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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by.로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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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미쳤어요?"
정말 이건 아니다. 영우는 이런 기가 막힌 상황에서 소리부터 내질렀다.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곳은 한강 둔치였다. 오랜만에 강바람이라도 쏘일 겸해서 집에서 가까
운 잠실역에서 내려 소주 한 병과 오징어 한 마리를 사서 즐거운 마음으로 잔디 위에 자리를
잡았다. 주위에 사람도 별로 없고 날씨도 딱 좋은 가을밤이었기에 그의 기분은 한 층 들떴다.
이 얼마만에 가져보는 한가로움이란 말인가.
그런데 바로 그의 평화로운 휴식을 방해하는 자가 있었으니...
영우가 막 자리에 앉아 소주병을 따려고 하는 찰나였다. 갑자기 그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잡혔다. 바로 하얀 원피스를 입는 한 여자가 자꾸만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영우가 급한 김에 소리를 질러봤지만 그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점 점 깊이 들어가고 있
었다.
"이런, 젠장!"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영우가 짧은 욕설을 내뱉으며 윗 옷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는 생각할 여지도 없이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아무리 여름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
다고 해도 9월로 들어선 탓인지 차가운 한기가 뼈 속까지 스며 들었다.
그래도 조금도 지체할 수 없었다. 영우는 빠른 속도로 그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이봐요!!!! 거기 움직이지 말고 있어요!!!"
영우의 애타는 목소리를 들었는지 말았는지 그 여자는 서서히 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하얀 원피스 자락만이 수면 위를 오르락 내리락 할 뿐이다.
영우는 지금 이 우습지도 않은 상황을 저주하며 한강 안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그 속에서 뿌옇게 보이는 하얀 형체.
여자는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처럼 보였다. 영우는 물살을 가르며 축 늘어진 여자를 한 쪽
팔에 끼워서 힘겹게 물 속을 빠져 나왔다.
"헉 헉..."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영우.
그가 고등학교 때 수영 선수였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분명 두 명다 골로 갈 뻔 했다.
"이봐요? 정신 좀 차려봐요!"
젖은 물기를 털어내며 창백하게 질려 누워 있는 여자의 뺨을 살짝 두드렸다.
여자는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영우가 급히 경동맥 쪽의 맥박을 감지해 보니 약하게나마
떨림이 전해져 왔다. 그는 생각할 새도 없이 바로 여자의 가슴 위 쪽을 두 손으로 압박해
들어갔다.
한 번.
두 번.
잠시 후 갑자기 여자가 잔기침을 하며 물을 뱉어냈다. 그리고 흠뻑 젖은 몸을 파르르
떨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영우의 얼굴을 빤히 쳐다 보았다.
"저...괜찮으세요?"
"여기는 천국인가? 그럴 리 없는데...
나는 지옥으로 떨어질 게 뻔한데..."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는 여자를 보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기껏 힘들게 구해
줬더니 미친 소리나 지껄여 대고 있으니...설마 정신병자인가?
영우는 떨떠름하게 여자의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
"저기요, 제가 물 속에 빠진 당신 구해줬....엇?!"
순간, 영우가 매우 놀란 표정으로 다시 한 번 여자의 얼굴을 쳐다봤다.
지금의 이 상황... 너무도 익숙한 이 상황.
데자뷰도 아닌, 바로 지금 이 상황은 일주일전과 너무나 흡사하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 미간을 좁히며 앉아서 머리의 물기를 짜내는 여자는 바로 일주일전의 그
여자였다.
두번의 우연.
영우는 이 심상치 않은 두 번의 우연에 이상함을 느꼈다. 한 여자를 두번씩이나 구해준다
는 건 분명 흔하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서로 다른 곳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같은 사람을 만나다는 건 벼락을 맞는 확률만큼이나 극히 드문 일이다.
다시 한 번 영우는 여자의 얼굴을 살폈다.
여자는 그 때와, 일주일 전의 그 때와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갈색의 짧은 커트 머리에 전체적
으로 중성적인 얼굴. 살짝 올라간 눈꼬리, 반듯하게 뻗은 코, 얄팍한 붉은 입술...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비함과 매력을 동시에 뿜어내는 묘한 구석이 있었다.
갑자기 여자가 일어섰다. 젖은 옷과 머리의 물기를 대충 짜내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잔디밭
위를 걸어가는 것이었다. 그것도 맨발로...
