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01 (월) "닭 쫓던 개 됐다", "망국입법"… 가덕도특별법에 TK 발칵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통탄할 일입니다. 정략적 포퓰리즘이 이 나라를 망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김형기 남부권관문공항재추진본부 상임대표가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이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가 이뤄진 후 김 상임대표뿐 아니라 대구·경북(TK) 지역 각계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는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국회의원 재석 229명 중 찬성 181표, 반대 33표, 기권 15표로 가결됐다. TK에 지역구를 뒀거나 TK 출신 비례대표 의원은 반대(18명)하거나 표결에 불참(8명)했다. 이 특별법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는다고 법령 첫머리에 명시하면서 이례적으로 국책사업 입지를 법률로 정했다.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사전타당성 조사도 간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TK에서는 이 특별법을 두고 오는 4월 7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표퓰리즘 법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날 표결에 앞선 찬반 토론에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대구 중남구)도 “선거를 앞두고 후세대에 막대한 부담을 줄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앞서 2월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권영진 시장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오거돈 전임시장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퇴함으로써 혈세 수백억원을 허비하면서 치르는 부끄러운 선거”라고 지적했다. 권영진 시장은 “이처럼 부끄럽고 몰염치한 보궐선거를 이기려고 4년 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된 국책사업인 김해 신공항을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사실상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보궐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비열한 매표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해 신공항에 문제가 있다면 영남권 5개 시·도의 민주적 논의와 합의를 다시 모아야 하는 것이 순리임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을 완전히 배제한 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정히 그러려면 형평성에 맞게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이라도 함께 제정해 달라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간절한 호소마저 선거의 유불리를 따져 외면하는 것은 대구·경북 패싱을 넘어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는 무도한 일”이라고 했다.
특별법 통과 전날인 2월 25일 문 대통령이 부산 가덕도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님께서는 관련부처 장관들을 대동하고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를 직접 찾아가 가덕도 신공항 매표행위에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오해를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강주열 대구경북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TK는 말 그대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이렇게 되면 대구통합신공항은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도대체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북 구미 지역 시민단체인 구미경실련은 성명을 내고 “비전문가 정치인에 의한 특정지역 신공항 특별법은 망국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구미경실련은 “국토부가 추정한 가덕신공항 총 비용은 28.6조원에 이르나(부산시 추정 7.6조원), 그간의 국책사업 비용 실상으로 볼 때 사업기간 지연을 차치하더라도 소용비용은 40조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토건·적폐라고 비난했던 MB정부 4대강 살리기사업의 23조원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이런 엄청난 사업을 비전문가 집단인 국회에서 전문가적 판단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은 후대에 죄를 짓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인천공항이 세계 3위인데… 文대통령, 가덕도가 세계적 물류허브?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의 값어치를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개입’ 논란에도 부산을 방문, 가덕도신공항 등으로 부산이 “세계적 물류 허브로 발돋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인천국제공항은 전 세계 3위 규모에 달하는 많은 양의 화물을 문제 없이 소화하고 있다. 가덕도공항의 실효성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환경’ 걱정을 하며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인 정부가 정작 환경파괴 우려가 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문가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연평균 화물 수요는 약 280만톤(t)로, 세계 3위 수준이다. 이 가운데 영남권 물량은 약 10%인 28만t 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가 지금으로부터 40년 뒤인 2060년 항공화물 수요가 63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지만, 이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설사 전망치만큼 증가한다고 해도 ‘세계적 물류 허브’라고 하기엔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MBN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물동량으로 보면, 항공 화물에서 만큼은 경남과 부산이 미미하다”면서 “금액으로 보면 5%도 안 된다”고 했다. 