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내 한 몸보다 나라를 아끼는 애국지사도 아니고
그냥 하루하루 밥벌어먹고사는 언론사에 다니는 직장인에 불과한데도,
언젠가부터 진실을 사실로 믿지 않는 사람들.
정직보다 뻔뻔. 청렴보다 부패에 환호하는 이웃들을 보면
정말 이 나라가 부끄러워집니다.
약소국인 동시에 분단국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한 번도
비관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많이 좌절을 느낍니다.
나라가 못 살고, 역사적인 비극으로 곤궁한 현실이 무엇이 문제겠냐만은,
웬만한 부패에 감각조차 없는 국민성은 진짜 암담합니다.
진실을 몰라서 국민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이렇게 답답할까요.
평생 몇 억이나 만져볼까 싶은 평범한 서민들이 차떼기로 수백억대의 돈을 받아 처먹었다는 얘길
듣고도 보고도 지지하고 투표해주고, 걱정해주고..
재벌들의 돈놀이에 상관도 없는 영세자영업자가 기업 걱정하는 나라.
친일엔 치를 떨면서, 친일파에 정적 관대한 나라.
나랏일 하다보면 떡값 좀 받아먹을 수 있지,
국민들은 좀 독재도 해주고 해야 좋아한다 등
이따위 얘기들이 술자리에서, 또 인터넷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현실에
맥이 탁하고 풀려버립니다.
분단된 나라의 안타까운 사정이야 관심없고, 반공 빨갱이 좌파 딱지 붙여서
자기 재미 좀 보려는 정치인과 보수언론, 그에 동조하는 바보국민이 남북도 모자라 동과 서, 좌우로도 나라를 찢고 있잖아요.
하긴 안철수도 여당 앞에선 빨갱이가 되는 세상에 그들이 뭔들 못 할까요.
이웃이 고문당하고, 사찰당해도 내 호주머니에 뭔가 들어오는 게 있겠다 싶으면 눈감고 같이 죄인취급하는 게 문제겠죠.
지금의 현실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건 이 나라의 부패가 아니라,
잘못이 사실로 드러나도 철저히 외면하는 국민들. 심지어 알아서 왜곡하고 두둔해주는 국민들.
과거의 잘못은 점점 성숙해져가는 과도기였고 앞으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너지는 것,
이제 어떤 사실이 폭로되고, 언론에 보도되도 현실은 바뀌지 않을 거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금의 좌절감을 주는 거겠죠.
첫댓글 글을 읽으면서 어떤 회의감과 절망에 치닫고 있는지 너무 잘 느껴져서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천공님이 언론인으로서의 그 마음을 계속 간직하신다면 조금씩은 바뀔거라고 믿습니다. 포기하지마시길...화이팅!!
요 근래 쭉 있었던 일과.. 또 MBC가 겪는 일련의 일들, 또 여론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위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너무나 공감합니다...
당신의 생각을 공감,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