺼이 내 존재를 맡기는 것
희망과 믿음은 바로 그 순간에 찾아오나니
굽이치고 흔들리며 강물이 더 깊어지듯
어둠의 골짜기를 지나면 우리는 어느새 단단한 바위 되어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을 우러를 것이야.
살아보니 알게 된 진실 하나.
내 삶의 여정엔 걱정이라는 쇠사슬이 단 한 조각도 필요 없었음을.
그땐 몰랐기에 밤낮없이 용트림했지만
지나고 보니 정말 별것 아닌 물거품이었음을.
그대의 삶 또한 아름다운 강물처럼,
가장 눈부신 바다를 향해 흰 돛을 달고 잘 흘러가고 있으니.
부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흘려보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