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축제의 거리는 한가하기 그지 없었다. 구경하는 사람들, 즐겁게 물건을 파는 사람들 너나 할 것없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지만 난 그러질 못했다. 어서 빨리 다른 사방신들과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다.
"대..대체...하아...어디있는거야...하아.."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 멈춰선 나는 내 옆에서 나와 똑같이 숨을 고르는 아르시안에게 돌아가라 입을 열 무렵
아까 우리가 있었던 곳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나는 아르시안에게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입술을 깨물고
서둘러 뛰기 시작했다.
*
"제법입니다."
"....."
커다란 청룡도를 쥐며 맞서는 청룡. 무척 힘이드는지 그의 얼굴엔 땀이 송글송금 맺혀있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백스터는 여유로웠기 때문에 무척 불리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크윽.."
순식간에 팔을 스치는 검은 기운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며 언제라도 청룡을 공격하기 위해 꿈틀대고 있었다.
청룡은 자신이 혼자서 백스터를 이기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힘을 사용한다면...
"적과 마주보고 있을 땐 그 어떠한 생각도 불필요할 텐데요."
백스터의 옆에서 꿈틀대던 검은 기운이 청룡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뻗어왔다. 청룡은 비릿한 미소를 짓고는
손을 뻗어 결계를 만들었다.
"결계."
파지직-
결계에 닿은 검은 기운은 스파크를 일으키며 소멸되었고 백스터는 청룡에게서 뿜어지는 엄청난 기운에 몸이
떨려옴을 느꼈다. 마족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그 속은 요괴. 아무리 상급요괴라도 진정한 청룡의 힘은 무시
하지 못할 만큼 엄청났다.
"청룡 해방인가요?"
백스터의 말에 청룡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청룡의 모습은 아까와는 틀린 무척 강압정인 기운이 풍겨왔다.
동공이 가늘게 좁혀졌고 그의 얼굴엔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기하학적인 문신이 그려졌다. 청룡이 쓰던 청룡도는
이미 사라져버렸고 대신 그의 목에 작지만 오묘한 푸른 빛을 내뿜는 구슬이 걸려져있었다.
[꺄하하!! 해방이다!!]
청룡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부드러운 음성이 아닌 흥분한 낯선 목소리였다. 백스터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짐작했고 또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오랜만에 마시는 바깥공기란...]
공기를 흠뻑 들이키며 청룡은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있었다. 백스터는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느꼈는지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무시당한다는게....얼마나 기분이 나쁜지 아십니까? 진청룡."
백스터의 목소리에 이제서야 상황을 깨달았는지 청룡이 눈을 깜빡거리다가 미소를 지었다.
[저녀석 하나땜에 날 해방시키다니.. 멍청한 녀석.]
청룡의 말 속엔 미소짓는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차가움이 들어있어서 더욱 무섭기 그지없었다. 청룡은
백스터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목에 걸려져 있떤 작은 구슬이
빛을 발하더니 다시 사라져버렸다. 백스터는 주위에 흩어져있는 기운을 읽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넓은 결계라니. 그것도 강력한 결계를 몇 겹씩이나요."
백스터의 말에 청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니까짓하나 소멸시키자고 파트너가 다니는 학교를 소멸시키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청룡의 말에 백스터는 또 한번 눈꼬리가 올라갔다. 청룡의 말은 백스터를 하찮은 존재로 보는 것이 다분한
어투였기에 예의(?) 많은 백스터로서도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자신만만핮시지 않으시는게 좋을겁니다."
[그건 내가 할 소리야.]
그 말을 긑으로 둘의 모습은 겹쳐지며 엄청난 파란을 일으켜왔다.
*
멀리서 청룡의 힘을 감지한 주작들은 그쪽으로 서둘러 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가빠른 숨을 내쉬며 뛰어오는
하렌과 마주쳤다. 그녀에게서 상황을 전달받은 그들은 한껏 얼굴을 굳히며 서두르기 시작했다.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질질 끌어가며 달리고 또 달렸다. 한 손에는 아르시안의 손을 잡고.. 몇 분이 흘렀을까?
청룡의 힘을 감지했는지 아까 백스터와 마주쳤던 장소로 향하고 있는 사방신들을 볼 수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그들이 어찌나 반가웠던지.. 그 느낌을 천천히 느낄 새도 없이 난 헐떡이는 숨으로 그들에게 간신히 상황을 전달
할 수 있었다.
