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후론(後論)
손 원
금년들어 두 번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9월초에 남동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준 힌남로와 이번의 난마돌이다. 다행히 난마돌은 사상자가 나긴 했어도 비교적 적은 피해를 입히고 일본쪽으로 빠져나갔다.
일본 열도를 강타한 난마돌은 엄청난 강풍과 호우로 큰 피해가 나고 있다고 한다. 10월 중순까지는 태풍이 더 올수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자연재해는 피할 수는 없지만 대비만 잘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가 있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풍수해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다. 오랜세월 강둑을 보강하고 댐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을 벌인 결과다. 따라서 수해상습지는 줄어들어 피해도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수 천년 간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여 왔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다. 완벽한 재해대비는 없을 것이다. 오직 그 피해를 줄여나가는 방법만 있을 뿐이다.
태풍은 연례 행사처럼 매년 2~3개는 어김없이 한반도를 내습하고 있다. 어차피 맞이 해야만 하는 태풍이라면 피해를 최소화 하고 동반하는 강우를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태풍은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유익한 면도 있다. 태풍은 강한 바람과 호우를 동반하기 때문에 통과 지역은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농작물을 망가뜨리고 건물 파괴, 통신 두절, 정전 등 큰 피해를 가져온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점이다. 반면에 유익한 면은 태풍은 저위도 지방에 축적된 대기 중의 에너지를 고위도 지방으로 운반하여 지구상의 열균형을 유지시켜 주며, 깊은 바닷물과 얕은 바닷물을 뒤섞어 순환시킴으로써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하며, 적조 현상을 완화하고 무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다.
태풍이 없고 적절한 강수만 있다면 다행이겠으나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태풍때 내리는 엄청난 강수량은 물부족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태풍이 없다면 강물이 줄어들고 저수지 가득률도 줄어 물부족이 심화 될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촌 곳곳은 물부족을 겪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과거의 기름진 옥토가 사막화 되어 뿌연 먼지를 날리는 곳으로 변하고 있어 안타깝다. 사막화를 막고자 물을 끌어들이고 나무를 심는 등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끈질긴 노력으로 사막화를 늦추고 있고 그 효과가 어느정도 있음은 확실하다. 사막화가 진행 된 지역은 강우량도 적어 충분한 대책마련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도 유엔이 정한 기준에 의하면 물부족 국가에 속한다고 한다. 연간 총 강수량은 전 국토를 적시기에 충분하지만 소중한 비가 여름 한 철에 집중되고 그것도 몇 번 닥치는 태풍때가 압도적이다. 그렇다면 태풍때 충분한 물을 저장 한다면 물부족의 걱정을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댐이나 저수지를 많이 건설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가 있으나 많은 땅이 수몰되는 문제점을 간과할 수가 없다. 또한 흐르는 물을 저장하는 것도 한계가 따른다. 그렇다면 물을 바다로 흘러들게하여 필요 시 정제하여 사용할 수는 없을까? 현재의 기술로도 가능은 하지만 바닷물 담수화에 따른 고비용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가 없어 풀어야 할 숙제다. 당면한 물부족 사태는 절실하기에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빗물을 최대한 가두고 물소비를 줄여야 한다. 바닷물 담수화가 비용이 많이 들기에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물이용 선진국인 싱가포르는 하수를 아홉번 정재해서 식수로 사용하기도 한다.
식수와 생활용수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가 있다. 집집마다 물저장 탱크를 마련하여 빗물을 받아 저장해 두고 허드래 물로 사용하면 어떨까?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모아 둔 빗물이나 지하수를 보충하여 사용한다면 물부족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은 무한 자원이 아니다. 이러다가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심각한 물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든다. 모든 자원은 이용하기 나름이다. 세월이 갈수록 수자원이 더욱 풍부해져 후대들이 깨끗한 물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22.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