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정에 모인 회원은 7명(김영부 박남용 양수랑 윤상윤 윤정남 이용환 장덕균 등)이었다. 10시가 되어 산행을 시작하였다.
화창한 날씨였다. 이른 아침에는 조금 싸늘하여 옷을 두텁게 입고 온 사람은 조금 있으면 두터운 옷이 지겹게 느껴질 것이다. 그 만큼 오전 기온이 따스함을 넘어 시간이 갈수록 더운 기운이 엄습해 오고 있음을 느끼게 되어서이다.
나는 어젯밤에 늦게까지 책을 읽느라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여 발걸음이 가볍지 못하였다. 그래서 약사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발걸음을 느리게 내디뎠다. 올라가면서 내 의식을 대화에 집중하고 걷게 되니까 어느덧 증심사 입구에 있는 의제미술관 앞 벤치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엉덩이를 붙이고 쉬었다. 휴식이란 좋은 것이, 쉬고 일어서니까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이다.
증심사 입구를 지나 매우 가파른 경사를 천천히 걸었다. 드디어 등나무 아래 쉼터에 이른 것이다. 이제 몇 걸음만 더 가면 약사암 이다. 가장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니까 약사암 일주문이었고, 약사암 마당에 이르렀다. 마당에는 훼손된 잔디를 보식(補植)해 놓았지만 아직 잔디 이파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5월 24일)을 맞아 운동회 때 만국기 달 듯 색색의 연등(燃燈)을 매달아 놓았다. 우리도 ‘목요산우회원’들의 이름으로 ‘10만 원짜리 연등’을 달려고 이미 춘산(春山)에게 신청해 놓았다. 우리 연등은 대웅전(大雄殿)에 달 것이라 하였다.
11시 15분에 하산하였다. 지난주에 너무 빨리 내려왔다가 무릎이 아팠었기 때문에 오늘은 천천히 내려왔다. 등산은 내려올 때가 중요하다고 하였으므로 오늘은 그것을 잘 지키며 조심조심 내려왔다. 지난주에 너무 빨리 내려오다가 무릎에 탈이 나서 정형외과에 가서 X-ray를 찍고 연골 상태를 확인하였더니 약간 관절염 증세가 있으니 우선 약물치료를 하자고 하였다. 그래서 지금 1주일동안 처방해 준 약을 복용하였더니 오늘은 괜찮은 느낌이다.
음악정자에 도착하였다. 오늘의 주인공 강공수가 지난주에도 불참하였고 오늘 아침에도 안 오고 지금 온 것이다. 옥수수 튀밥을 가져와서 종이컵에 담아 나누어 주었다. 올리브유를 넣고 튀긴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인지 맛이 매우 고소하였다.
오늘 부를 노래는 현재명 작시 작곡의 <나물 캐는 처녀>였다. 먼저 지난주에 불렀던 <봄이 오면>을 두 번을 부른 뒤에 <나물 캐는 처녀>를 불렀다. 노래가 4분의 2박자로 빠른 곡조여서 따라 부르기가 힘이 들었다.
이 노래는 시(詩)가 된 노래, 노래가 된 시(詩)라는 평이 있다. 현재명이 작사 작곡하였는데, 현재명은 전문 시인이 아니었지만, 그의 가사는 뛰어난 문학성을 보여준다. 그는 음악과 문학의 경계를 허물며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시어(詩語)들이다. 가사에 사용된 단어들은 매우 시각적이고 감각적이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1922년은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기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시대의 아픔과 저항정신을 작품에 담아냈던 것과 달리, 현재명은 가장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노래했다. 이는 현실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빼앗긴 조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순수한 인간성을 지키고 기억하려는 고도의 예술적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물’과 ‘소’는 우리 민족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터전과 생명력을 상징하며, 이 평화로운 풍경 자체가 우리가 되찾아야 할 이상이었던 것이다.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미 예고했던 바와 같이 오늘은 춘산 이용환의 생일 기념 파티를 하기로 하였다. 미리 준비시켜 놓은 ‘돼지 주물럭’이 없었다. 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미리 준비하여 끓이다가 잠시 다른 손님들 시중을 하다가, 불이 너무 강하여 타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돼지 주물럭’ 요리를 다시 준비하게 된 것이라 하였다.
춘산의 건강을 기원하는 건배 잔을 들었다. 그리고 생일축하의 노래로 86번째 생일을 축하하였다.
일 시 : 2026.04.16(목)
참 가 : 강공수 김영부 박남용 양수랑 윤상윤 윤정남 이용환 장덕균 장휘부 등 9명
불 참 : 김상문(전남대 병원) 나종만(입원 시술)
당 일 회 비 : 0
메 뉴 : 돼지주물럭 3인분 4명 식사, 애호박찌개 5
금 일 지 출 : 춘산 이용환 지출
금 일 잔 액 : 0원
이월 잔액 : 686,000원
총 잔 액 : 686,000원
첫댓글 산행 후기 쓰느라 아석 수고 참 많았어요 늘 글을 읽을 때 마다 사람마다 좋은 선물을 주신 창조주께 감사하며 살아야 겠구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