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자작나무 숲
이헌 조미경
폭염을 피해 떠난 용인 자작나무숲은 이만 오천평의 대지에 펜션, 베이커리 카페 플라워 가든,
그리고 저수지, 전망대,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가에는 칡이 우거져 나무와
조우하며 팔월의 더위 에도 아랑곳 않는 자연의 푸르름이 반겨 주었다.
휴가철 고속도로는 자동차들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데
방음벽을 칭칭 감고 올라간 담쟁이가 상큼함을 더한다.
자작나무 숲은 구불구불 국도를 타고 달려야 하는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여느 농촌의 풍경처럼
한가로워 보였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 옆에는, 비 오는 날과 강한 햇살을 피하기 위한
우산을 무료로 대여하고 있었다. 강한 햇살을 정면으로 마주 하며 경치를 구경했다.
여느 식물원처럼 군데군데 계절의 꽃인 수국과 이름 모를 꽃들과 나무들이 활짝 피어서 우리를 반겨 준다.
용인 자작나무숲 투어를 위해 음악이 연주되는 식물원에 갔더니
넓은 가든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바나나가 큼직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커다한 바나나꽃
모습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간식으로 자주 먹는 열대 과일 바나나. 커다란 꽃잎이 툭 지면 그 자리에
어른 엄지 손가락만 한 마디가 자라 노란 바나나로 성장하는 모양이다.
신기했다. 줄기는 어른 팔뚝처럼 굵은데 그 줄기 아래에 꽃이 피고 꽃이 진
자리에 바나나가 열린다는 사실이 어찌나 경이로운지...
바나나 나무 이파리는 아주 넓은 이파리를 자랑하며
온실 속에서 다른 식물들과 함께 그들의 장점을 노래하듯이 서 있었다.
식물원 음악회에 참석하는 가수들의 청량함을 뒤로하고
전망대에 올랐다. 본격적인 공연 전 목을 풀면서 노래하는 젊은 가수들의 열정이 예뻤다.
전망대는 계단을 나선형으로 처리되어 있어 마치 마루를 딛는 느낌으로
꼭대기 까지 올라갔다.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니
펜션과 풀장이 눈에 띄었다. 한 여름 뜨거운 열기 때문에
수영하는 관광객은 없었지만 첫눈에 보아도 펜션은 예뻐 보였다.
펜션에서 하루 숙박하면서 망중한을 보내도 좋을 만큼 경치가 아름다웠다.
펜션을 뒤로하고 하고 내려오니 시원한 폭포수가 시원함과 청량감을 주었다.
비록 인공으로 만들어져 있어 자연미와 웅장함은 적었지만
계곡에 있는 폭포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면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목이 말라 베이커리 카페에 들렀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성업 중이다.
우리 가족도 카페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커피와 빵을 들고 2층으로 올랐다.
넓은 카페 매장 안은 시원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며
무더운 한때를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여름에 익어가는 과일 중에 블루베리와 개복숭아도 나무에 매달려
햇살과 바람과 구름과 친구 하면서 익어가는 용인 자작나무 숲에서
휴일의 한때를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