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남의 맛을 알고
내려놓음의 맛을 아는 이는
근심과 악행에서 벗어나
진리의 기쁨을 만끽한다.
(법구경)
보석사에는 천연기념물 제 365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수령이 무려 천 백년이나 된 노거수(老巨樹)입니다. 노거수다 보니 신이한 전설이 구전되어 오고,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수행자가 보석사 은행나무처럼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백년세월을 수행한다면 그의 경지는 어떠할까요?
역대법보기(歷代法寶記)에 지선선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국 당나라 때 측천무후는 지선· 현약· 노안· 가은 선사 등 당대에 내로라하는 ‘10대 고승’을 황궁으로 초청했다.
측천무후는 그들에게 물었다. “화상들은 무슨 욕망이 있습니까?”
지선 선사를 제외한 나머지 선사들의 대답은 똑 같았다. “욕망이 없습니다.”
측천무후가 지선 선사에게도 물었다. “화상도 욕망이 없습니까?”
지선 선사가 답했다. “욕망이 있습니다.”
뜻밖의 대답에 측천무후가 다시 물었다. “어찌해서 욕망이 있습니까?”
지선 선사가 말했다. “일으키면 욕망이 있고, 일으키지 않으면 욕망이 없습니다.(生則有欲 不生則無欲).”
이 말을 듣고 측천무후는 깨닫는 바가 있었다. 그리고 달마로부터 내려오는 목면가사와 칙명으로 새로 번역한 화엄경 한 부를 지선 선사에게 내렸다.
수행자는 수행이력에 상관없이 어떠한 마음을 일으키고, 쓰고, 내려놓고, 다시 일으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 마음 작용을 알면 욕망을 일으키기 전이나 일으킨 뒤에나 마음은 한결같으니 무엇에 걸릴 것인가요!
서산대사는 노래합니다. "천지가 진동할듯 큰 웃음소리 들으며 푸른 바다 위 배 한 척 아득히 떠간다. 밤이슬 머금은 국화는 젖어있고 붉은 단풍잎 가을밤을 노래하네."
계룡산인 장곡 합장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법문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