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길어져 봄에 시작된 전쟁은 그해 겨울에야 끝났다. 혹한의 추위를 견디며 귀국길에 오른 환공은 지름길을 찾다 길을 잃었다.
진퇴양난으로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 때 관중이 말했다. "이런 때는 늙은 말의 지혜[老馬之智]가 필요하다."
그의 말대로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놓고 그 뒤를 따라가니 얼마 안 돼 큰길이 나타났다.
🐜 길을 찾아 돌아오던 병사들은 산길에서 식수가 떨어져 심한 갈증에 시달렸다. 이번에는 습붕이 말했다. "개미는 원래 여름엔 산 북쪽에 집을 짓지만 겨울에는 산 남쪽 양지 바른 곳에 집을 짓고 산다. 흙이 한 치쯤 쌓인 개미집이 있으면 그 땅속 일곱 자쯤 되는 곳에 물이 있다."
군사들이 산을 뒤져 개미집을 찾고 그 아래를 파니 샘물이 솟아났다. [한비자]<세림편>
🦄 한비자는 이야기 끝에 자신의 생각을덧붙였다.
"관중의 총명과 습붕의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지금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음에도 성현의 지혜조차 배우려 하지 않으니 잘못된 일 아닌가."
🦄 늙은 말의 지혜, 노마지지(老馬之智)는 하찮아 보일지라도 장점이나 지혜가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