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일까 우연일까?
추석연휴가 지나고난 어느 한가한 오후
컴퓨터를 끼고 인터넷을 한참 뒤지고 있던중
핸드폰 벨이 계속 울린다.
무심코 받아서 수신 버튼을 눌렀는데 그냥 끊어졌다.
ㅠㅠ 내가 또 버튼을 잘못 눌렀나보다.
벌써 몇번째
핸드폰을 신형으로 바꾼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새로운 기능이 서툴어서 매번 헤멘다.
핸드폰을 들고 헤멜때 마다
아들의 효도가 전혀 달갑지가 않으니
효도도 받을 부모가 요긴하게 쓸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나의 사랑하는 아들은 모르는거 같다ㅎㅎ
끊어져버린 전화가
모르는 번호이긴 했지만 받을려고 하다가 내 잘못으로 끊어진거라
그 번호로 메너있게(?) 다시 전화를 했다.
전화속에서 들리는 굵직한 남자 목소리,
전화를 받더니 조금 당황한 투로
자기가 전화를 잘못 걸었었다며 죄송하단다.
전혀 모르는 사이긴 해도 서로 실수를 미안해 하며
훈훈하게 전화를 끊었는데 .....
그 후~ 또 전화벨이 울린다. 같은 번호다.
또 잘못 걸었구만.. 픽~ 웃으며 그냥 끈어버렸는데
그 후로도 계속 벨이 울린다.
끈으면 또 울리고~ 그러기를 수차례, 나중엔 은근히 약이 올랐다.
젊은 사람이 한번 전화를 잘못 걸었으면 말아야지
미련하게 계속 같은번호로 전화를 몇번씩이나 하는거여?
다섯번째 전화가 울리길래
야단을 좀 쳐야지 싶어서 전화를 받아서
퉁명스런 목소리로 "여보세요~" 를 외치는 순간
그 쪽에서 아! 네~~반갑게 전화를 받는다.
" 아까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해보니 전화속의 음성이
귀에 많이 익은 목소리라 혹시나 ~ 해서 "
확인차 전화를 다시 했노라고 했다.
난 전혀 모르는 목소리라 여전히 퉁명을 떨며 누구냐고 했더니
그 젊은이 말이
" 저~ 여긴 제주도 거문오름 아래 팬션 인데요,
혹시 추석전에 전화 하신분 맞으시죠? "
확신에 차서 묻는다.
" 아뿔사! 거문오름 팬션 !! "
그제서야 생각이 난다 추석 전 제주도 숙소를 알아보며
딱 한번 통화한 곳인데
내 목소리를 기억을 하다니!! 신통방통 신기통 , 놀라운 일이로다.
귀가 매우 민감한 젊은이 인지고...ㅋㅋ
일육회 여친들의 이번 가을여행을
제주도의 오름 투어로 결정을 하고나서
그때 우리가 묵을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중
추석전 최종적으로 알아본 숙소가 바로 이 팬션이었다 .
그때까지 알아본 숙소중 마음에 제일 들었던 곳이라
추석을 쇠고나서 결정지어 전화를 하겠노라 했었는데...
추석을 솨고 나서는
내 마음이 조금 바뀌어 다른 곳을 더 알아보고 정할려고
이날도 부지런히 검색을 하고 있던차에
느닷없이 잘못 걸려온 전화 한통에 엮겨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허~참~~~~~~
꼭 예약을 하겠다고 약속을 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의 90푸로 정도 마음에 들었던 곳이라
추석을 지나고 나서 곧바로 전화를 해서 답을 줘야 했는데
전화도 하지않고 갑자기 전화를 받게 되니
속으로 찔끔, 민망 하더라구.
게다가 다른 숙소까지 알아보고 더 마음에 드는곳이 있어
그 곳을 결정 하기 직전이었으니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몰래 혼자 훔쳐먹다가 들킨 사람처럼
괜히 버벅대고 있는데
그 쪽에서 내게 물었다. " 숙소예약 결정 하셨냐고 ?"
