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분들의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쓰는 짧은 지식입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소소한 재미이기도 한데... 특히 룰러디자인하며 즐길 때 자주 채용합니다.
크킹하다보면 간지나는 각 가문들의 문장을 보시게 됩니다. 워낙 하다보면 그 문장을 저절로 외우죠. 저도 즐겨 선택하는 가문들의 문장들을 익혀서 척보면 딱이 되죠...
많은 분들이 문장이 이쁘다는 등 멋지다는 등의 이야기들을 하시길래... 이왕하는 크킹 플레이에서 즐거움을 배로 늘리기 위해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즐겨 룰러디자인해서 플레이하곤 하는데... 이때 잘 써먹습니다. 당분간은 몇 백년에 걸쳐 사용할 물건인지라... 간지나면 이쁠 것 같아서... 물론 이 문장 딱 보면 누구랑 결혼할 예정이라는 것도 알게 되죠... 워낙 플레이하다보면 시나리오 상 어디서 어떤 처자 구해올거라고도 이미 계획 중이니까요... ㅎㅎㅎ
문장(紋章 , coat of arms , armories, 독일어로 Wappen)은 원칙적으로 개인에 한해 사용됩니다. 즉 기사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깃발에서 기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원칙적으로 가문이 사용한다기 보다는 어느 가문 출신의 누가 이 문장을 사용한다는 것이 문장 발생의 원론에 가깝습니다. 이를테면 부자형제지간이라도 동일한 문장은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개인 단위로 사용하기 때문에... 만일 아버지가 사용하다 죽으면 그의 장남만이 그 문장을 계승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상 염두해야할 것은 문장은 원래 11세기 경부터 기사들이 전장에 나가 싸울 때 서로를 식별하기 위해 채용했기 때문에... 방패 문양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개인을 구분하는 것이니 문장이라고 동일 가문원이 동일한 것을 사용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 그리고 자손들은 부계와 모계 양 가문의 문장을 계승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모노그램 즉 짝맞춤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양친이니까요... 그래서 좋은 가문과 결혼해야겠죠...
문장은 16세기 이후 기사제도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사라지지만... 그 모방은 현재까지 이어져옵니다. 그리고 문장학이라 하여 일정한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예시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을듯합니다.
제일 유명한 가문인 합스부르크 가문을 사례로 든다면... 실은 이 가문만큼 결혼 잘한 가문도 없어서 다양한 문장들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설명하기 좋죠~
합스부르크 가문은 귀족으로서 백작 지위에 있기 때문에 문장이 존재합니다. 합스부르크 백작들의 기본 문장은 방패 문양에 사자 한 마리가 서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합스부르크가의 초대 황제가 된 루돌프 1세가 사용한 문장을 보신다면... 신성로마황제를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에 가운데 합스부르크 백작을 상징하는 고유 문장을 박아놓았죠. 문장이 뜻하는 것은 황제이며 합스부르크 백작인 나 루돌프라고 알려주는 겁니다.
합스부르크 백작의 기본 문장입니다.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황제가 된 이후 채용한 문장입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인 알프레히트 1세의 문장을 보시면 아버지랑은 좀 다름니다. 황제라서 간지나는 독수리 문장에다 자신은 오스트리아 공작이 되었기 때문에... 합스부르크 백작 문장 대신 오스트리아 공작 문양은 가운데 박았어요. 오스트리아 공작 문양은 알려진대로 적백의 횡선이 그어진 방패 문장입니다.
오스트리아 공작의 기본 문장입니다.

알프레히트 1세의 문장입니다. 가운데 오스트리아 공작 문장을 박아넣었죠.

그 다음은 후손인 알프레히트 4세의 문장인데 황제는 아니었지만 독일왕에 선출되었고 오스트리아공작에다가 결혼으로 헝가리 및 크로아티아 왕을 겸직하였죠. 물론 보헤미아 왕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본 문장에는 보헤미아 왕에다가 오스트리아 공작을 합쳐서 문장을 조합했어요. 거기다가 독일왕이 되면서 독수리 문양을 채용해 간지나는 문장을 조합합니다.
좌측에 보헤미아 왕 문장과 우측에 헝가리 왕 문장
그리고 가운데에 오스트리아 공작 문장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즉 세 작위를 가지고 있는 알프레히트 4세를 뜻하는 것입니다.

