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젊은 날의 초상 ( 07회 )

[일향 이봉우]

                       제 7장,

영경은 택시를 타고 큰집으로 간다.

예전 같으면 감히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영경으로서는 매사에 모두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다.

강인화 역시 외출준비를 끝내고 영경을 기다린다.

영경의 전화를 받고 집에서 점심을 준비할까 생각을 하다 그만두고 둘이서 처음으로 분위기 있는 곳으로

점심을 먹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서둘러 외출준비를 한 것이다.

가끔 현빈을 통해서 현빈이나 시동생에게 잘 해 준다는 말을 듣고 강인화는 안 그래도 일간 자신이 연락을 해서 만나고자 했던 것이었다.

영경이 도착을 하지 강인화는 집에서 나온다.

“집으로 들어가지 말고 우리 오늘 우리 둘이서 근사한 곳에 가서 맛있는 것이라도 먹으면서 이야기 하자.”

“네, 안 그래도 저도 그 생각을 하면서 왔습니다.”

강인화는 자신의 승용차에 영경을 태운다.

“어디로 갈까?

혹시 자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말하게!”

“형님!

제가 그런 곳을 아는 곳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 여유도 없이 힘들게 살아왔는걸요.“

“그럼 내가 선택을 해도 되겠지?”

“그럼요!

형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저도 가 보고 싶습니다.“

”자네의 그 솔직한 성품이 참으로 마음에 드네!“

강인화는 영경을 보며 환하게 웃어준다.

영경은 만나면 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강인화가 참으로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함께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어때?

서방님이 잘 해 주시던가?“

“네!

정말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그래, 서방님이나 우리 아이들 아빠는 참으로 가정적인 사람들이지.

지금까지 쓸데없는 일로 사람을 피곤하게 하지 않고 신경을 쓰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서 난 지금도 결혼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네!“

“저도 아마 평생을 그런 마음으로 살 것 같습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을 했지만 살아갈수록 너무나 다정하고 세심한 그 사람의 성품에 자꾸 빠져들고 있는걸요.“

“호호호...........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의 눈에 콩깍지가 평생을 갈 것 같네!“

“그러면 더 좋지요.”

“호호호...........”

“호호호.............”

두 여자의 웃음소리는 차 안을 가득 메운다.

강인화는 일산 쪽으로 차를 운전해 나간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멋진 레스토랑 앞에 차를 주차시킨다.

마치 외국에라도 온 것처럼 외국풍의 멋진 건물이 숲 사이에 나타난다.

“참으로 멋진 곳입니다.

주변 경관도 멋지지만 건물이 마치 외국에 나온 듯한 생각을 하네요.“

“그렇지?

친구들 모임에 가끔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분위기도 좋지만 음식 맛 또한 참으로 좋은 곳이지.”

안으로 들어서면서 영경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살펴보기에 정신이 없다.

실내는 귀에 익은 듯한 고운 선율이 곱게 울려 퍼지면서 마치 어쩌다 외국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멋지고 근사한 곳이었다.

강인화는 그런 영경을 보면서 마치 친정 여동생이 그러는 것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형님!

제가 너무 촌스럽게 굴죠?“

”아냐!

자네의 그 순박한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서방님이 왜 자네를 선택했는지를 이해하겠어!“

“순박하기는요?

그저 촌스럽고 아는 것이 없는 무식한 사람이지요.“

“자, 어서 앉자!”

햇볕이 곱게 비쳐드는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강인화는 메뉴판을 영경에게 내민다.

“자네가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봐!”

“형님!

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형님께서 아시는 것으로 주문을 해 주세요.“

”그래, 그럼 오늘 이 집의 스페셜 요리로 주문하자.“

강인화는 같은 것으로 주문을 하고 화이트와인을 한 병 주문한다.

“어때?

와인 정도는 마실 줄 알지?”

“조금 마셔봤습니다.

그러나 와인 맛을 모르지요.“

강인화는 식사가 나오자 천천히 영경이 따라 할 수 있도록 행동을 한다.

영경 또한 그런 강인화의 마음을 알았다는 듯 강인화가 하는 대로 따라서 식사를 한다.

부드럽고 상쾌한 와인이 음식 맛을 더 감칠 맛나게 하고 있다.

“이제 우리 시간을 만들어 가끔은 이런 곳에 함께 오면서 정을 나누었으면 좋겠어!”

“네!

형님을 따라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녀들은 천천히 음식 맛을 음미하면서 식사를 한다.

“형님!

이제 구정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인지요?“

“그래, 안 그래도 나도 그 일로 인해 자네하고 상의하려고 생각했지.

