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6 이종문 시조시인의 어머니는 치매 환자입니다. 치매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 하나가 현재 처한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당신이 원하는 바를 막무가내 요구합니다. 또한 당신이 한 일을 잊어먹고 다시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예로 밥 먹었는데 돌아 서자마자 다시 밥 달라고 하는 일이지요.
이 시에서 과수(寡守)란 과부(寡婦)와 같은 뜻이지요. 하동댁 여인이 쉰다섯에 남편을 산에 묻고 땅을 치며 웁니다.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는데 남편 없이 살아야 하니 기막 힌 일이지요. 헌데 남편을 묻고 돌아온 며느리 앞에 치매 걸린 시어머니가 ‘밥 도!’ 라 합니다. 여기서 '밥 도'는 ‘밥 다오!’의 경상도 말이지요.
참 억장이 무너질 일입니다. 당신 아들 죽어 며느리가 과부가 되었건만 현실을 인식 못 하는 치매환자이기 때문이지요. 하동댁은 아무리 슬퍼도 애달파도 배고픈 시어머니를 위해 부엌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기막힌 사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