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 타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추리소설『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 사립탐정 더크 젠틀리를 주인공으로 한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에 이은 '더크 젠틀리'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이번에는 신화적인 공간과 현대 공간을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다루면서, 신들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려냈다. 더크 젠틀리는 괴물에게 스토킹을 당한다는 부유한 남자에게 고용되지만, 그것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고비를 받으러 남자의 집을 방문한 더크는 목이 잘린 채 죽어 있는 남자를 보게 되고, 죄책감에 빠져 뒤늦게 조사를 시작하는데….
▶엉뚱하고 기발한 착상과 유머,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적 어드벤처의 결정판!
코믹SF 추리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연《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추리 소설《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Long Dark Tea Time of the Soul》을 이덴슬리벨에서 출간했다. 이 책은 1988년에 영국에서 출간된 판타지 탐정 소설로, 사립탐정 더크 젠틀리를 주인공으로 한《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이은 ‘더크 젠틀리 시리즈’ 제2권에 해당한다.
시간여행이 핵심 요소인《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교차적으로 서술하면서, 유령, 탐정,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를 결합한 그만의 기발한 상상력을 초고속으로 전개해 더글러스 애덤스 마니아에게 열렬한 반응을 얻었으나 특이한 소재와 독특한 설정이 조금 어렵거나 낯선 소설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책은 기발하고 엉뚱한 더글러스 애덤스만의 매력을 대중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코드가 여럿 장치되어 있어《더크 젠틀리의 탐정 사무소》와《히치하이커》보다 눈여겨볼 만하다. 굳이 1권을 들춰보지 않아도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더글러스 애덤스의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그 매력 중의 하나가 북유럽 신화다. 신화는 자세히 알지 못해도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야기다. 전작에서는 우주와 지구를 축으로 한 시간여행을 중심소재로 다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신화적인 공간과 현대 공간을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중심소재로 다뤘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아스가르트를 세운 최고신 오딘과, 그의 아들 천둥의 신 토르가 아스가르트와 영국을 넘나들고, 초록색 눈을 한 몸집 큰 괴물과 독수리가 등장한다. 북유럽 신화에서 등장하는 북유럽 신과 괴물과 독수리가 시공간을 넘나들고, 인간과 계약을 맺는 판타지적 설정은 기발하고 엉뚱하며 유쾌하다. 무엇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가 버려지고 무시당하고 기억의 뒤편으로 사라진 불멸의 신들의 놀랍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재치 있게 다뤘다는 점도 흥미롭다.
또 이 책은 히치하이커 시리즈와 비교해볼 때 유머를 구사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무미건조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더글러스식 유머를 맘껏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히치하이커》보다 한수 위다. 또 그동안 더글러스식 유머에 낯설어했던 독자들마저 빠지게 할 만한 최고의 유머를 선사한다.
더글러스 애덤스
저자 : 더글러스 애덤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세인트존스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병원 청소부, 헛간 건설업자, 닭장 청소부, 보디가드 등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한 직종에서 일했다. BBC의 라디오 대본을 쓰던 중 프로듀서인 사이먼 브렛Simon Brett과 함께 라디오용 코믹과학소설을 구상했는데 이것이《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의 시작이다. 1978년 6회짜리 라디오 드라마로 시작된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텔레비전 드라마, 음반, 컴퓨터 게임, 연극, 영화, 심지어 타월에 이르기까지 온갖 버전으로 확장되었다. 우주적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가 빛나는 이 시리즈로 애덤스는 휴고상, 골든팬상 등을 받았으며 ‘코믹 SF’라는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주목받았다. 또 다른 저서로는 ‘더크 젠틀리’ 시리즈인《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가 있고,《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은 그 두 번째 이야기이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역자 : 공보경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소설 및 에세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더글러스 애덤스의 ‘더크 젠틀리 시리즈’, 나오미 노빅의《테메레르》시리즈, 켄 그림우드의《다시 한 번 리플레이》, 피츠 제럴드의《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핍 본 휴스의《페트록의 귀환》, 아이라 레빈의《로즈메리의 아기》, 칼렙 카의《셜록 홈즈 이탈리아인 비서관》, 애거서 크리스티의《커튼》, 앤 캐서린 에머리히의《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릭 시먼의《더 패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