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讀>한자문맹, 漢字文盲

근자,
각종 소셜미디어를 들끓게한 해프닝이 있었다.
한 대학의 조교가 해당 학생들에게
‘금일 자정 이후로 과제물을 제출하면
매일
점수가 20점씩 감점되니
서둘러 제출해주기 바란다‘는 공지를 남겼다.
다음날,
그 공지를 읽은 한 학생이
그에게 메시지로 질문한다.
‘과제제출 금요일 아닌가요
그런데
금일 자정까지라고 하네요.‘
조교가 답했다.
‘금일(今日)
금요일의 줄임말인 금일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뜻입니다.’
학생이 반박했다.
‘평가자라면
오해의 소지가있는
단어를 쓰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아마도
이런 혼란과 혼동은
수없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언어생활이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 해프닝에 대한 반응은 양쪽으로 갈렸다.
‘아니,
명일,익일같은 말도 모르는
대학생이 정말 있는가.’
‘중,고등학교에선 뭘 가르치는가.’
‘이게 대체 왠 하향평준화냐.’
그러나
반대도 있었다.
‘조교의 배려가 부족하다.
’‘AI기 대세이고
법원 판결문도 쉽게 바뀌는 세상에
저런 한자어를
계속 고집하는것도 문제다,‘
이 해프닝의 핵심은
한자문맹(漢字文盲) 때문이다.
표음문자인 한글에는
‘금’이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표의문자인 한문에는
소리는 ‘금’ 이되 뜻은 여러 가지다.
그 조교는 금일今日,
즉
오늘이라는 의미로 썼고
학생은
금요일의 줄임말인
금일金日로 읽은 것이다.
소리는 금 이지만
그 의미는 전혀다른 것이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北자도
敗北인경우는
패북이 아니라 패배로 읽는게 한자다.
우리동네 파출소벽에는
커다란 플레카드가 걸려있다.
거기에는 한글로
‘보행사고 다발지점,
운전자는 방어운전,
보행자는 안전보행. 이라고 적혀있다.
비록
한글로 쓴 플레카드지만
거기에는
한글문장은 하나도없다.
步行者 事故多發地占
運轉者는 防禦運轉 步行者는 安全步行.
풀이하면
걷는 사람들이
자주 사고를 당하는곳
운전하는 사람들은 사고를 막는운전으로
걷는사람들은 안전하게 걷자는 뜻이다.
조교가 쓴 今日정도가 아니라
백퍼센트 한자문장이
지금
대한민국 경찰관서 벽에 걸려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날까.
우리말의 70%정도가
한자단어이기 때문에 생기는
‘정착된관행’ 때문이다.

또하나,
이제는 누구나 ‘승강기’ 하면
그게
엘리베이터를 가르키는 말인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승강기가 昇降機 인줄은 모르고 있다.
昇오를승,
降내릴강,
機배틀기가 그 뜻이다.
한자와
그 뜻을 모르는 것을
한자문맹(漢字文盲)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한문문장을 우리말로 풀어보자.
한글학자 최현배선생께서는
비행기를 ‘날틀’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 비행기를 날틀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하나,
花子大學校(이화여자대학교)는
‘배꽃나무게집에 큰배움집’이 된다.
그런데
이대학생들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왜일까.
우리말의 70%가 한자로 되어있고
그게 그대로굳어
한글로만 표기해도
뭔 말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2005년에 만들어진
국어기본법의 부칙2조에 따라
‘한글전용시대’에 살고 있다.

한글단어에
한자를 같이쓰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한글전용이다.
문제는
오랜세월 써 내려온 한문단어들을
한글로만 쓸때의 혼란이다.
今日과 金曜日이 그런경우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때
엄친앞에서 방석에 좌정한후.
먼저 먹을 갈았고
다음엔
붓으로 먹을찍어 연습장인 신문지위에
한문의 한획,한획을 그어가면서
천자문을 배웠다.
덕분에
평생 한자 때문에 겪은 어려움은 없었다.
우리모두는 외국어를 배운다.
국제어인
영어가 우선이지만
한문문화권이라는 지리적 조건을 생각하면
한자어공부는 필수다.

오른쪽 일본,
왼쪽의 중국은 한자어 나라들이다.
동남아
여러나라들도 한자문화권이다.
현대를
살고있는 교양인이라면
한문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할
생활조건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자문맹은 면해야한다.
한자의뜻을 알고 글을쓰면
그 내용에 깊이가 생기고
표현이 분명해진다.
우리한글은
세계최고의 표음문자다.
여기에
표의문자인 한문까지 구사할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그걸
실력이라고 부른다.
당나귀는 예루살렘에 가도 당나귀다.ㅡ유대인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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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자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도 됩니다 한자문맹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