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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으로 본 전쟁과 평화 시나리오
2026년 4월 20일 월요일
선경 정해균의 독서 노트.
◐ 사슴사냥 게임
프랑스의 계몽사상가인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인간 불평등의 기원론’에는 사슴사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 … 사슴을 잡으려고 할 경우, 각자는 맡은 자리를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 그러나 한 마리 토끼가 그들 중 누군가의 손에 닿는 곳을 지나가는 일이라도 있으면, 그는 아무 주저 없이 쫓아가 그 토끼를 잡았고, 그 때문에 자기 동료가 사슴을 놓치는 일이 있더라도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다.” 사슴은 사냥하기 어려워서 반드시 두사람이 협력해야 한다. 한사람은 사슴을 쫓고 다른 사람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사슴을 잡는다. 어렵기는 하지만 그 보수도 크다. 반면에 토끼는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한사람이 토끼를 잡으려 가면 다른 사람은 사슴을 놓치고 만다. 만약 내가 토끼를 잡으려 간다면 친구는 사슴을 놓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자리를 지키더라도 친구가 토끼를 잡으러 가 버리면 나는 사슴을 놓치고 말 것이다. 자, 당신이라면 어쩔 것인가? 사슴을 잡기 위해 그 자리를 지킬 것인가? 그냥 토끼를 잡으러 갈 것인가? 사슴 사냥의 보수 행렬은 아래와 같다.
사슴 사냥 게임
변학도(미국)
협력(사슴) 배반(토끼)
이몽룡(이스라엘) 협력(사슴) (4.4) (1,3)
배반(토끼) (3.1) (2.2)
♣ 독서노트 註. 이 게임의 ( )의 참가국 미국과 이스라엘은 필자가 임의로 삽입했습니다. 사슴게임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사슴은 이란과의 전쟁 종식에 해당 합니다. 그리고 레바논과의 전쟁종식은 토끼에 해당합니다. 사슴사냥 게임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론과의 휴전을 지키지 않을 확률이 높은 반면 미국은 레바론 휴전의 당사자도 아니고 설령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이란과의 전쟁 종식이 더 중요함으로 미국은 더 중요한
이란 과의 전쟁 종식이 방해를 받지 않도록 이란 전 종식에 집중할 것이 자명함.. 이 게임에서는 미국이 사슴(이란의 종전)을 쫓고 이스라엘이 레바론의 휴전을 깨어 토끼를 쫓을 확률이 꽤 높으므로 이 게임의 보수는 이스라엘 3 미국이 1 이 될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게임에서 만일 이스라엘이 미국의 더 큰 목적을 이루는데 협조하는 차원에서 레바론전 휴전을 지키고 미국이 이란과의 정쟁 종식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최고의 보수인 4 를 각각 차지하게 됩니다.
◐ 치킨게임.
다음은 치킨 게임이라고 부르는 상황설명이다.
(미국의 영화 배우) 제임스 딘을 청춘의 아이콘으로 만든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을 보면 소녀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마주보고 달리는 게임이 나온다. 당연히 두 자동차가 충돌하면 두사람모두 죽는다. 그러나 살기 위해 충돌을 피하면 치킨(겁쟁이)라는 놀림을 각오해야 한다. 한마디로 무리에서 왕따, 찌질이, 빵셔틀이 되느냐 아니면 죽느냐 의 양자 중 선택 인 것이다. 이 게임에서 최선은 두 사람 모두 충돌을 피하는 것이다. 최악은 당연히 충돌하여 둘 다 죽는 것이다. 물론 상대 방이 먼저 피해 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내가 먼저 피하려 하지 않는다면 상대방 역시 먼저 충돌을 피하여 겁쟁이로 불리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치킨게임의 보수행렬은 아래와 같다.
치킨 게임
이몽룡(미국)
협력(피한다) 배반(충돌한다)
협력(피한다) 3. 3 2. 4
변학도(이란) 배반(충돌한다) 4. 2 1. 1
치킨 게임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교훈은 이타(利他)의 행동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나의 효용을 계산하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효용을 먼저 존중하는 이타적 행동에 있다. 즉 이몽룡(미국)과 변학도(이란) 모두 자신의 보수를 가장 크게 하려고 충돌을 선택한다면 결과는 (1. 1) 이 되고 만다. 그러나 두사람이 서로 상대방의 보수가 가장 큰 경우를 선택한다면 결과는 (3. 3) 이 된다. (1. 1)도 치킨게임의 균형이고 (3. 3)도 역시 균형이다. 게임에서는 여러가지 균형이 존재하기도 한다. 다만 어느 균형을 선택하느냐 가 문제일 뿐이다.