영우는 자신도 주위에 널부러진 옷가지를 챙겨 그 여자 뒤로 따라가며 외쳤다.
"저, 나 기억해요? 일주일 전 당신이 옥상 위에서 떨어지려고 할 때 구해줬잖아요!"
그 소리에 우뚝 멈춰서는 여자. 획 돌아서서는 영우 쪽으로 빠르게 다가온다.
"이봐요, 아저씨! 아저씨가 도대체 뭔데 자꾸 나타나서 날 방해하는 건데? 응?
그렇게 시간이 한가해? 왜 자꾸 내 인생에 끼여들어? 제발 모른 척 하라구!
에잇, 재수도 더럽게 없네~ 퉤!"
잔디밭 위로 매섭게 떨어지는 침.
순간, 영우는 경직 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온다.
이건 완전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줬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식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영우는 그냥 멍하게 뚝 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쳐다보았다.
물방울이 잔디 위로 떨어지자 진한 초록이 배어나온다.
이제 어쩔 수 없다. 그녀가 이미 영우를 건드려 버렸기 때문이다.
"야!"
영우는 그냥 가버리려는 여자의 손목을 잡아 휙 돌렸다. 찌푸린 여자의 얼굴이 그를 정면으
로 응시했다. 아니꼽다는 표정.
"내가 널 구해주고 싶어서 구해준 줄 알아! 세상에는 살고 싶어도 죽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넌 그렇게 쉽게 세상을 버리고 싶어하겠지만 그 사람들은 숨 쉬는 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하면서 살아간다고!!! "
인턴 2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영우에게 생명이란 항상 절박한 것이다. 한 순간이라도 환자들
은 살기 위해서 얼마나 몸부림치는가. 그 고통과 절망 속에서...
그래서 영우도 자살하려는 여자를 구해줄 수 밖에 없었다. 벌써 머리가 생각하기 전에 그의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하하하하..."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영우를 빤히 쳐다보던 여자가 느닷없이 웃기 시작했다. 어둠이 내려
앉은 한강 둔치에서 물에 빠져 죽으려던 여자가 큰소리로 웃고 있는 이 황당스러운 상황.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미친 사람 취급 받았을 것이다.
혹시 정말 미친 여자인가?
"이봐요? 왜 그래요? 정말 미쳤어요?"
"하하하하하...."
영우가 조심스럽게 어깨를 잡았지만 여전히 웃기만 하는 여자.
문득, 여자의 어깨를 잡은 영우의 손으로 어떤 느낌이 전해져 왔다.
슬픈 웃음. 그녀가 지금 웃고 있는 것은 즐거워서가 아니라 마치 아픔을 토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상했다. 정말 이상했다. 갑자기 복잡한 심정이 영우의 머릿 속을 휘감았다.
'내가 그 아픔을 치유해 주고 싶어. 이 여자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싶어.'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떠오른 생각 한 조각.
영우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여자를 끌어당겼다. 자신의 품 속으로 들어온 여자를
가만히 안았다. 떨고 있었다. 마치 상처 입은 작은 새처럼 온 몸을 달달 떨고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왜일까? 영우는 그녀의 이름이 알고 싶었다.
"......신혜연......"
그저 그의 품에 안겨 조용히 대답하는 그녀. 아무런 거부조차 하지 않았다.
"혜연씨, 왜... 왜 죽으려고 했어요?"
"세상 사는게 지겹고 비참해..."
이어지는 적막감.
영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혜연의 입에서 나온 말이 그의 가슴 속에 아련하게 울렸다.
그들은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서로 끌어안고 서 있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가을 바람을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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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먹어요!"
"싫다니까!"
"진짜 안 먹을래요?"
몇 십분째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영우는 억지로라도 혜연에게 밥을 먹이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고, 혜연은 그것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었다.
혜연의 꾹 다문 입에서는 죽으려고 3일째 단식하고 있는 굳은 의지까지 느껴졌다.
"후우~ 정말...대책이 안 서는 여자군요."
결국은 영우조차 그녀의 고집 앞에서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렸다.
혜연과 그렇게 만난 건 벌써 한 달 전이었다. 그 뒤로 영우는 날마다 병원 일을 끝나면 곧장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 작은 단칸방에 있는 것이라고는 옷장과 침대, 책상 뿐이었다.
