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퇴임 후 사저는
봉화산 바위 보이는 생가 뒤 밭
전문가들 '풍수적으로 흉지'
文대통령 사저 예정지 평산마을
산세 아름답고 소나무향 그윽해
2005년과 2006년의 일이다.
노무현 현 당시 대통령은 '퇴임 후 임대주택에 살다가 귀촌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에 맞추러 주택공사(현 LH) 한행수 사장은 공사 소유의 빈 땅들 가운데 임대주택을 지을 만한 곳을 물색하였다.
판교, 수유리, 일산 등 다섯 곳이었다.
필자는 한 사장의 요청으로 후보자들을 주택공사 吳모 이사와 둘러보고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주택공사와 청와대 비서실에서 강연을 한 것이 계기였다.
그런데 얼마 후 대통령은 '퇴임 후 바로 귀향하겠다'고 하였다.
대통령이 사저로 생각한 곳은 생가터였다.
그러나 생가는 당시 남의 땅으로 주인이 팔려하지 않았다.(나중에 구입)
하는 수 없이 생가 뒤 단감나무 밭을 사저 부지로 계획하였다.
2006년 6월 어느 토요일 필자는 청와대 정상문 총무비서관과 행정관 10여 명,
건축설계를 맡은 정기용 선생(2011년 작고)과 현장을 답사하였다.
그날은 대통령의 향 노건평씨 자녀 결혼식 닐이어서 기억이 뚜렷하다.
현장에서 전문가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
필자 차례가 되었다.
'첫째, 옛 무덤들과 가시 덤블이 우겨진 곳이라서 주택 부지로는 부적절합니다.
둘째, 봉화산 쪽 바위가 지나치게 강합니다.
셋째, 옆(봉화산 쪽)에 개울이 있고 그쪽으로 골바람이 부는데,
방위성 북동쪽 鬼門으로 黃泉煞이니 피하는게 좋겠습니다' 고 하였다.
필자의 의견을 옆에서 듣던 경호실 담당자가 '이곳은 경호상에도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거든다.
또 다른 행정관은 '여사님(영부인)도 '여기가 웬지 무섭다'고 하셨어요'라고 덧붙인다.
정 총무비서관이 '그럼 어디가 좋겠는가?'라고 묻는다.
일행은 사저 예정지에서 내려와 마을 입구(진영읍 방향) 산자락 부근을 지목하였다.
마을 입구인 데다가 기존 주택들과 조금 떨어져 진입과 경호도 좋고, 멀리 좌청룡인 봉화산이 편안하게 감싸준다.
그뿐만 아니라 글판 건너 앞산인 '뱀산'이 다정하게 마주라고 있다.
총무비서관 일행은 먼저 떠나고 건축가 정기용 선생과 행정과 한 명이 남았다.
정기용 선생이 점심을 사신다 하여 택시를 타고 인근의 어느 횟집으로 이동하였다.
선생은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과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한 국제적 감각의 소유자였다.
수척한 얼굴임에도 소주 한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튿날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꼐 사저 관련 보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건축과 풍수와의 관계를 알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다.
며칠 후 노건평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통령은 '봉화산 바위가 보이는 곳에 거실과 안방이 배치될 수 있는 사저를 짓기 원한다'고 하니,
원래 계획대로 생가 뒤 말고는 대안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 생가와 봉화산 바위는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늘 화두로 삼는 주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예정지가 공개되었다.
대통령 당선 직전에 살았던 양산 매곡이 아니라(2017년 10월 14일자 조선일보 이 칼럼에서 소개)
양산시 하북면 자산리 313번지일대이다.
지산리는 지산.사리.평산마을 등으로 구성된다.
사저 예정지인 평산마을은 지산마을의 우백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주변 산세가 아름답고 황장목 숲향이 그윽하다.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은 '누추한 집에 새긴 글'에서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당이요,
물이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신령스러운 땅'이라 하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산과 물이 높고 깊어야 신선과 용이 사는 법이다.
기존 사저를 버리고 이곳을 택한 문 대통령의 대지관이 궁금하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