♣독서노트 註. 이란 전이 지금 치킨 게임의 양상을 띄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게임의 당사자는 미국과 이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대통령과 이란과 협상하여 체결한 핵무기 비확산 협정보다 더 나은 조건 즉 종전협상에서 신규 우라늄농축금지와 기존 우라늄 반납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 내어 이란의 핵활동에 철퇴를 가하는 장치를 마련해서 미국민에게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성과를 홍보하려고 할 것이다. 반면 이란의 입장은 저 농축 우라늄이라도 자체에서 추출하여 평화적인 목적에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의 허락을 요구하는 주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란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농축된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는 것에 반대하고 자신들이 국내에서 보관할 것을 계속해서 고집 할 것이다.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배상문제와 전쟁과 관련된 국제법 위반 문제도 이란은 완강 하게 고수 할 것이다.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숙의 와 타협을 거듭한 후 어느정도 서로 의견이 접근할 경우 문서화 된 합의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사슴사냥 게임” 과 “치킨 게임” 이론은 조준형 지음 ‘사람은 왜 대충 합리적인가’ 에서 발췌 인용했습니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 절제.
절제는 그냥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절제는 할 수 있지만 하지 말라고 자신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경제력이 있지만 함부로 쓰지 않는 것, 권력이 있지만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것, 오라는 데는 많지만 자리를 가려 가는 것, 할말은 많지만 참는 것, 등이 절제이다. 쉬워 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명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메타 인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 다른 내가 지금의 나에게 ‘이제 그만 해라.’ 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을 다스리려면 자신을 다스리고 통제 할 수 있어야 한다. 남에게 명령하기 전에 자신에게 명령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절제다. ‘자신에게 명령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명령을 들을 수 밖에 없다. 니체의 말이다.
-한근태지음 ‘과유불급’중에서
◐완벽한 승리는 없다.
싸우는 사람은 각자 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싸운다. 그러기에 싸움에서 자기가 이기게 되면 옳음이 그름을, 선이 악을, 정의가 부정의를 이기는 것이라 착각하게 된다. 그 착각이 더 확실하게 이겨야 한다는 의무감을 불태운다. 그래서 (전쟁의 당사자들은)완벽한 승리를 추구한다.
통쾌한 승리가 완벽한 승리라면, 과연 완벽한 승리는 애초에 계획한 싸움의 목적을 멋지게 달성할 수 있을까? 꼼짝 못하고 무릎을 꿇은 상대방은 즉시 승자인 나에게 승복하고 순응할까? 패자인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승자인 나에게 존중의 빛을 보내 올까? 결코 그렇지 않다. …
그러므로 완벽한 승리는 통쾌할지 모르나 애당초 계획한 싸움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없다. …
1904년 일본군은 러시아를 침공하여 러일 전쟁을 일으켰다. 만주 제국을 차지하려는 일본 제국주의의 욕심이 일으킨 전쟁이었다. 그 전쟁에서 일본은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일본군의 지휘관은 육군대장 노기 마레스케 (1849-1912)였는데 지금까지도 일본이들이 러일 전쟁의 영웅으로 떠받드는 인물이다.
노기는 아나톨리 스테셀이 이끄는 러시아 군과 치열하게 싸웠다. 그 전투에서 일본군은 6만명 가까이 전사하였는데 그 중에는 노기자신의 아들 두 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
러시아로 돌아간 스테셀은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패전에 대한 책임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노기는 프랑스 등을 통해 스테셀의 구명운동에 나섰고, 스테셀은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
1945년 일본이 세계 제2차 대전에 패하여 항복하자 일본의 운명은 맥아더 장군의 손에 달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일본인들이 신처럼 받드는 천황의 목숨도 맥아더가 어떻게 판단하느냐? 에 따라 결정될 수 있었다. 그 때 맥아더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는 노기 같은 사람이 있었으니 모두 신사 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 덕분에 일본 천황은 전범으로 처형되자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일지 모른다.