지금까지는 내가 혼자서 모두 맡아서 해 나가고 있었지만 이제 자네가 들어왔으니 자네도 이 집안의 며느리로서 할 일을 해야겠지?“

“네!

아는 것은 없지만 가르쳐 주시면 열심히 할게요.“

“정말 고마워!

내가 죽은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먼저 현빈 엄마가 있을 때 이런 의논 한 번도 하지 못하고 나 혼자 다 하면서 참으로 그 사람 미워하기도 했네 그려!“

강인화는 씁쓰레한 웃음을 보인다.

죽은 사람을 욕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다.

“형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도움이 되어 드릴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동서!

우리는 많은 형제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누이들이 있는 것도 아닐세!

자네와 둘이 마음 맞추어 가며 시장도 보고 음식도 하면 둘의 마음도 서로 맞추어 갈 수도 있고 얼마나 좋은 것인가?“

”네!

저도 그런 것을 기회로 형님께 예쁘게 보이고 싶습니다.“

“그럼 우선 시장을 보는 것부터 함께 하세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참, 자네도 이제는 차가 한 대 있어야 하는데 운전면허는 있나?”

“면허는 있기는 합니다만 운전을 해 보지 않아서 자신이 없습니다.

안 그래도 현빈 아빠가 운전연습을 하라고 하지만 아직은 겨울이고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아이들 개학을 하고 나면 연습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그래, 어서 연습을 해서 차를 한 대 가지도록 해!

그렇게 하면 혼자서도 답답하고 시간이 날 때 얼마든지 드라이브를 하면서 답답하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지.“

“고맙습니다.

이렇게 형님께서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시는 것이 정말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편안해집니다.“

두 사람은 참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강인화는 시장을 보기로 한 날을 정하고 영경을 집 앞에서 내려준다.

영경은 집으로 돌아와 부지런히 저녁준비를 하면서 입가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렵고 힘들게 다가갔던 윗동서였다.

보기보다는 참으로 정이 넘치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오늘 보냈던 시간들이 참으로 즐거웠다는 생각을 한다.

음식 값을 계산 할 때 서로 자신들이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조금 사소한 언쟁이 있었지만 결국 강인화가 뒤로 물러서고 영경이 계산을 했다.

영경의 생각으로는 많은 지출이 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만족했고 그런 곳에 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마음을 뿌듯하게 해 준 것이다.

장을 보러 가는 날 강인화는 영경을 데리러 아파트 앞까지 온다.

영경은 미안한 마음에 강인화의 차를 탄다.

“이렇게 하지 않으셔도 제가 가면 되는데 공연히 저 때문에 고생을 하셔서 미안합니다.”

“동서!

이제 우리 그런 말을 하지 말자.

이렇게 서로 동기간에 우애를 나누며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형님은 사람을 참으로 편안하게 해주시고 계십니다.”

영경은 말을 하면서 가방을 연다.

미리 준비를 해 온 봉투를 강인화에게 준다.

“형님!

제가 따로 돈을 쓰는 것보다는 형님께서 맡아서 해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조금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가?

그래, 자네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받겠네!

이번 명절은 아버님도 어머님도 참으로 흐뭇해하실 것이네!“

그녀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차례를 지낼 음식을 마련한 재료들을 구입한다.

“동서!

이번 설에는 집에서 만두를 만들어 볼까?“

“네, 그렇게 하지요.”

“사실 우리 식구들, 특히 서방님이 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하시지.

헌데 지금까지 나 혼자 손으로는 만두를 빚을 엄두가 나지 않아 백화점에서 파는 것을 사다가 떡국을 끓였거든!

이제 자네가 있으니 집에서 만두를 빚도록 해 보자.“

“네!

저도 그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녀들은 만두를 빚을 준비를 위해 재료를 구입한다.

영경은 거의 매일은 큰댁으로 가서 명절을 지낼 준비를 한다.

강인화는 모든 준비를 거의 다 해 놓고 있었다.

이미 육포를 집에서 만들어 준비해 놓았고 차례 상에 올릴 생선들도 최고로 좋은 것들로 모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형님!

언제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해 놓으셨어요?“

”동서!

일 년이면 두 번의 차례 상과 네 분을 모셔야 하니 그때그때 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있을 때 동해 바다를 구경도 할 겸 살아 있는 좋은 생선을 구입을 해다 이렇게 미리 손질을 해 놓으면 얼마나 좋은가?

난 해마다 이렇게 준비를 해 놓고 쓰고 있네!“

“그래서 맏며느리는 하늘에서 내신다는 말들을 하는 모양입니다.

형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내일은 이제 만두를 빚고 모래 전을 부치면 다 되는 것이네!