이 문장을 황제가 된 후 가운데 박아 넣어서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좌측이 헝가리고 우측이 보헤미아군요.

부계와 모계가 한번에 조합된 문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례는 역시... 합스부르크입니다만 막시밀리안 1세 이후를 소개하기 위해 그의 모친이었던 부르군디의 마리(1457-1482)가 채용했던 문장 부터 소개하죠. 그녀가 양친에게 물려받은 작위는 Duchess of Burgundy를 대표작위로 하여 공작위만 6개였고 후작위이 1개, 백작위가 8개였습니다. 당연히 각 작위마다 문장이 존재하죠. 이것을 한 문장 내 조합해서 넣는겁니다...
그리고 그녀는 부계가 쟝 2세로부터 분파된 카페 가문 내 발르와 가문 후손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부르봉 가문 출신이죠... 그래서 카페 가문의 백합무늬 문장을 차용하고 있죠. 브라반트 공작의 검은 바탕에 황색 사자도 보이고 백색 바탕의 적색 사자 문양은 림부르크 공작 문양이고 황색 바탕에 흑색 사자 문양은 플랑드르 백작 문장에서 차용한 것이죠. 문장 하나 하나 따져보면 문장 사용자의 조상들이 어디 작위를 소지했나가 한눈에 보입니다. 게임하실 때 작위에 따른 문장들을 잘 보세요. 다 하나씩 박혀있을 겁니다... 부르군디이니 로렌과 플랑드르 브라반트 지역의 작위 문양이 다수일 껍니다.
막시밀리안 1세의 모친인 마리 부르군디 여공작의 문장입니다.
공작 관 아래로 그녀가 가진 작위 및 양친으로 받은 작위랑 문장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요.

그녀가 소지했던 작위로는... Duchess of Brabant, Limburg, Lothier, Luxemburg and Guelders. Margravine of Namur 그리고 Margravine of Namur 또한 Countess Palatine of Burgundy, Countess of Artois, Flanders, Charolais, Hainaut, Holland, Zeeland, Zutphen 입니다.
이것들을 모두 물려받은 박시밀리안 1세는... 선조들과는 좀 다른 문장을 채용하죠. 부르군디의 문장이 유입됩니다.
막시밀리안 1세의 기본 문장입니다. 좌측이 오스트리아 문장이고요.
우측은 부르군디 공작령에서 따온 것입니다.
아마도 디종백작 문장일껍니다.

황제가 된 후 채용한 막시밀리안 1세의 문장이죠. 가운데 떡... 박혔네요.

대강 이해하셨을껍니다. 문장을 어떻게 채용하는지를... 이번엔 기본적으로 문장만드는 문장학에서 따온 자료로 설명해드리지요, 일반이론으로 보시면 됩니다. 대충 이런 방식으로 기본 도안을 만들죠. 거기에다 당사자의 가계에 관련한 문장을 첨가하는 겁니다. 사례는 역시... 합스부르크 입니다.

가장 위의 왕관은 신성로마황제 제관입니다. 즉 지위가 황제임을 표시하죠.
그리고... 양편에는 독수리... 제국의 상징!
가운데 보시면 각 작위의 문장이 조합되어 있어요. 문장소지자의 작위랑 가계...입죠~

20세기 초에 채용된 합스부르크 가문의 문장을 소개합니다. 정말 잘 설명된 자료가 있어서 들고왔습니다.
독수리 날개까지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바로 작위에 따른 문장들입니다. 제일 위의 것은 역시 제관...
제관 아래 쌍독수리가 다음과 같은 작위들을 지킵니다... ㅋㅋㅋ
가운데 박힌 문장은 합스부르크-로트링겐 가문의 문장입니다. 우측에 로렌 공작의 문장이 그 증거죠...

달려있는 문장들의 소개입니다. 왕급이면 왕관... 공작급이면 공작관... 실은 작위마다 관 그림이 달라요.