-차병직 지음 “사람은 왜 서로 싸울까.” 중에서
【선경의 독서노트】
전쟁의 목적은 싸워서 상대방을 반드시 “이기는 것” 이다. 전쟁의 수단은 폭력이다. 평화의 목적은 “이기려 하지 않는 것” 즉 긴장을 조성하지 않고 서로 사이 좋게 사는 것이다. 평화의 수단은 외교 와 협상이다. “외교의 승부는 서로 50대 50이 되도록 하면서 (이해관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51대49로 이겼다 고 생각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하는 외교와 협상 과정에서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먼저 마시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자신의 희망 사항을 이란이 다 수용한 것처럼 허풍을 떨고 다닌다. 그러나 실제 사정은 열흘 간의 휴전 마감이 오는 21일(미국동부시간)로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은 휴전기간 중에 공해에서 해상 역봉쇄를 단행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를 핑계삼아 이란이 일시적으로 풀었단 해상 봉쇄를 다시 봉쇄한다고 선언하여 양측의 긴장감이 고조 되고 있다..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조치 이면에는 이란 내부의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암투에서 강경파가 득세하여 미국과 종전 협상에서 강대 가구도로 맞서려는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역봉쇄로 인한 이란 측의 상응하는 조치라고 자신들의 재 봉쇄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중 핵심적인 종전 선행 조건 문제에 대해서 오락가락하면서 임박한 휴전 기간 동안 종전 협상이 이루어 질 것인지에 대한 예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동맹들로 부터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이락과의 전쟁이 우방과 연합 작전이었다면 이번 이란과 전쟁은 미국 혼자 감당해야 하는 단독 군사 작전이다. 예를 들면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측 봉쇄 조치를 풀기 위해 연합선단을 만들자는 트럼프 제안도 우방이 적극 나서지 않아 무산되었다. 이런 현상은 안보 문제를 거래로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낳은 동맹의 현실적인 태도가 표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란과의 과의 종전 협상에 있어서도 트럼프에 대한 이란 측의 신뢰 부족이 근본적으로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 않는 하는 의심을 낳게 하고 있다.
국외자가 볼 때 종전 협상을 원만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서 적어도 “이기려고 하지 않는 마음 가짐”이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합의도 되지 않은 자신의 희망 사항을 마치 합의에 근접한 것처럼 발설하여 이란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면서 협상의 분위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가 종전 협상 내용을 의도적으로 흘려 이란의 온건파와 강경파 간에 내부분열을 획책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으로 봐서는 트럼프의 무절제하고 충동적인 언행이 이란측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하여 오히려 종전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처럼 보인다.
근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세계에는 “승리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지도자로서 원대한 비전과 신념이 결여 되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한마디로 자신이 충동적으로 전쟁을 일으켜놓고 전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끝내어 미국 유권자와 세계 만방의 “peace maker”로 뽐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장기화하는데 따른 초조감으로 인하여 휴전 중에도 해상 역 봉쇄 등의 악수를 두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은 때로는 압박도 필요하겠지만 동시에 무너진 신뢰를 다시 구축하면서 서로 주고받는 상호주의적 협상으로 가야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자 믿을 신(信)자를 분해해보면 사람인(人)과 말씀 언(言)으로 구성 되여 있다. 따라서 믿을 신(信)의 해석은 “사람이 하는 말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반면 으르릉거릴 은(狺)은 개를 뜻하는 견(犭)에 말씀 언(言)이 결합되어 말그대로 “개소리”를 뜻한다. 언행일치의 실천 없이 으르릉 거리기만 하면 신뢰는커녕 적의만 쌓이는 현상을 초래 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신뢰를 뜻하는 영어단어 “trust”는 “도움 또는 지원”을 뜻하는 독일어 “trausta (help, support, trust)”와 “선의를 가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treuwaz (having good faith)”에 뿌리를 두고 있다. Trust의 동사형은 “entrust”로 맡기다 위탁하다는 뜻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이타적인 신뢰가 없으면 양당사자는 이란전의 승리라는 사슴 사냥에 성공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이란 간의 이타적인 신뢰가 없으면 미국과 이란 간의 승-승의 상호 관계를 종전의 협상을 통해 구현해 낼 수가 없다.
지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사람의 말로 신뢰를 쌓고 있는가(信), 아니면 상대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으르렁거리는 말(狺)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종전 협상의 비본질적인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으킨 군사적전으로 세계경제가 석유 자원 부족과 고유가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불시에 벌린 이란과의 싸움의 결과로 세상 사람의 살림살이가 더 나빠 졌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계속해서 싸워야 할 이유가 될 수 없다.
Wars almost never end the way starters had in mind.
거의 대부분의 전쟁은 결코 전쟁을 시작한 사람들이 의도 한대로 끝나지 않았다.
Malcom Forbes (맬콤 포베스)
♣ 독서노트 註
맬콤 포베스
1919 – 1990. 미국 뉴저지 출신 사업가, 정치인. 프린스톤대학 졸업. Fobes 경영 잡지 발행인. 뉴저지 주 상원 의원 역임.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열렬한 신봉자로 알려진 미국경영계의 유명인사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