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10일 아침 새벽4시 뒤숭숭하게 설친 새벽잠을 깨고 일어났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는데 부슬 부슬 비가 내린다
장도에 오르는날 비가 오는걸 보니 잘 살려나봐..라는 말로 나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한다
일주일여 불면증으로 인해 공황 상태에 있던 나의 몸을 어찌추스릴 수 있을까
여전히 엄습해 오는 불안감
공항 도착해서 출국 수속 밟고 롯데리아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
살기위해 먹는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구겨넣는 빵 조각은 이내 거부반응을 나타난다
고국과의 짧은 이별을 하고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나.. 큰 숨을 들이쉬며 어깨에 힘을 싫는다
과연 비행기에 몸을 싫고 가는 내내 이 몸으로 버틸수 있을까?
여전히 엄습해 오는 체력에 대한 불안감 이미 엎지러진 물, 담아낼 수 있는건 마지막 남은 체력
온전히 정신력으로 버티는 길 밖에 없다
그렇게 집중 또 집중......
10시 30분 비행기에 탑승 11시 이륙하는 30여분이 내겐 아주 오랜 시간처럼 머물러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생긴일]
10일 오후 5시30분 6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마치고 도착했다
이곳 공항 대합실에서 무려 5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대합실에 들어선 나는 긴 의자가 눈에 띄자 풀석 주저 앉으며 피로를 쏟아낸다
한시간여 그렇게 무기력하게 앉아 시간을 보내고 나자 배가 고프다
이리저리 식당을 찾아 보았으나 일층엔 간단한 토스트 가게만 보인다
이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귀찮다는 생각이든다
토스트 빠에서 오렌지 쥬스 한잔과 토스트 세조각으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했다
넘어갈리가 만무하다
살기위해 억지로 구겨 넣었다는 표현이 맞겠지......
전자 게시판을 둘러 보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내가 타고 갈 비행편명은 등록되지 않고 있다
(기내에서 오는 동안 한국인 여승무원이 알려주었던... 게이트가 바뀌기 쉬우니 수시로 전자 게시판 확인하라던 생각이 나서였다)
c24게이트 앞으로 자리를 옮겨 긴 의자위에 누워 버렸다
한 순간 몰려 오는 피로가 나를 지탱하기 힘들어서였다
한 시간여 그렇게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나 보다
다시 전자 보드 앞으로 가 보았다
여전히 내가 타고갈 비행 편명과 게이트 이름은 올라 있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가 타고갈 비행기 뒤쪽의 스케줄은 쭈욱 올라와 있는것이 아닌가
게이트가 바뀌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다시 c24게이트 앞으로 돌아온 난 그곳 게이트 전자 게시판에서
내가 타고갈 비행기는 변함없이 이곳에서 밤10시10분 오픈 타임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게이트가 잘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렇게 긴 시간을 보내는 내 마음은 오만 가지 생각으로 가슴을 억누른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10시가 넘어서고 게이트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나는 시계를 바라본다
10시 15분 아직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20분이 되어도 .....순간 불안감이 엄습한다.. 설마 무슨 일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게이트 앞으로 달려가 서성이던 경비대 직원에게 비행기 티켓을 내밀며
이 게이트가 맞느냐고 손짓을 하며 물었다 그가 맞는다고 고개를 끄덕여 준다
그 순간 어떤 승객이 문앞 위에 반짝이던 전광판에 새겨진 글자를 보더니
여기가 아니야 c15게이트야 하며 소리를 지르더니 쏜살같이 달려가는 것이었다.......
아니 이럴수가 그곳에는 내가 타고갈 비행 편명이 c15게이트에서 이미 9시 50분부터 출국 심사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표시였다
비행 이륙시간이 10시 40분이라고 쓰여진 티켓을 들고 나는 정신없이 대합실을 달렸다
일주일여 공황 상태에서 겨우 몸을 추스리고 이곳 까지 온 내게
어디에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숨이 턱에 찰정도로 달려가 찾아낸 게이트 앞에는 아직 출국 수속이 진행중이었다
쏟아지는 기침을 누르며 직원에게 내가 타고갈 비행 편명을 대니 맞다고 한다
손 가방과 케리어를 검색대위에 올려놓고 수속을 마친 나는 그래도 불안해서 출국장 게이트 직원에게 또다시 묻는다
맞는다고 한다.....
에고 에고 어쩔뻔 했는가 영어도 안되는 국제 공항에서 미아가 될뻔하지 않았나...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안정을 하고는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자리를 찾아 앉은 나는 그래도 잠시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승무원에게 시드니 행이 맞느냐고 물어보았다..ㅎ
확인이 끝나자 불과 10여분 사이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불안감에서
안도의 한숨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있다
뭐가 어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시드니행 비행기에 몸을 싫은건 확실한 것이었다
이렇게 우여 곡절을 겪은 나는 깜깜한 밤 하늘을 7시간여 또 다시 가야한다.....
[꿈의 나라 호주 시드니 도착]
그래도 아직 두시간여를 날아야 약속의땅 시드니에 도착한다
또다시 토막잠에 빠져들지만 깊은 숙면을 하기란 여려웠다
부산한 승무원들의 발자국 소리에 잠을 깬 나는
멀리 하늘에 펼쳐진 하얀 구름이 비행기의 날개를 스치듯 지나가며 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보았다
그래 이렇게 밟아오는 아침 해가 매일 뜨잖아 내게 주어진 삶속에서도.........
비행기가 착륙하자 내 가슴엔 또 다시 잔잔한 물결이 인다
입국 수속이 까다로운 호주 ...