더 자세한 소개는 아래의 이 그림으로 대신하죠. 참으로 잘된 설명 자료입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을 구성했을 때 채용한 문장을 소개해드립니다. 좌측이 신롬에서 내려온 제관이고
우측이 헝가리 문장인데 비딱한 십자가 왕관은 '이슈트반 관'이라해서 헝가리 왕위를 상징합니다. 헝가리의 국보죠...
그 가운데 문장이 합스부르크-로트링겐 가문의 문장입니다. 결국 이 두 개는 모두 내꺼다... 라는 소리죠...
그렇다면... 여러분들의 게임 심미안을 테스트 합니다...
이제 문장만 봐도 그의 가계도가 그려질껍니다... 다 게임 속에서 나오는 문장들이에요~
카를 5세의 문장... 합스부르크의 영광을 한 손에...

이 문장은 프란츠 1세 슈테판의 문장입니다... 다들 이해하시겠죠?
아 붉은 구멍 표기는 토스카나 공작령에서 온겁니다. 바로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죠... 이건 어렵겠네요.

문장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와
단순히 멋지다 이쁘다 이런식으로만 봤었는데 알고보니 흥미롭네요
얼핏 들었었는데 확실히 알아가네요. 굳굳
문장학 대단하네요 ㅎㄷㄷ
네개부턴 정신이 없네요..
재밌게 잘쓰신듯 선생님이 강의하는 느낌이랄까요?
진짜 합스부르크 가문이 이베리아에서 이탈리아, 근동의 예루살렘 문장까지 안보이는 게 없네요 ㅋㅋㅋㅋ
프란츠 1세 문장은 로렌 앙주 예루살렘 디종 까지는 알겠는데..
저 아라곤 문장이 바르셀로나 문장인가요
아니오... 아마 프로방스 문장인걸로 압니다. 로렌 가문은 프랑스계 가문이랑 결혼을 자주해서요.
프로방스백이 아니라 아라곤의 왕관이 맞음요.
르네 당쥬가 아라곤의 왕위계승권을 주장했었는데, 그걸 외손자인 르네 2세가 이어받아서 남은 것임.
헝가리, 나폴리, 예루살렘, 발루아-앙쥬, 바르, 로렌, 아라곤이 르네 2세의 문장, 헬레(파란 바탕의 노란 사자)와 율리히(노란 바탕에 검은 사자)는 르네 2세의 아들인 앙투안이 추가, 토스카나공령은 프란츠가 추가.
@Diogenes 아~ 박식하시네요... 족보 다시 타고 올라가니 르네 당주의 어머니가 아라곤왕녀군요... 아라곤 문장 맞네요.
부르고뉴의 마리의 문장 중 왼편은 전부 막시밀리앙과의 결혼으로 얻은 것이고, 오른편만 상속한 것입니다.
왼편은 중앙의 티롤백작의 문장을 중심으로,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저지오스트리아공작(합스부르크가는 루돌프4세의 사후 분열, 막시밀리안 때 재통합), 오스트리아대공, 크라인공작, 캐른텐공작, 슈타이어마르크공작임.
오른쪽은 아버지인 샤를의 문장인데, 잘 보면 플랑드르백을 중심으로 부르고뉴공작, 브라반트공작, 로티에공작 밖에 없음. 바꿔말하면 빠진게 더 많다는.
예... 결혼 전 문장을 올린다는 것이 결혼 후 문장을 올린듯하네요... 왼쪽이 결혼에 의한 문장이네요. 빠진건 많아요. 원래는 작위마다 문장 다 올리려고 하다가 너무 길어져서 포샾처리할려니 시간 만히 걸려서... 그냥 두었더니 글이랑 안맞네요.
동물들이 죄다 혀를 내밀고 있는데, 뭔가 특별한 의미라도 있나요?
카스티유+레온+그라나다+아라곤+시칠리아+오스트리아+부르고뉴+플랑드르+?+?+브라반트...
독수리는 브란덴부르크 같기는 한데 그게 여기 있을 리 없고. 백합은 발루아 가문 문장인지 아리송하네요.
독수리는 티롤입니다. 바이에른공작 루트비히 5세가 티롤백과 브란덴부르크변경백(금인칙서 이전임)을 겸했을 때 브란덴부르크의 붉은 독수리가 티롤의 문장이 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있죠.
백합은 발루아-부르고뉴가문의 문장임.
아래는... 그냥 막막하네요. 예루살렘하고 바르는 알아보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