싸늘한 기운마저 감도는 그곳에서 영우는 매일 그녀에게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그조차도 26살인 자신보다 4살이나 어린 그녀에게 꼬박
꼬박 존대말을 써가며, 반말을 들어가면서 지금 이러고 있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난 왜 여기서 이 짓을 하고 있는거지?
"아저씨. 그러니까 상관하지 말고 그냥 가라니까! 나한테 왜 이렇게 까지 하는건데?"
빤히 쳐다보는 그녀.
하지만 영우는 그저 밥이 한가득 담긴 숫가락을 혜연의 입 앞에 가져갔다.
나야말로 알고 싶다... 그 이유를...
내가 이렇게 까지 너에게 빠져버린 이유를...
"밥 먹으면 가르쳐 줄께요."
"참, 나도 나지만 아저씨도 참 끈질긴 사람이야. 정말."
혜연은 영우에게 쏘아 붙이고는 이불을 푹 덮으며 누워버린다. 이젠 정말 어쩔수 없다.
영우는 공연히 덮여진 이불만 쳐다보다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 내일 다시 올 거니까 그 때까지 꼭 밥 한 숫갈이라도 먹어요."
"......"
"그럼 나 갈께요."
"......"
역시 대답이 없다. 영우는 그러려니 생각하며 신발을 신었다.
"아저씨. 내 소원이 뭔 줄 알아?"
갑자기 가려던 영우의 발목을 혜연의 질문이 잡는다. 이불 속에서 웅웅 거리며 낱말 하나
하나가 흩어진다. 영우는 잠시 생각하다 다시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온다.
"잘 알지요. 당신 소원은 죽는거 아니예요? 그렇게 죽으려고 안간힘을 쓰잖아요. 방법도
고루고루 바꿔가면서..."
"우와~ 과연 내가 생각했던대로야. 아저씨는 어쩜 그렇게 바보 같아?"
어느 새 이불 속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혜연이 키득거리며 영우를 바라본다. 영우는 그녀
의 장난스런 질문에 대꾸해 줄 마음도 없는 듯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만 있다. 이 여자는 도
대체가 종잡을 수가 없다.
"내 소원은 말이지~ 그러니까 음...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구, 맛있는 거 실컷 먹는 것도 아니
구, 멋진 킹카랑 결혼하는 것도 아니구, 얼굴 이쁘게 되는 것도 아니구, 잠 원없이 자보는 것
도 아니구...음..."
연신 눈동자를 굴리며 계속 말하는 혜연을 보니 이러다간 도저히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그러니까 요지가 뭐예요? 말하고자 하는 핵심말이예요!"
잠자코 듣고만 있던 영우가 인내심이 바닥나자 소리치고 말았다.
"그건 비밀이야! 나중에 아주 나중에 가르쳐 줄께, 아저씨. "
혜연은 혀를 쏙 내밀어 보이고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영우는 또 혜연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집을 나섰다. 10월의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그의 뺨을 스친다. 언제나
그녀의 집을 나와 돌아가는 도중이면 이제 그만 와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다음 날 저녁이면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집으로 발걸음이 향하게 된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하다. 하지만
그만큼 영우는 자신이 혜연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혜연의 모든 것을 다 사랑
해주고 싶다. 그녀의 아픔도 슬픔도 기쁨도... 내일 다시 그녀를 만날 것을 생각하니 오늘따
라 집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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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는 어두운 표정으로 병원 복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언제나 상냥한 미소를 띄우는 것으
로 병원 내에서도 유명한 영우의 어두운 모습이 신기했던지 지나가던 간호사들도 힐끔 쳐
다본다.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영우의 얼굴은 밝아질 줄 몰랐다. 그도 그럴것이
며칠 째 혜연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매일 매일 찾아가 봤지만 그녀의 집에는
싸늘한 공기만이 가득차 있을 뿐이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거지. 설마 나도 모르게 자살
시도하고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 온통 혜연에 대한 걱정으로 일도 통 손에 잡히지 않
았다.
"이 봐! 최영우 선생!"
멍하게 걷고 있던 영우를 누군가가 뒤에서 부른다. 영우가 돌아보자 자신의 몇 년 선배인
내과 전문의가 뛰어 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하길래 그렇게 불러도 모르는 건가?"
"아, 죄송합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저를 급하게
찾아시고."
"어. 전해줄 것이 있어서 말이지. 얼마 전에 내가 맡았던 시한부 환자가 세상을 떴거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환자가 마지막으로 이 편지를 너한테 좀 전해달라고 해서..."
