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캐논에서 필름카메라 생산판매를 종단한다고 발표했다.
약 120년전 미국 이스터만 코닥이 필름카메라를 판매하기 시작하여
코닥은 필름 판매를 통해 그 동안 떼돈을 벌었다.
그리고는 디지털카메라를 먼저 개발해 놓고도 필름판매를 고집하는 바람에
일본의 디지털카메라에 밀려 몇년전에 법정관리로 넘어갔다가 최근에 법정관리에서 겨우 벗어났다.
기술에는 왕자가 없다. 끊임없이 연구개발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도태당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카메라 앞에 처음 섰던 것이 초등4학년 때로 기억된다.
흑백으로 된 사진이었는데 현상을 잘못해서 한 쪽에는 허옇게 돼 있었다.
집에 카메라가 없었으므로 졸업할 때 단체로 찍은 사진 외에는 남아 있는 게 없다.
졸업식 때 완장을 두른 사진사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권유해서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식때
돈을 미리 주고 표를 받고 사진을 찍었으나 그들은 돈만 챙기는 사기꾼들이었다.
표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 보았으나 그런 번호는 없었다.
베를 타면서 일본 요코하마에 가서 면세카메라점에 들러 난생 처음으로
내 카메라를 샀다. 돔니 조금 모자라 니콘을 사지 못하고 미놀타를 샀다.
나중에 돈을 모아서 당시 고급카메라에 속했던 니콘포토믹A를 사려고 벼르다가
밑에 있는 부하가 돈을 빌려달라고 사정을 해서 돈을 빌려주었는데 갚지 않아 떼이고 말았다.
그 후 사진에 취미가 붙어 배에서 암실을 만들어 현상도 하고 인화도 했다.
나중엔 스웨덴제 중형카메라도 한 대 구입하여 주로 풍경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국내 출사도 몇번 따라가기도 하고 중국 운남성에도 따라가 일출을 찍기위해 새벽 네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산위로 올라가기도 하였다.
마음같아서는 내가 찍은 사진을 모아서 사진첩을 하나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에 있던 코닥필름공장 종업원이 5천명에서 대부분 직장을 잃었다. 이 대로 가면 필름공장도 곧 문을 닫게 될 것이고
내가 가진 필름카메라도 이제 아무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