내일은 아이들하고 서방님을 이곳으로 오라고 해서 함께 만둣국을 끓여 먹으며 저녁을 보내세!“

“그렇게 하지요.

아마 현빈 아빠도 좋아할 것입니다.“

영경은 매일이 즐겁다.

일하는 피곤함도 모르고 그렇게 윗동서와 함께 명절을 준비해 나가는 것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다.

“여보!

오늘 저녁은 퇴근을 하고 바로 큰집으로 와야 해요.“

”왜?

내일 모래가 명절인데 오늘부터 가 있으라고?“

”아니에요.

오늘은 만두를 빚거든요.

그래서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만둣국을 먹으려고 해요.“

“그래?

집에서 손수 만두를 만든다는 말이요?”

“네!

형님하고 둘이 만들어 보려고 해요.

당신도 그렇게 온 가족이 만두를 좋아하니 만둣국을 해서 먹으려고요.“

“아, 나야 좋지.”

진우는 흔쾌하게 수락을 한다.

“너희들도 알지?”

영경은 두 아이를 둘러보며 말을 한다.

“엄마!

난 그냥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을래요.“

미연이 하는 말이다.

“왜?

너는 가족이 아니냐?

잔말 하지 말고 학원에서 끝나면 곧 바로 큰집으로 와!“

그러나 미연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우리 미연이가 아직도 서먹한 모양이구나?”

진우는 미연이의 마음을 안다는 듯 말을 한다.

“........................”

“미연아!

그럴수록 자주 어울리다 보면 정이 들고 편안해진단다.

아빠도 미연이가 그곳으로 갔으면 한다.“

”...........................“

그러나 미연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영경은 그런 미연의 태도에 화가 난다.

허나 딸의 마음을 자신으로서도 어쩔 수 없다.

“그래, 오기 싫으면 관둬!

그러나 집으로 만두를 가져오려는 생각을 하지 마!“

미연 또한 만두를 상당히 좋아하고 있었다.

“당신은 신경 쓰지 마시고 어서 출근을 하세요.”

진우가 무엇이라고 말을 하려고 하자 영경은 진우를 채근해서 출근을 서두르게 한다.

딸의 일로 신경을 쓰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진우가 나가고 나서 영경은 다시 미연의 방으로 들어가 미연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도한다.

“미연아!

이제는 너도 조금은 상냥하게 따라주면 안 되겠니?

아직도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현빈이에게도 언제까지 그렇게 쌀쌀하고 퉁명스럽게 대한 거니?“

“나오지 않는 걸 어떻게 불러?”

미연의 퉁명스러운 대답이다.

“대체 뭐가 부족한 것이니?

너에게 안 해주는 것이 뭐가 있어?”

“............................”

“넌 엄마가 편안하고 행복한 것이 그렇게 싫으냐?”

“누가 싫다고 했어?

그냥 엄마모습이 예전에 내 엄마가 아닌 것 같아.”

“엄마가 왜?

엄마가 예전의 그 못나고 고생에 찌든 모습이었으면 좋겠어?”

“누가 그렇대?

지금 엄마모습이 낯설다는 것이지.”

미연은 가끔 엄마에게 낯설다는 느낌을 갖는다.

미연이 보아왔던 엄마의 모습하고는 너무나 다른 모습의 엄마가 가끔은 낯설게 미연에게 다가온다.

“그랬니?

우리 미연이가 그렇게 엄마의 모습이 낯설었니?

그러나 미연아!

환경이 변하면 사람은 자연히 달라지게되는 것을 알지?

지금 미연이 네 모습도 예전에 우중충하던 모습이 아니고 밝고 당당한 네 모습을 알 수 있듯이 엄마의 모습도 이해를 하면 안 되겠어?“

”알아!

나도 알지만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 어떻게 해?“

미연은 큰 소리로 반박을 한다.

영경은 그런 미연을 보면서 긴 한숨을 내 쉰다.

딸아이의 마음이 언제쯤이면 이 모든 것을 받아드릴 수가 있는 것인가?

글:   일향     이봉우

[허돌]

옛 날에는 흔히 재혼이란 말을
쑥스러워 그런지 잘 쓰지를 않고
"팔자를 고친다"고 하였는데
그 말이 실감납니다.

그건 그렇고.....집에서 만드는
육포 !
그거 참 좋은데,
술안주에 정말 좋은데!

[일향 이봉우]

옛날에는 저도 집에서 육포를 만들었지요.
소고기를 갈아서 갖은 양념을 해서 창호지에 얇게 펴서 넣고 그 위에 다시 창호지를 대어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서 며칠이고 말리는 정성이 있어 그런지 요즘 육포 나오는 것하고는 맛과 질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