"하아...하아..."
"더 이상은.. 힘들어요."
검으로 달련된 내 육체와는 다르게 아르시안은 여느 평범한 여자아이와 다름없었다. 그때문에 아르시안은 땅에
주저앉아 버렸다. 난 사방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그냥 여기에 남기로 하는 것이 더 옳을거라 생각했다.
그 요괴가 바라는 것은 나니까.
"저는 그냥 놔두고.... 하이에린님은 동료들에게로 가세요...전 괜찮으니까"
동료라... 나는 그말을 곰씹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찮아. 굳이 내가 없어서 그들은 잘 해낼 수 있으니까."
아르시안은 더 이상 나에게 말을 걸지않고 가빠른 숨을 진정시켰다. 나도 상당히 지쳐있었기에 그녀의 곁에
조심스레 앉아 걱정스러운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
"크윽...하아...컥.."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하는 백스터. 그의 날개에서도 피가 흘렀으며 붉은 깃털도 사방에 널려있었다. 거기다 팔이
부러졌는지 그는 왼쪽 팔을 오른손으로 잡으며 겨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청룡은 너무나도 여유
로운 모습으로 백스터에게 말했다.
[고작 실력이 그것뿐인가? 하긴 요괴주제에.]
"아니...요...컥...하아... 더 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백스터는 거의 소멸 직전까지 가고 있었다. 고작 한 두번. 청룡의 힘에 고작 한 두번을
당한다면 여느 요괴와 다름없이 백스터도 소멸이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이제 그만 소멸시켜주지.]
청룡은 목에 걸려진 작은 구슬을 쥐며 백스터를 바라봤다. 그러자 청룡의 앞엔 엄청난 기운이 한데 뭉쳐진 미밥이
형성되었고 백스터는 더이상 남아있지 않은 힘을 쥐어짜며 어둠을 소환했다. 백스터가 소환한 어둠도 상당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지만 청룡이 비할바는 못되었고 곧 그 두개의 힘은 서로 부딪혀버렸다.
쾅-
그 두 힘이 부딪히자 주위엔 폭풍같은 바람이 불어왔다. 백스터는 일어설 힘도 남아있지 않아 그 바람에 휩쓸려
땅에 나뒹굴었다. 청룡은 간단한 결계를 형성시켜 그 바람을 막아내었고 어느정도 주위가 진정이 되자 모든
결계를 없애버리고 쓰러져 있는 백스터에게 다가갔다.
"끝이다."
어느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청룡의 손엔 청룡도가 쥐어져있었고 그 검날은 백스터에게로 향해있었다. 백스터는
이것이 끝이라 생각했는지 피식 웃었고, 본래의 요괴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렇게... 끝날거라....생각하지마십시오....저희들의 왕이.."
푹-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백스타가 쓰러져있던 자리에는 핏자국하나 보이지 않았다. 백스터가 마족의 형태로 있을때
흘렸던 붉은 깃털도 사라졌고 오직 그 자리엔 청룡만이 존재했다.
"왕이라...."
백스터가 마지막으로 말했던 말을 꺼리직하게 내뱉던 청룡은 곧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뒤늦게 그곳으로
온 사방신들이 쓰러진 청룡을 부축해 양호실로 데려갔다. 사건은 그렇게 끝나려하고 있었지만...
*
수정완료!
첫댓글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재미있어요~>_<!! 제가 너무 많이 늦어 버렸네요.ㅠ.ㅠ 죄송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읽었어요+ㅁ+!! 하렌이 영지를 소유하게 된것도 잘됬지만... 백스터... 눈치없게 즐거운 축제날에 공격을 해오다니+ㅁ+!! 아무튼 다음편 기대하고 있는거 아시죠~>_<? 업쪽 매번 감사하구요~ 업쪽 꼭!! 주세요+ㅁ+!!
네~~~~ 당연히 드려야죠!!! 굳이 업쪽 부탁 안해주셔도 제가 먼저 보내드릴께요~ㅎㅎ 요전번엔 업쪽이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몸상태가 좀 그러니 소설은 못 올리겠고 내일 학교가 빨리 끝나니까 내일과 방학식하는 목요일날 각각 한편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