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부진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기아 마해영(34)이 타격폼에 칼을 대고 5월 반전을 노린다.
마해영은 지난주부터 박승호 타격코치의 집도로 타격폼 수술에 들어갔다. 부진의 근본 원인인 ‘타이밍’을 찾기 위해 스탠스와 스트라이드를 손봤다. 오픈스탠스 때 지나치게 벌어지는 왼발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약간 당겨 폭과 각을 줄였고, 스트라이드의 폭도 줄였다. 눈에 확 띌 정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10년 넘게 뇌에 각인된 몸의 움직임을 고치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박승호 코치는 2일 “젊었을 때는 오픈스탠스로 명성을 쌓을 수 있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순발력 등이 떨어지면서 타이밍을 못 잡았다”며 “오픈스탠스 자체는 지금 손볼 수 없지만 조그마한 변화로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해영의 올 시즌 타격을 보면 과도한 오픈스탠스로 왼발이 지나치게 벌어져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중심을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여기에 스트라이드의 폭도 커 타격 때 대부분 타이밍이 늦었다. 공이 배트의 중심을 비껴가기 일쑤였고 내야땅볼이나 빗맞은 플라이타구가 많았다. 여기에 선구안도 좋지 않았다.
3일 현재 타율 0.209, 1홈런 13타점으로 선발출장하는 기아 타자 중에서 거의 꼴찌 수준이다. 지난해 말 4년간 28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대박을 터뜨리며 기아 중심타선을 이끌 것으로 보였지만 계속되는 부진에 하위타선으로 밀리더니 최근에는 선발에서조차 제외되고 있다.
기아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내년 전지훈련 때 오픈스탠스 자체에 대한 전면 수정도 고려했던 눈치다. 그러나 박 코치는 “전성기이거나 젊은 나이라면 가능한데 지금 시점에서 마해영이 오픈스탠스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그는 올초 하와이 전지훈련 때도 타격박스 앞에 방망이를 놓고 왼발이 그 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스트라이드 폭을 줄이기 위해 애썼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기 위해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마해영은 “곧 좋아질 것이다. 그냥 지켜봐주면 좋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극도의 부담감으로 말문을 닫은 ‘마포’ 마해영의 5월 변신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