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타협은 정당한가 - 양성일 신부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보좌 신부 시절, 청년회에서 전례에 대한 토론을 할 때였습니다. 어떤 청년이 “왜 미사 때 반바지를 입지 못하게 하고, 찢어진 청바지나 짧은 옷을 입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요. 복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 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어찌보면 참 당연한 말이고 쉽게 수긍이 갈만합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행하는 신앙과 신앙심에 대해 대단히 너그럽게 판단하고 타협하는 실수를 잘 저지릅니다. 우리는 미사와 전례에 참여하는 우리 마음 자세와 기도생활에 얼마만큼의 정성이 들어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분이 누구이신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제가 청년들에게 한 말에 공감하시나요? 세속의 이익에는 쉽게 타협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신앙에 있어서는 내가 편한 방향으로 아주 쉽게 타협해버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타협의 순간을 바라보고 판단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 우리가 타협해야 하는 그 순간 주님을 떠올려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