지리적으로 거리가 조금더 가깝다고 가덕도신공항 이용이 증가할지도 더 따져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화물기가 자주 뜨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비용절감 체계가 가동 중인데, 굳이 가덕도공항으로 화물업체들이 옮겨가겠느냐는 것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MBN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비용이 절감돼야 그쪽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한국에서 이동하는 거리, 예를 들어, 창원이 인천국제공항보다 부산이 가깝다는 사실만으로 가는 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유명무실하게 된 공항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꼼꼼한 사업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전문가 집단, 국민의힘·정의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나오는 이유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가덕도특별법이 처음 논의된 지난 2월 17일 국토위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면제는 뭘 만들지 모르고 만든다는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실시 설계가 나오기 전에 일단 공사부터 한다? 그것은 우리 동네에 있는 하천 정비할 때도 그렇게 안 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가지고 써서 되느냐”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개별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 딱 찍어서 예타를 면제한다고 하면 ‘왜 저기는 해주고 우리는 안 해 주느냐’는 안 좋은 선례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법에 과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대한 비판과 관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월 27일 “이번에 특별법으로 통과된 가덕도 신공항은 오히려 과거 정치 논리에 희생됐던 국가적 비전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야당은 선거용이라고 비난하고 보수언론은 앞다퉈 정치 논리로 결정됐다는 보도를 내놓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며 이같이 주말했다. 그는 “북극 항로의 연중 이용이 현실화하고,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되는 미래까지 감안하면 부산의 경쟁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도 했다.
대파 한 단에 7천원… "양파 · 계란도 명절 전보다 더 비싸"
통상 설 명절 이후엔 안정세를 보이는 농산물 가격이 올해는 2월 말까지도 계속 오르고 있다. 계란 한 판, 대파 한단 가격이 각각 7000원을 넘어 평년의 2~3배 이상까지 뛰면서 서민 밥상물가 부담이 높아지자 정부가 공급 확대와 수급 안정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월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현재 전국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대파 1㎏(상품) 소비자가격은 평균 7232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달 전 가격 5089원보다 42.1%, 지난해 이맘 때 2135원보다는 238.7% 오른 수준이다.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의 대파 한단 가격은 6600원으로 한달 전(1월 22일) 3180원보다 2배 이상, 지난해 2월 말 1250원보다는 5배 이상 올랐다. 이처럼 대파 가격이 크게 뛴 것은 지난 겨울 연이은 한파와 폭설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대파는 지난해 11월 초 한때 가격이 4500원 선까지 올랐으나 12월 초 3200원대로 낮아졌고, 올 들어 다시 4000원대를 넘어 계속 상승하다 설 명절 직전인 이달 10일에는 6400원까지 치솟았다.
가격 상승세는 명절 직후에도 이어져 2월 15일엔 6544원, 2월 22일엔 6672원, 2월 25일엔 7205원을 이어갔다.마찬가지로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양파도 가격이 한달 전 1㎏(상품)에 3174원에서 현재는 3455원으로 8.9% 올랐다. 일년 전 가격 1958원에 비해서는 76.5% 상승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직격탄을 맞은 계란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기준 계란 한판(특란 30개) 평균 가격은 7666원으로 한달 전 6718원보다 14.1% 올랐다. 지난해 2월 평균 계란 가격 3015원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달 설 명절 직전 7481원이었던 계란 가격은 명절 직후인 지난 2월 15일엔 7821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AI 발생은 잦아들겠지만 이미 상당 수 산란계가 살처분된 상황이라 향후 6개월 이상 계란 공급이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월 26일 주요 농축산물 및 가공식품 가격안정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갖고 이들 농축산물의 가격·수급 조기 안정을 위한 맞춤형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계란의 경우 2월 말까지 예정했던 4400만개에 더해 3월 중 2000만개를 추가 수입하고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의 농축산물 할인 행사도 지속하기로 했다. 양파는 민간 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저장물량 및 3월 말 출하 예정인 조생종 양파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대파의 경우 한파로 출하가 늦어진 일부 물량이 3월에 출하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봄비 내리는..... 삼일절의 단상
*****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