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는 '즐겁게 하다'는 의미의 라틴어 lubet에서 유래했는데, 독일어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Liebe도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love라는 영어 단어가 소개될 때는 '연애戀愛'라고 번역한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물론 연애는 love의 여러 유형 중 하나일 뿐이다.
영국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사랑은 한 사람과 다른 모든 사람의 차이를 한없이 과장한다"고 했는데,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실험이 있다. 이른바 '사랑의 다리' 실험이다. 흔들리는 다리(rickety bridge) 위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인데, 왜 그럴까? 오리 브래프먼과 롬 브래프먼은 [스웨이: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협곡 위 70여 미터 상공에 매달린 흔들다리를 건넌다고 상상해보라. 발을 뗄 때마다 다리는 끊어질 것처럼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마음이 조마조마해지고 심장이 빨리 뛰며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생리학적으로 볼 때 그런 상황에서 겪는 급격한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겪는 흥분 상태와 동일하다."
즉, 불안감과 아드레날린이 이성에 대한 관심 증가로 변형된다는 것이다. 생리적 반응이 인지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인데, 이는 마케팅에서 흥분을 유발하는 파티 등과 같은 이벤트 연출 효과와 비슷하다. 한 젊은 소비자가 파티에서 멋진 시간을 보낸 것과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의식적인 연관을 눈치 채지 못하지만, 이미 연관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어둠 속 일탈(deviance in the dark)' 이라는 실험도 있다. 서로 별 관심이 없는 남녀라도 두 사람을 적잖은 시간 동안 어둠 속에 두면 서로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사랑으로 상처받은 과거가 있기 때문인가? 이렇듯 일부 심리학자들은 사랑을 과학적,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며 '사랑의 허구'를 입증하려고 안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슴이 뛰어 사랑인 게 아니라 가슴이 뛴다고 믿으며 또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설사 이게 착각일망정 이런 착각은 길이 보존하는 게 좋지 않을까? 미국의 록밴드 People의 1965년 히트곡인 'I Kove You'의 노랫말은 사랑은 맹목적일수록 좋다는 속설을 재확인해준다.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Yes I do but the words won't come
And I know what to say
I should tell you I love you, I do
The words should explain
But the words won't come
I shouldn't hide my love deep inside The words should explain
But the words won't come
I should tell you how I feel
And I keep try-y-y-ing
But something holds me back
When I try to tell you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Yes I do-o-o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But the words won't come
And I know what to say.
참으로 이색적인 노래다. 거의 모든 사랑 노래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과장법을 총동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이 노래는 '사랑한다'는 말조차 할 수 없다는 걸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서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게 더 보통 사람들의 현실에 가까운 게 아닐까? 미국 작가 앨버트 허버드는 "He who does not understand your silence will probably not understand your words"고 했다. 이 말을 믿어야 할까? 이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꼭 말을 해야만 내 사랑을 알 수 있겠느냐"는 한변처럼 들리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강준만 / 영어 인문학 이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