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길을 조금 서둘렀는데도 시간 여유가 없다.
반남의 국립나주박물관과 고분군을 지날 때 작은 산 위에 있는 정자에 올라서면
나주벌의 야산과 논밭 뒤로 영암이나 광주까지로의 산줄기가 보일 것 같았다.
반남면소재지를 지나오며 차창 밖으로 입구를 찾아도 보이지 않았고 시간도 없어 지나치고 말았는데
이번 월요일 아침엔 자욱한 안개가 염려되기도 하지만 차를 멈췄다.
농협 앞 로터리에서 경로당 쪽으로 오르니 잡초가 길을 막고 갈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한다.
면사무소 안을 지나 뒷마당으로 옹벽을 오르니 여전히 풀밭이다.
한참을 헤매다가 면사무소 옆으로 돌아가니 자미산성 500M이정표가 보인다.
산 높이가 100m도 안된다기에(98m다) 안개 자욱한 나뭇길 따라 올라가니 금방 평평한 체육공원이 나타나는데
건너편에 정자가 보인다. 시간이 염려되지만 걸음을 빨리 해 올라간다.
작은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펼쳐진다.
자미산천지단이 잔디 위에 서 있다.
정자는 3층이다. 나무 계단을 올라 3층에 서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고구마를 캐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고 그 앞에 커다란 기계가 돌아가며 소리를 내고 있다.
남쪽으로 월출산 뾰족한 봉우리가 짙은 안내구름 속에 살짝 보이다말다 한다.
앞쪽으로 용샘 등의 이정표가 보이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온다.
주유소 앞에 옹관을 뚫어 왕을 드러낸 조형물을 보고 차로 돌아온다.
마한농협에서 조합원들을 관광시켜 주는지 차를 끌고 온 이들이 내 옆에 주차하고 빨간 관광차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