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단위까지 공개… 재계 "난감" 반응]
정지선 현대百 회장 45억 최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4억
이부진 사장 30억대 수령…삼성 오너 일가 중 공개 唯一
재벌 사위경영인 오리온 담철곤 53억, SKC 박장석 19억대
정태영, 신장석, 신정훈 10억원대 연봉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공개 마지막 날인 지난 3월 31일, 재계는 온종일 어수선했다. 이 날 대기업 회장님은 물론 오너가(家)의 2~3세의 연봉이 만원 단위까지 공개됐다.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에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업의 등기이사 가운데 연봉이 5억원을 넘는 사람의 연봉공개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억원 이상 연봉을 받은 재벌가 2~3세는 누가 있으며, 이들의 월급봉투를 뒤져봤다.
30•40대재벌오너2~3세연봉…7억에서45억까지
이날 지난해 연봉이 공개된 오너 2~3세 가운데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수령액이 45억11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에서 39억400만원, 현대그린푸드에서 6억700만원을 받았다. 정지선 회장은 범현대가의 3세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맏아들이다. 정 회장이 받은 연봉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호텔롯데에서 받은 연봉 총액 33억 5000만원보다 11억 원 가량 많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케미컬 3개 회사에서 받은 44억 4000만원보다도 7100만원이 많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해 30억원 900만원을 받으며 2위를 기록했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급여로 10억4000만원, 상여금으로 총 5억6900만원, 기타 근로소득으로 14억원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은 모두 비등기 임원으로 연봉 공개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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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보고서에 연봉이 공개된 재벌가 오너 2~3세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 위), 이부진신라호텔 사장(오른쪽 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왼쪽 아래),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오른쪽 아래)/조선일보 DB 취합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맏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4억3200만원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18억32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6억원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등에도 등기임원으로 돼 있으나, 보수를 받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14일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재선임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4억1500만원을 받았다. 정교선 부회장은 지난 2008년 현대홈쇼핑 사장에 오르면서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5위는 현대차그룹에 속한 현대비앤지스틸의 정일선 대표이사 사장이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은 급여 9억6000만원, 상여 2억2400만원, 기타 200만원 등 총 11억8600만원을 수령했다. 정 사장은 창업주의 4남인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장남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지난해 11억4400만원의 연봉을 받아 6위를 기록했다. 효성가(家) 의 맏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은 기본연봉 6억3200만원과 성과급 3억400만원을 포함해 총 9억3600만원을 받으며 7위에 올랐다. 조현준 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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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보고서에 연봉이 공개된 재벌가 오너 2~3세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왼쪽 위), 조현준 효성 사장(오른쪽 위),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왼쪽 아래),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오른쪽 아래)/ 조선일보 DB 취합
효성의 형제그룹인 한국타이어가(家)에서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조현범 사장은 나란히 8, 9위를 기록했다. 조현식 사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7억3600만원(급여 2억9100만원과 상여 1억4500만원, 성과급 3억원)을 받았으며,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총 7억300만원(급여 2억7700만원, 상여 1억3900만원, 성과급 2억8700만원)을 수령했다. 조현식 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부사장의 형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과 삼촌-조카 지간이다.
재벌가(家) 사위담철곤-현재현-박장석-정태영순(順)재벌가 사위들의 지난해 월급봉투는 어땠을까.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사위들이 ‘사위경영인’ 연봉 1, 2위를 차지했다. 먼저 이 창업주의 둘째 사위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53억9100만원을 받으며, 사위경영인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부회장이 지난해 43억79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오리온그룹은 오너가 부부가 총 100억원에 육박한 연봉을 받으며 구설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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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지 기자
이양구 창업주의 첫째 사위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지난해 4개 동양 계열사(동양그룹·14억40000만원, 동양네트웍스·12억5000만원, 동양시멘트·8억900만원, 동양증권· 7억3300만원)에서 총 42억원을 받았다.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양네트웍스를 포함해 그룹이 해체 위기인 상황에서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이 온당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둘째 사위인 박장석 SKC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19억4400만원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가(家)의 사위가 부회장에 오른 것은 그룹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 부회장의 아버지는 기업은행 이사 등을 지낸 금융인 고(故) 박주의씨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사위들이 계열사 경영 일선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정 회장의 둘째 딸 정명이 씨의 남편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셋째 딸 정윤이 씨의 남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대표적이다. 정태영 사장은 지난해 11억3300만원의 급여와 성과급 5억3100만원, 장기근속포상금 6100만원을 포함해 총 17억2500만원을 받았다. 신 성재 사장은 급여 11억 8500만 원과 성과금 2억 8700만원을 포함해 14억90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딸 자원씨의 남편인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도 떠오르는 사위 경영인이다. 신정훈 사장은 지난해 해태제과에서 14억4600만원을 연봉으로 수령했다. 이는 윤영달 회장이 해태제과에서 받은 연봉인 10억8300만원보다 많다. 윤 회장은 크라운제과에서 9억원을 더 받아 지난해 총 19억83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윤영달 회장은 지난 2005년 크라운과 해태의 합병 때 사위인 신정훈 씨에게 해태제과를 맡겼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임우재 삼성전기 사장 등 삼성 일가는 대부분이 비등기 임원이라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사위인 문성욱 이마트 부사장도 비등기 임원으로 이번에 연봉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세계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 등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 대부분이 비(非)등기이사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2000년을 기준으로 이전에 입사한 주요 그룹 3·4세들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있다. 2000년 이후로는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상무, 김동관 한화큐셀 실장 등이 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