영우는 엉겹결에 선배가 전해주는 편지를 받았다. 그 선배는 수술이 잡혀 있는지 급하게 뛰
어가 버렸다. 그리고 영우 손에 남은 하얀 종이 한 장. 도대체 뭐지? 그는 꼬깃꼬깃 접힌
편지를 조심스레 펼쳐 들었다. 그 편지에는 뭔가 서툴러 보이는 글씨체가 드문드문 채워져
있었다.
놀랐지? 솔직히.
지금쯤 아저씨가 이 편지를 보고 있을 때 쯤이면 눈에 불을 키고 나를 찾고 있을 걸.
원래는 그냥 조용히 사라져 주려고 했는데 그러면 그동안 진 빚을 갚을 수가 없잖아.
고맙게 생각하라구.
최영우.
아마도 아저씨 자신은 몰랐겠지만 나 아저씨 이름 알고 있었어. 신기하지?
그것도 아저씨가 나를 알기 훨씬 전부터...
내가 시한부라는 판정을 받고 무의미하게 살아가고 있을 때, 그러니까 그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였어. 처음이었어. 그렇게 따뜻하게 웃는 사람은...
그냥 지나가다가 한 번 봤을 뿐인데 자꾸 그 웃음이 내 머릿 속에서 맴맴 도는거야.
따뜻하게 녹아버릴 햇살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내 기억 창고 안에 아저씨가 확
들어가 버린거야. 그리고 나중에 다시 아저씨를 만났잖아.
처음에 옥상에서 만났을 때는 솔직히 몰랐었어. 아저씨가 최영우인 줄은...
그런데 두번째로 한강에서 만났을 때, 나한테 막 소리쳤을 때 말이야.
그 때 갑자기 아저씨가 내 기억창고 속에서 확 튀어나와 버린거지. 아, 그 사람이구나!
그리고 한 달 동안 계속 아저씨가 내 집에 찾아 왔잖아.
그런데 지금 말하면 좀 쪽 팔리지만 아저씨가 온 뒤로 시도하던 내 자살시도는 다
거짓이었어. 아저씨가 계속 내 집에 찾아와 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혹시 안 오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서 흉내만 냈던거지 정말 그 동안은 죽을 마음이 없었으니까.
나는 어차피 죽을 거면 내 의지대로 죽고 싶었거든. 신이란 존재에게
내 목숨을 결정할 권리를 준다는 것이 소름끼칠 정도로 싫었어.
그런데 그런 내가 아저씨를 만나고 나서 변해버렸던 거지. 아저씨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그리고 나한테도 소원이란게 하나 생겼버렸어. 아주 작고 보잘것 없지만 나에게는 큰 소원.
신이란 존재에게 처음으로 기도할 만큼 꼭 바랬던 소원.
그런 말이지,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구, 맛있는 거 실컷 먹는 것도 아니구, 멋진 킹카랑
결혼하는 것도 아니구, 얼굴 이쁘게 되는 것도 아니구, 잠 원없이 자보는 것도 아니구...
아저씨는 뭔지 알 것 같아?
나는 그냥 살고 싶었어. 숨 쉬면서 움직이면서 살고 싶었어. 아주 오래는 아니더라도
여유를 즐길만큼 만이라도 살고 싶었어. 정말 살고 싶었어. 아저씨랑 같이...
그래도 나에게는 아저씨를 만났던 게 행운이고 행복이었어. 마지막 한 달은 정말
잊지 못할거야. 지금 내가 있는 하늘에서도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아저씨가 있는 곳은 지금쯤 쌀쌀하겠지? 내가 있는 곳은 따뜻할거야. 아마도...
안녕.
영우의 눈에서 눈물 방울이 떨어지면서 편지의 잉크가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죽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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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로렐라이*]그녀가 죽었다.
*로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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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0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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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ㅠ0ㅠ너~~무 슬퍼염. 혜연이를 왜 죽이셨ㅇ ㅓ 요? 마지막 유서 참 감동이었써여. 글을 참 잘 쓰씨네여. 로렐라이님은 현재 연재하시는 소설 없으세여?
깡대지님 감사합니다~^^ 제가 원래 쥔공을 잘 죽이는 사악한(?) 영혼이랍니다.ㅋㅋㅋ 현재 꽃잎 3번 방에서 거짓말이라는 소설 연재중이구요. 그거 빨리 써야 되는데 단편에 유혹에 빠져버린 로렐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