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메가-3, 인종에 따라 효과 달라그린란드 원주민은 관련 DNA 지니고 있어오메가-3의 효능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린란드 원주민들과 다른 DNA를 보유한 사람들은 오메가-3를 많이 섭취해봤자 건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최근에 발표됐다. 오메가-3가 대중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덴마크의 의학자 다이아베르크 박사가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들이 심장병이나 동맥경화 같은 심혈관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현상에 의문을 품으면서부터다. 야채나 과일을 전혀 먹지 않고 생선이나 물개 등 지방이 많은 음식만 먹는 에스키모들이 덴마크인들보다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훨씬 낮은 것을 발견하곤 그 이유를 캐기 위해 연구에 착수한 것. 면밀한 조사 결과 심혈관질환의 주된 원인은 식생활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에스키모들이 먹는 생선과 물개 속에 함유된 오메가-3라는 지방산에 주목하게 된다. 이후 오메가-3는 성장 발육기의 골 형성 및 뇌의 신경전달 기능을 촉진하고 심장병, 고혈압, 암, 당뇨병, 관절염 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쏟아졌다. 그러자 생선을 잘 먹지 않는 미국에서 오메가-3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는 등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으로 자리 잡게 됐다. UC버클리의 라스무스 닐슨 박사팀은 그린란드 에스키모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낮은 이유를 집단유전학적 측면에서 조사하기 위해 에스키모 191명, 유럽인 60명, 중국인 44명의 DNA를 비교 검토했다. 그 결과 11번 염색체 가운데 식이성 지방산을 인체의 구성물질로 전환시키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가 집단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린란드 에스키모는 그 유전자를 모두 일정하게 보유하고 있는 반면, 유럽인 대부분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으며, 중국인들은 약 15%만 그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연구진은 “특정 DNA 염기에서 이처럼 극단적인 차이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9월 18일자 ‘사이언스’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오메가-3의 효능에 의문 제기하는 연구결과 잇달아 이 연구결과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그린란드 에스키모들이 보유한 DNA 염기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 오메가-3의 효과를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스키모 DNA의 특성이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므로, 오메가-3와 심장질환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입장이다. 오메가-3 지방산에는 알파-리놀렌산(ALA), 에이코사펜타엔산(EPA) 도코사헥사엔산(DHA)이 있다. 포유류의 경우 오메가-3 지방산을 합성하지는 못하고 ALA로부터 EPA와 DHA를 합성하는 제한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다이아베르그 박사가 발견한 오메가-3는 EPA로서, 고등어나 꽁치 같은 등푸른생선에 많이 함유돼 있다. DHA의 경우 1989년에 일본 어린이들의 지능이 높은 이유가 이를 풍부하게 함유한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DHA가 함유된 어린이 영양제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런데 기존 연구와는 반대로 오메가-3에 대한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면서 기존의 연구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오메가-3가 심혈관질환 및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밝힌 ‘아레즈2(AREDS2)’의 연구결과이다. ‘아레즈’란 미국 국립 안연구소(NEI)에서 199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안구질환 관련 대규모 임상연구를 말한다. 아레즈의 초기 연구에서는 오메가-3 보충제가 눈과 뇌, 심장 등의 건강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2006년부터 진행된 아레즈2에서는 오메가-3 보충제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DHA 임상시험에서는 알츠하이머병 경도와 중등도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DHA로 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8월에는 오메가-3 보충제가 노년층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지 못한다는 아레즈2의 연구결과가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에 게재됐다. 개인의 식단 환경 고려해 섭취해야UC버클리 라스무스 닐슨 박사팀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울프 귈렌스텐 박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들은 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을 항상 섭취하므로 굳이 그 유전자를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귈렌스텐 박사도 닐슨 박사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몸에 좋다는 말만 듣고 유행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무조건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안 되며, 반드시 개인의 유전 환경을 고려한 식단 구성이 필요하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의 경우 미국인에 비해 생선을 자주 먹으므로 오메가-3를 별도로 섭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또한 등푸른 생선 등 음식을 통해 천연으로 오메가-3를 섭취하면 도움이 되지만, 보충제 형태로 제조된 오메가-3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많은 게 사실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