용기를 내서, " 죄송하다, 다른곳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가부간의 전화를 먼저 해주지 않았으니
조금은 미안한 감은 있었지만 그렇게 마무리를 짓고
다시 알아본 다른 숙소를 예약할려고
총무님 한테 문자까지 보냈는데
바로 그때 ," 띵똥~ " 장문의 문자 한통이 왔다.
그 팬션 주인이 보낸 문자다.
순간 당황, 내가 뭘 잘못했나? 약간 겁먹은 마음으로
문자를 들여다 보니...
내가 예약을 안하게 된 이유로 딱 한마디 말한게
팬션주인의 마음에 많이 걸렸던 모양,
장문의 문자에는 내가 이유로 내세운 문제에 대한 해명과
때에 따른 팬션의 상황과 지금의 본인 심정을
긴 사연으로 조근조근 설명해 놓았고
마지막으로 뜻밖의 제안을 내게 해왔다.
내가 처음 그 집에서 예약을 할려고 했던 숙소보다
더 넓고 환경이 좋은, 그 집에 있는 여러채의 팬션들 중에
가장 좋은 독채팬션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우리에게 제공 하겠다는 제의와
이번에 우릴 꼭 자기 팬션에 모셔서 성심 성의껏
최선을 다해 마음에 들게끔 하겠으며
만약 우리마음에 조금이라도 불만스러운게 생긴다면
숙박비를 전액을 받지않겠노라~ 며
팬션 전경과 내부인테리어 모습들을
상세히 찍은 여러장의 사진까지 보내왔다.
작심을 한 모양, 팬션 사장의 뜻밖의 호의와 적극적인 태도가
약간 부담스럽고 미안하긴 했지만
솔직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
별 볼일 없는 할매들을 꼭 모시고 싶다니 ,, 으쓱~ 힘이 나네
이런 융숭한(?)대접을 받을려고 내가 그 말을 한건 절대 아닌데
그냥 이유를 말 안할려고 하다가 한 한마디가
작금의 사태에 이르게 하였으니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더니,,,,내가 버벅대며 한 말 한마디가 팬션주인에게 조금은 자극이 된 모양,
더구나 숙박문제 외에 우리가 조금 염려하고 있는 부수적이 조건들까지
처음과 달리 흔쾌히 들어주겠다고 자진해 와서 찝찝했던 문제까지 깔끔히 헤결이 되었고
무엇보다
젊은 사람이 이렇게까지 허리를 굽히며 나오는데
그래! 자존심 한번 살려주자~
난 이미 마음은 정했는데 곧바로 답하기엔 너무 속이 보일것 같아
내 큰 머리를 한동안 굴려야 했다.
어찌됬건
숙소건은 이렇게 누이좋고 매부좋게 훈훈한 결론을 지어이제껏 제주 여행의 숙소중가장 좋은 조건인 쾌적한 환경과 착한 가격으로
우리 열한명의 할매들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 오름
그 아래, 곶자왈 숲속에서 대접을 받으며 3박을 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사람의 관계라는게 인연이 이어질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게 되어 있는 모양,
평소에
난 모르는 전화번호가 뜨면 절대 전화를 받지않는다.
근데, 이날따라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을려고 하다가
잘못해서 끊어졌는데 평소 나 답지않게
다시 전화까지해서 확인 할려고 한 과잉친절이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평소에 절대 않하던 짓을 왜 하게 되었을까 ? ??????????정말 모를 일이다.
그동안 우리 일육회 여친들이 제주도를 다닌지 10여년,
28개의 올레 코스따라 지금껏 내가 알아 본 숙소만 해도
제주도 전역에 걸쳐 몇백군데가 된다해도 과장된게 아니다.