긴 행렬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본다
입국 심사 직원에게 영어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 어찌해야할까?
에이 어찌 되겠지... 사람사는 나라에서 설마 손짓 몸짓으로라도 통하겠지
영주 비자 라벨과 사정상 미리 만들었던 거주여권 두개를 내밀며 다가서자
뭐라 말하는데 알아듣지를 못하겟다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고 말하자 직원이 웃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허즈번드? 냐고 묻는다 아마도 남편의 초청이냐고 묻는것 같다
'마의 손스' 라고 대답하자
뭐가 통했는지 흐흠 '손스?' 하며 다른 직원에게 두개의 여권을 가지고 질문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도장을 찍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영어로 말해주는데 잘알아듣지 못하겠지만 그중에 해피라는 단어가 들린다
아마도 호주에서의 생활이 많이 행복하기를 빈다라는 뜻인것 같다
이국에서 첫번째로 만난 사람에게서 받는 인사치고는 기분 좋다
댕큐 베리마치 라고 웃으며 대답해주고는 입국을 통과했다
이번엔 내가 들고간 수하물을 통과하는 일이다
수하물 팬 벨트에서 두개의 짐을 찾고
들고간 컴퓨터 데스크탑 손가방 하나를 캐리어에 싣고는 엑스레이 투시대앞에 섰다
입국 카드를 내밀자 직원이 김치? 고추장? 고추가루? 라는 한국말을 하며 나를 쳐다본다 ㅎㅎㅎ
이런 일이.... 이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져가다 적발된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물품에 대한 단어들을 듣게 된 것이다
노오.....라며 손짓으로 강력한 거부의사를 표현하자 '감사합니다' 하고 한국말로 대답한다
짧은 단어였지만 호주를 들어서며 이국인에게서 들었던 한국말은 내게 묘한 기분을 자아내게 하였다
캐리어를 밀며 힘차게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발을 내딛었다
이곳이 내가 지천명을 뛰어넘은 늦은 나이에 꿈을 펼치기 위해 찾아온 호주라는 약속의 땅이다
이곳에 도착한지 꼭 한달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잦은 불면증으로 힘들어 하곤 있지만 행여 잊혀 질세라 메모해둔
기억들을 되살려 일기를 써보았습니다......
아직은 작품 활동은 꿈도 못꾸고.... 이렇게 가끔 살아가는 이야기로 테산님들 찾아 뵐께요.
새해 모든님들께 건강과 행운히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종이상자님.... 정말 반가워요... 이렇게 덧글로 만나니 새로운 기분인걸요...그간 잘 계시죠? 공도 많이 늘으셨을테구요... 올해엔 장족의 발전 있으시리라 믿습니다...이렇게 라도 자주 만날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멀리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산책길에서....건강하세요...^^
아름다운 친구야....머나먼 남쪽나라....그래도 씩식하게 잘적응하는 모습이 선하다...슬슬 운동도 하시면서 이국생활의 즐거움 찾으시길......팟팅이여~~!!
시티 중심에 자리를 잡다보니 운동 할곳이 없네요.... 시티를 조금 벗어나면 코트장이 더러있다는데 트레인 타고 가는것도 만만치 않고 이제 더 적응되면 한인 테니스 회가 있다니까 한번 찾아봐야죠...즐거운 알 찾기가 아직은 그리 쉽지는 않네요.... 서서히 찾아가야죠..ㅎㅎ ^^
그래도 용기가 대단 하십니다.테니스로 단련되신 몸이기에 그런 손발력이 나오시는 것이 아니였나 생각해 봅니다. 따뜻하게 몸조리 잘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오시길 빌겠습니다.
언젠가는 고국의 품으로 돌아갈 날이 있을지 ?? 모르겠네요 늦은 나이에 이민이라는 꿈을 안고 날아온 이곳이 나의 제2의 조국이 될지......// 아마도 테니스와 함께했던 순발력이 아니라면 그 시간 그렇게 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ㅎㅎ 아우님 고마워요......^^
언냐 우짜노 고생 많이 하셨네 그래도 이잰 제법 안정을 찿아가고 있나봐요. 출국하는날을 잘못 알고 있어 언니 목소리도 못들었네요. 보고 싶다
미호 아우 보고싶다.... 늘 화사한 미소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아우님...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아름 다운 모습....이제 언제나 볼 수 있으려나? 산책길에서라도 자주 보며 이야기 나누며 살자....건강하지? ^^
누님 이민 갔나요 슬퍼요
아우님 슬퍼말아요.....^^ 언젠가는 호주에서 벙개 칠날이 있을지 무가 알아요? ㅎㅎㅎ
몰랐읍니다. 그래서 테산 모임 귀한 시간 쪼개어 가서 보면 소화데레사님이 안계셨군요. 이제 정 좀 붙힐가 했는데 이렇게 떠나 가셔서 넘 서운하고 벌써 그립습니다. 왜 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그립고 보고싶어 질것 같읍니다. 암쪼록 몸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몸 피곤하다고 절대로 음식 거르시면 안되구요. 몸에 좋은건 꼭 챙겨드셔야 합니다. 보고싶습니다 댓글 넘 늦어 죄송합니다. 볼수나 있으련지 모르겠네요...
늦은 나이지만 이민이라는 걸 오고보니 마냥 그리워 지는건 고국이더군요.... 저두 역시 테산의 많은 님들이 그리워 질거예요..... 그래도 사람사는 세상이라 이렇게 인터넷을 통한 만남이 있어 덜 외롭구요.... 반갑습니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