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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따라 떠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2015/04/22 06:53 | 추천 0 스크랩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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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4/21), 언론재단(프레스 클럽) 주최 남도 숲길 여행이 있었다. 내가 이 모임에 어떤 경로로 가입하였는지는 기억이 흐리다. 일년에 7만원의 회비를 내고 있다. 가입한지 한 20년은 되는 것같다. 회원의 입장에서 보건데 별 하는 일은 없고, 프레스센타 19층 식당의 음식값을 20% 할인해주고, 일년에 한번 정도 무료로 국내 여행을 당일치로 시키는 주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일년에 서너번 공짜로 영화구경을 시켜준다. 언론계를 퇴직하신 분들이 회원의 주류인 것같고, 나같이 대학접장을 퇴직한 사람들도 상당수 가입되어 있는 것같다. 솔직히 말해 하루만의 여정이라는 짧은 시간과, 공짜라는 매력에 이끌려 이 여행에 가끔 참여해왔다. 올해는 여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담양 죽녹원 담양 메타 세콰이어 숲길 장성 편백나무 숲길
젊었던 시절 나는 전남대학에 3년 6개월 전임교수로 재직한 적이 있었으나, 전남에 있는 이들 명소들을 찾아본 적이 없었다. 항상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여행을 통보되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참여하였다. 주최측으로부터 여행의 마지막 주의사항이 문자로 왔는데, 참여자가 160 여명에, 관광뻐스가 6대가 떠난다는 사실이 기재되어 있어서 조금 놀랐다. 그렇게 많은 사람과 리무진관광뻐스가 동원되다니. 아침 8시에 떠나서 범 10시 귀경한 빡빡한 여행이었으나, 아주 흡족한 여정이었다. 지금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그 울창한 세 개의 숲과 아울러, 그 여정에서 전혀 뜻밖으로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행이란 여행지의 관람 못지않게 같이 여행한 사람과의 추억도 귀중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여행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쉽게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여러분 만나게 되어 흡족하다.
최희조(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원재(전 경기대학교 교수) 정창기(한국방송인회 부회장) 박용옥(국방부차관) 김영럐(전 동덕여대 총장) 윤금초(시조시인, 전 조선일보 기자)
이 분들은 나와는 어떤 동창관계도 아니고,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적도 없고, 직업이 비슷한 것도 아니다. 다만 사회 속에서 우연히 인사하고 사귀어온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아주 오랫 동안 만난 적이 없었다. 구체적인 인간관계가 없으니 만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 저기 여러가지 만남에서 알았던 사람들이고 낯이 익은 분들이고 정을 느끼는 분들이다. 우리는 반가와서 사진을 찍고 환담을 나누었다. 정창기씨와 박용옥씨는 집사람들끼리 동창관계에 있어서 새로 사귄 사람들이다. 리무진뻐스 6대에 분승해 있었으니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수 없었으나, 위에 든 세 개의 숲길을 찾아 산보를 할 때마다 우연히 마주친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밤 11시가 넘어 집에 도착해보니, 여행의 목적물이었던 대나무숲길과 메타세콰이어숲길, 그리고 편백나무 숲길은 아득히 멀어지고, 이분 여행의 동료들의 얼굴이 아득하게 가물거린다. 그래서 인간이란 역시 인간과의 교류가 그의 일생의 압축도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분들이게, 죽녹원 구내에서 대나무 마디로 만든 작은 죽통을 사서 하나씩 선물하였다. 언제 다시 만날 지 모르는 분들이기에 혹시나 나를 기억해 달라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여행이었다는 생각이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숲길에서 단체사진 메타세콰이어 숲길에서 집사람 김갑영 담양 메카세콰이어 숲길에 선 부부
장성편백나무 숲길에서 윤금초 정소성 김영래 등반 도중 쉬고 있는 김영래 부부 장성 편백나무 숲길의 우물터가는 길에서 장성 편백나무 숲 장성 편백나무 숲에서 장성 편백나무 숲에서 장성 편백나무 숲에서
편백나무 숲에서 이원재 교수와 함께 |
첫댓글 선생님, 멋지십니다. 나무의 초록 향기가 날아오네요.
윤금초 선생님도 동행하셨군요. 만해시조대상 수상 때, 제가 사진사 노릇을 해서 기쁨조를 담당했었습니다.
선생님,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남도를 다녀오셨군요. 이 봄날 아름답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함께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