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핵심 / 조셉 콘래드 / 이상옥 / 민음사
- 1899년
고리오 영감 / 발자크 / / 이동렬 / 을유문화사
- 1834년 12월 ~ 1835년 2월 (연재), 1835년 3월 (bound)
두 작품은 에너지를 빨아 들이는 힘이 있다.
읽고 나서 머리가 멍하고 힘이 없다.
암흑의 핵심은
암흑의 그 깊은 곳 또는 본질 또는 핵심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에서 말로가 말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하는 말에서 주요 인물인 커츠의 행적들도 신빙성이 없다. 2023년에 1899년에 나온 소설의 배경을 들이대면서 이런 내용을 이야기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소설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법이겠으나, 왠지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오지 않는다. 요즘에 내가 들고 있는 화두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진실을 말해야 하고 진실을 좆아야 한다. 모두가 한가지로 이야기를 할때 다른 이야기가 들린다면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모두들 육지에서 무력을 휘두르는 사도가 되거나 성화의 섬광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11
그때 밀림은 아무 소리 없이 그 검둥이를 다시 그 가슴속으로 맞아들이더라구. 53-54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에게 맡겨진 대의 명분의 인도를 받는 겁니다. 말하자면 비교적 높은 지성, 넓은 공감력, 목표의 단일성 같은 것을 우리는 바란답니다.> 57
우리는 무슨 자격으로 그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단 말인가? 우리가 그 말없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세계가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인가? 말을 할 줄 모르고 귀까지 먹었음에 틀림없는 그 세계가 실로 엄청나게 거대하다는 것을 나는 절감하고 있었어. 그 세계 속에는 무럿이 들어 있었을까? 60
61쪽 나는 거짓말을 싫어하는 사람
그 광경을 바라보던 우리를 몸서리치게 한 것은 그들 또한 우리들처럼 인간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 야성적이고 열정적인 소동이 우리와는 먼 친족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어. 그건 흉측한 생각이지. 아무렴, 흉측한 생각이지. 82
바보들이야 입을 벌리고 몸을 떨고 있겠지만, 용감한 인간이라면 진실을 알면서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을 것이네. 82-83
원칙이란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서 몸에 걸친 옷이라든가 예쁜 천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83
나는 마치 그간 전적으로 실체도 없는 무엇을 찾아내려고 애써왔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된 것처럼 극단적인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없어. ···· 그간 나는 그의 행동인으로서의 모습은 상상한 적이 없었고 오직 담론가로서의 모습만을 상상하고 있었다고 하는 흥미있는 사실도 발견하게 되었어. 106
<원주민들은 그분이 떠나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122
<그분이 내 생각을 넓혀주신 거예요.> 123
고리오 영감은
실상 고리오 영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기보다는 한 젊은 대학생이 파리의 사교계에 입문하여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대학생이 과연 사교계에 물들어 버릴 것인가를 작가는 독자들에게 맡겨버린다. 다분히 희망을 밑자락에 깔고 있다. 작가는 변할 것에 기대했는지 모르겠지만 2023년의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에 나는 일 달라를 건다.
젊은 시절에는 양심이 불의의 편으로 기울어질 때면 양심의 거울에 자신을 감히 비춰보지 못한다. 반면에 장년기에는 양심의 거을에 자신이 보인다. 169
나는 나의 방식으로 행복을 느끼오. 171
풋내기들이 쓰는 이런 판에 박힌 어리석은 말투는 여자들에게는 언제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고, 냉정하게 읽을 때에만 빈약하게 보이는 것이다. 183
우리의 행복은 언제나 우리의 발바닥에서 뒤통수 사이에 있는 거야. 198
여자들의 본성에는 가능성만으로 불가능을 입증하고 예감에 의해서 사실을 파괴하는 경향이 있다.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