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국경과 인접한 차드 동부 소재 오우레 카소니(Ouré-Cassoni) 난민캠프에는 11만 7,000명이 넘는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전쟁을 피해 피란해 온 가족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지원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인도적 재원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식량과 식수, 거처, 보건의료에 이르기까지 지원 축소의 여파는 외딴 지역에 위치한 이 캠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우레 카소니 난민캠프는 차드에서 이루어지는 인도적 대응에서 우선 지원 대상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오우레 카소니 난민캠프에서 여성들이 판지와 포대, 천, 비닐 시트로 만든 임시 거처 사이를 지나고 있다. 2026년 7월. ©Flurina Rothenberger/MSF
캠프 주민이 전하는 오우레 카소니의 현실
사디아(Sadia)는 수단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피해 가족과 함께 오우레 카소니 캠프에 도착했다. 현재 사디아는 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 역시 난민으로 이곳에 왔고, 지금은 다른 난민들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어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삶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죠.”_사디아 /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담당자
보건증진 활동 중 매트 위에 영양실조 교육용 그림 카드와 물병, 지역사회 보건증진 담당자의 가방이 놓여 있다. 2026년 7월. ©Flurina Rothenberger/MSF
오우레 카소니 캠프는 차드 북동부 이스트 엔네디(East Ennedi) 주의 외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 고립된 위치 탓에 주민들이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2023년 4월 수단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해당 캠프에는 수차례에 걸쳐 난민들이 대거 유입됐다.
2025년 5월 북다르푸르(North Darfur) 소재 잠잠(Zamzam) 캠프가 철거된 이후 6만 명이 넘는 난민이 오우레 카소니 캠프에 도착했다. 이어 엘 파시르(El-Fasher)가 점령된 이후인 2025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 2만 1,000명이 넘는 신규 난민이 등록됐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현재도 수단 출신 난민들이 매일 새롭게 유입되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이처럼 캠프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인도적 구호 활동에 투입되는 자원은 그에 맞춰 늘어나지 않고 있다.
줄어드는 식량 지원
오우레 카소니 캠프에 머무는 가족들에게 식량 부족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당장 자녀들에게 먹일 음식조차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일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할지조차 알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식량 배급이 줄어들면 얼마되지 않는 식량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어요.”_살와(Salwa) / 자녀를 둔 캠프 주민
또한 국경없는의사회가 영양 상태를 검사한 아동들의 영양실조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2025~2026년 사이 중증 급성 영양실조 비율은 2.2%에서 3.4%로 증가했으며, 중등도 급성 영양실조 비율 역시 10%에서 13%로 늘었다.
난민캠프 D구역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영양실조 치료실에서 간호사가 한 아동의 상완둘레를 측정해 영양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2026년 7월. ©Flurina Rothenberger/MSF
수치로 확인되는 영양실조 문제는 캠프 주민들이 마주한 현실이기도 하다. 영양 치료가 필요한 아동들이 의료시설을 찾고 있으며, 부모들은 가족들에게 먹일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식량 지원 축소는 이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으며, 결국 가족들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전에는 적어도 식량 배급에 의지해 아이들을 먹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가진 식량만으로 어떻게든 더 오래 버텨야 해요. 먹을 것이 부족하면 온 가족이 함께 힘들어져요.”_살와
심각한 물 부족
물 부족 역시 시급한 문제다. 오우레 카소니 캠프에서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은 1인당 약 2리터에 불과하며, 이는 긴급 상황에서 권장되는 15~20리터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려면 호수에서 물을 펌프로 끌어올린 뒤 정수 처리 및 수질 검사를 거쳐 캠프 내 각 구역으로 운반하고 배급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확보된 재원 규모에 따라 현장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또 무엇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지원금이 줄어들면 캠프 주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깨끗한 물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난민캠프 G구역 주민들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새로 설치한 급수 지점에서 물통에 물을 받고 있다. 2026년 7월. ©Flurina Rothenberger/MSF
지난 7월 오우레 카소니 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한 전체 진료 가운데 14% 이상이 비혈성 설사와 관련된 사례였다. 깨끗한 식수 부족만이 설사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인도적 재원을 논할 때는 현장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가령 펌프를 계속 가동하고 물을 정수하고 난민 가정에 충분한 양의 물이 정기적으로 공급되어야 하죠. 오우레 카소니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건 결코 사치가 아닙니다. 건강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입니다.”_조슈아 아유바 음파토(Joshua Ayuba Mpato) / 국경없는의사회 오우레 카소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열악한 거처, 제한적인 의료 접근성
식량과 식수에 이어, 거처 역시 주민들이 꼽는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수천 가구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자재를 이용해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물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주민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주거 환경은 주민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열악한 주거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된 호흡기 감염은 캠프 내 여러 구역과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하는 전체 진료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오우레 카소니 캠프 내 보건센터는 단 한 곳뿐이며, 2차 의료서비스는 캠프 내에서 바로 받을 수 없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다른 의료시설로 이송되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중증 환자에게만 필요한 비용이 지원된다.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지역 내 약국에서 약제 담당자와 조산 활동 책임자가 백신 운반용 보냉 상자를 준비하고 있다. 2026년 7월. ©Flurina Rothenberger/MSF
열악한 생활 환경과 지원 부족으로 인해 여성과 여아들의 치안 위험도 커지고 있다. 물과 땔감을 구하기 위해 캠프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오우레 카소니 캠프에서 성폭력 생존자 91명에게 치료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수단을 떠난 뒤 차드에서 발생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캠프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여성들이 폭력에 노출될 위험을 더 높이고 있다.
막대한 수요, 줄어드는 인도적 지원
이러한 상황은 인도적 대응에서 오우레 카소니에 부여된 우선순위에 의문을 제기한다. 오우레 카소니는 차드를 대상으로 수립된 ‘2026년 인도적 필요 및 대응 계획(HNRP, Humanitarian Needs and Response Plan)’에서 지정한 우선 지원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불균형은 매우 우려스럽다. 지원 수요가 증가하는 바로 이 시점에 가용 자원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공여 주체들은 오우레 카소니 캠프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곳에는 11만 7,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막대한 지원이 필요한 데다 매일 새로운 난민들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 상황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지원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가용 자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원이 시급히 확대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수요와 실제 인도적 대응 사이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_조슈아 아유바 음파토
이처럼 오우레 카소니에서 지원 축소의 여파는 결코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가족들이 마련할 수 있는 식사부터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 불안정한 거처, 의료 접근성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은 일상 곳곳에서 그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오우레 카소니 캠프의 막대한 지원 수요와 그 시급성은 해당 캠프를 차드 내 인도적 대응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할 충분한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