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고독을 이기려면>을 읽고 / 생각과 느낌
2010/10/24 14:10 http://blog.naver.com/ssobom_store/150095465956
<고독을 이기려면> / 마광수
고독을 이겨나가려면 우선 '사랑'에 대한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 완전한 사랑도 없고 남녀간의 완벽한 궁합도 없고 진짜 오르가즘도 없다. '오르가즘'이란 말은 의사들이 만들어낸 허망한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사랑의 기쁨에 들떠있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자. 미혼의 남녀라면 기혼자들이 떠벌여대는 남편(또는 아내)자랑이나 자식자랑에 속지 말고, 기혼남녀라면 남들의 가정생활과 자기의 가정생활을 비교하지 말자. 사람들은 다 거짓말쟁이요 허풍쟁이이다. 다 불쌍한 '자기 변명꾼'들이다. 믿을 사람은 오직 자기밖에 없다.
물론 혼자서 살아나가려면 뼈아픈 고독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혼자들이 고독을 덜 느끼는 것은 아닌 것이다. 결혼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결혼하든 결혼 안하든, 모든 사랑은 결국 나르시시즘적 자위행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두라는 말이다. 취미생활이나 일로 고독을 풀어도 좋고 그냥 가만히 앉아 시간을 때워나가도 좋다. 이래도 외롭고 저래도 외롭다.
그때 그때 슬피 울어 고독을 달래도 좋고 술에 취하여 허망스레 웃어도 좋다. 요컨대 '완전한 사랑'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희망'을 갖기보다는 '절망'을 택하라는 말이다. 희망은 절망보다 더 무섭다. 과도한 희망은 과도한 절망을 불러들이기 쉽다.
절대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연애하고 싶으면 연애하고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하라. 자식을 낳고 싶으면 낳고 낳기 싫으면 낳지 말라. 사회명사들이 잘난척 하며 써 갈기는 '행복론' 따위는 읽기도 전에 찢어버려라. 다들 자기변명이요 대리배설일뿐, 믿을만한 '고독의 근치(根治)처방'은 없다. 그것은 종교 역시 마찬가지다. 신(神)의 사랑도 믿지 말라.
정 외롭거든 술이나 담배를 자학적으로 마시고 피우며 시간을 달래나가라.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자살해도 좋고, 바람을 피울 용기가 있으면 바람을 피워도 좋다. 아무튼 뻔뻔스럽게 운명 아니 신(神)의 '심술'과 맞서나가야 한다.
'고독'이란 결국 '의타심(依他心)'에서 온다. 의타심을 완전히 버릴수만 있다면 우리는 고독으로부터 당당하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절대로 '밑지는 사랑'을 하지 말라. 사랑을 하려거든 이기적인 자세로 빼앗는 사랑만 하라. 그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다.
<읽은 느낌>
모든 인간은 결국 혼자일 뿐이며, 그리하여 모든 개인은 나름의 슬픔과 고독을 품고 살아간다. 마광수의 <고독을 이기려면> 이라는 토막글을 보면서 일종의 동조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확실하고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위의 말은 어떤 윤리, 도덕적 혹은 사회적 가치기준에 대해 생각할 때 우선적으로 먼저 설정하는 내 개인적인 전제인데..요컨대 세상에는 확실하고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그 어떤 것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떤 주제이던간에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고, 그에 대한 판단 혹은 결론을 내릴 때 우선해야 할 것은 그에 대한 선입견, 편견 혹은 내가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그 어떤 고정관념을 일단은 벗어놓으려는 노력의 자세가 있어야 보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나름의 판단과 결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어떤 독특한 사람, 주제, 혹은 가치 등에 대해서 "에이.....그래도 아직 쫌 그렇지......대한민국에서는 아직 000 에 대한 선입견이 있잖아" 혹은 "그래도.....그건 쫌......"라고 그 선입견을 당연시 하거나, 불분명한 어떤 경계를 짖고 그 경계 안에 모든 것을 한정하려고 하는데..난 그건 아니라고 본다. 아니.....슈밥.....선입견 있는 게 자랑인가? 생각의 틀이 협소하고 한정되 있는 게 자랑은 아닌 것 같은데.
타인에게 과도하게 범위를 벗어나 실질적 물질적 등의 피해가 없다면, 세상의 모든 가치와 생각의 방식과 인식의 다양성은 존재할 수 있으며 (또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인정되야 하고 존중되야 한다. 문신을 하든, 피어싱을 하든, 결혼은 하든 말든,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자유연애를 하든 말든, 이쁜 사랑을 하든 말든. 그건 오로지 각 개인의 선택이며 그 선택에 대한 각자의 책임일 뿐 다른 타인이 그것들에 대해 함부로 이러쿵저러쿵 judge 할 건 못된다.
물론 그저 이야기꺼리로 talking about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들에 대해 과격한 감정적 반감 (특별히 근거도 없는) 을 표출하거나 그 대상에게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폭력적 행위를 자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언급의 가치가 없는 그야말로 유치한 저능아적 인식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로서 대화나 말을 나눌 가치도 없거니와 애초 대화란 것 자체가 어려우므로 여기서는 언급을 삼가하고자 한다.)
어쨋거나 위 마광수 교수의 글은 너무 솔찍 적나라하고 신랄하기까지 해서 혹자는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 슬픈 것이 아닌가 하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냉철하게 보자면 딱히 반박할 여지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쩝.
그래서 나도 쫌 슬프긴한데 어쩔것이냐. 그것이 인간이 극복해가야할 번뇌이며 멍에인 걸...... 쩝. 그 번뇌와 멍에를 어떤 식으로 운영해가는 건 바로 주체인 나 자신이며 그에 따른 결과는 오로지 각자의 몫인 것이다. 따라서 그 각자의 선택과 결과에 대해서도 오직 그 자신만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물론 간혹 나 자신도 나를 믿지 못하겠지만, 그나마 세상에 못 믿을 것 중에 그나마 믿을만한 건 나 자신뿐이니까.......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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