제주도 곳곳의 숙소는 물론 식당들, 대중교통등
제주본토민들보다 더 체계적으로 빠사하게 알게되어
아~~ 내가 10년만 젊었다면 ,,,,
제주 전문 가이드로 나가도 느끈히 해낼 자신이 있는데,,,
물론 공식적인 근거가 전혀없는 내 개인의 생각이니
좀 미깔 스러워도 괘념치 마시길~^^
이렇게 우리 일육회 여친들은
지난 봄 부산투어에 이어 가을 여행은
다시 또 제주도로 방향을 바꾸었고
제주올레길 완주는 이미 다 끝마쳤으니
이제 부턴 제주도에만 있는 특이한 오름들을 탐방할 예정인데
세월이 감에 따라
예전보다 몸들이 많이 쇠약해져 가고는 있지만
천천히 여유를 갖고 우리의 몸상태에 맞추어
맞춤여행을 할 것이고
육지와는 색다른 바다건너 환경과 풍경을 만끽하며
맛난 음식에 친구들과 밤낮을 함께 뒹굴면서시간의 구애없이
수다를 즐기는 것 만으로도
남은 삶의 활력소를 얻어 오는 것이니 친구들의 칭찬과 응원까지 있다면
용기 백배 하여 힘이 불끈 불끈 솟아 오를 것이라 생각되니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혹시 같이 동행하고 싶다는 회원들 계시면
용기내서 손짓 보내시면 올친 11명과 의논하여
함께 하는 방향으로 하것습니다요. ^^
일육회 가울여행을 준비하며 ~
첫댓글 팬션 3박에 기대가 커지네 그 젊은이의 적극성이 맘에 든다
네 목소리를 기억한 건 그 젊은이의 센스일까 아님 네 목소리가 이뻐서일까 그것이 궁금하네 ㅋㅋ
귀가 아주 민감한 사람?
딱 한번 통화했는데,,, 알아봐서 놀랬어
더군다나 난 그쪽에는 연락 안할려고
생각하고
딴곳 예약 진행중이었는데,,,,
전화와서 난감 했고
나중 문자와서 난감했고 ,,,
결과적으론 아주 잘된거지만
가서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가고싶다. 시간을 올려 주세요. 고운노래 전담하고 있는 남포등(조남호)입니다.합격시켜주세요.
우선 관심 가져줘서 고마워
근데,10여년에 걸쳐 제주를 13번을 가는동안
남친들이 참석한건 딱 두번 , 두번다 인원이 5명은 갔었는데
그후 , 가고싶은 남친 한두명은 있었어도 인원미달로 못갔었어
여친들이야 한두명 더 간다해도
현재상태에서 추가인원으로 넣으면 숙소나 분위기나 합류가 가능한데
남친들은 불가능, 적어도 서너명은 되어야
숙소도 분위기도 맞출수가 있다네
미안해, 지금 상태에선 함께 갈수가 없네
그렇다고 여장을 하고 오랠수는 없잔여 ? ㅎㅎㅎ
미안 해여~ ~ 이해해 주기를~~^^
@향수기 괜찮아! 고마워
우연이 인연이되면 더욱 좋은 관계가 되겠지.
곶자왈의 숲속에서 3박이 엄청 기대되네.
주인장 얼굴이 보고싶네.
수고한 덕분이로세.
너무 파격적인 조건이라
얼떨떨 해
예약하며 통화했는데
내 얘기듣고
마누라와 의논해서 과감하게 결정한거라
뭐든 불편없이 해주겠다고
그래도 되느냐고 했더니
이번에 우릴 꼭 자기집으로 오게해서
최선을 다해 모셔서
억울한 누명(?) 을 벗고 싶디야 ㅎㅎ
그래서 내가 그랬어
가서 겪어보고 숙박후기는
기똥차게 써줄수 있다고 ,,, 했더니
제일 고마운 말씀이라고 그거면 된데
일단 가서 겪어보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