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영학회 / 중견기업 CEO 대상 ◆
2016년 11월 이해선 전 CJ제일제당 공동대표는 코웨이 대표로 취임했다. 2015년 12월 CJ제일제당을 떠난 지 1년 만에 현업 복귀다. 워낙 `마케팅 귀재`로 소문이 나 있던 터라 코웨이 임직원들의 기대가 컸다. 생활환경가전 업계에도 가는 곳마다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그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흐른 2018년 7월. 이 대표는 `이해선`이라는 이름 석 자에 맞는 성적표를 만들어 냈다. 코웨이는 연결기준으로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6780억원, 영업이익은 7.2% 증가한 12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고, 영업이익도 2분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코웨이는 지난해에도 매출액 2조5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영업이익도 4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5% 늘어 역대 최대 경영실적을 올렸다. 이 대표가 코웨이를 이끌면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렌탈 실적도 껑충 뛰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외 렌탈 판매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50만9000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또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 달성이다. 국내외 렌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2분기에만 렌탈 순계정(해약 계정 반영)이 16만2000개 늘었다. 분기별 렌탈 순증 최고치다. 렌탈 계정 수가 증가하면서 렌탈 계정은 국내 584만개, 해외 93만개 등 총 677만개로 집계됐다.
이 대표가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대상을 수상한 배경이다. 이 대표는 "올해 700만 계정을 돌파하고 최대 711만까지 계정 수를 늘릴 것"이라며 "올 초 목표를 매출 2조7700억원, 영업이익 5250억원으로 세웠는데, 지금 같은 속도라면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저는 이해선 대표 코디입니다" 발로 뛰는 사장님
이 대표는 마케팅 분야에만 약 30년 종사하며 빙그레 `닥터캡슐`, CJ제일제당의 세탁세제 `비트`와 화장품 `식물나라`, 즉석밥 `햇반` `컵반` 등을 기획하고 히트상품으로 만든 마케팅 전문가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해 `언어의 마법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마케팅은 누구보다 해박하다`고 자신하면서도 지금도 마케팅 방법을 연구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게 마케팅 기법도 계속 진화해야 하고 고객에게 더 친숙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 때문이다.
최근에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방산시장을 다녀왔다. 이 대표는 "방산시장에는 플라스틱, 유리 등을 활용해 만든 그릇과 소품, 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화장품 용기를 어떻게 디자인하면 좋을지 등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발로 뛰는 사장으로도 유명하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명함에 `대표 코디`라고 새기고 자신을 소개할 때 이 명함을 건넨다. 코디는 고객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코웨이의 렌탈 제품을 관리하는 전문가다. 이 대표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코디 복장 차림을 하고 교육생 신분으로 위장한 채 다른 코디와 함께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을 점검하거나 설치한다.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에서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코디가 이 대표에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모습을 목격한 고객이 "왜 교육을 여기서 하느냐"며 핀잔을 준 일도 있었다. 이 대표는 얼마 전에도 코디로 변신해 업소용 정수기를 어깨에 메고 가서 직접 설치했다.
최근에도 서울 종로에 위치한 기업 사무실을 방문해 지난 6월에 출시한 신개념 정수기 `시루직수 정수기`를 직접 설치했다. 시루직수 정수기는 역삼투압(RO)형 정수기와 직수형 정수기 장점만을 취한 혁신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RO 멤브레인 필터는 나노 필터보다 촘촘하고 세밀하게 거르는 강점이 있지만 시간당 정수 용량이 적어 수조에 물을 받아 사용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직수형 정수기는 고객이 정수 버튼을 누르면 그때부터 바로 정수를 시작하는 대신 RO 방식보다 정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코웨이는 시루직수 정수기의 직수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에 개발한 시루(CIROO) 필터에서 한 단계 진화한 `시루 2.0 필터`를 개발해 적용하며 정수기 역사를 다시 쓸 태세다.
◆ 코웨이 정수기, 말레이시아 국민 정수기로 등극
코웨이는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독보적 강자지만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웨이의 올 2분기 해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9% 증가한 1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제품 출시, 해외 법인 성장 등이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코웨이 정수기는 말레이시아에서 국민 정수기로 통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올 상반기 매출 900억원을 돌파하고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17.4%)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6.8% 증가한 916억원, 관리 계정은 전년 동기보다 47.1% 증가한 79만6000개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코웨이는 렌탈 개념조차 전무했던 말레이시아에 2007년 진출해 없던 시장을 창출했다. 국민 70%가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 2010년 정수기 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으며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공기청정기, 비데 등 다른 제품 점유율을 높여 올해 말레이시아 렌탈 계정 100만개, 법인 매출액은 전년(2075억원)보다 36% 높여 284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코웨이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해 3월 미국 시장에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를 연계한 공기청정기 `에어메가`를 출시했다. 아마존에서 알렉사를 활용해 공기청정기를 만들고 싶다며 코웨이에 먼저 제안했고, 이 대표의 추진력이 더해져 코웨이는 세계 최초로 알렉사와 연동된 공기청정기를 지난해 3월 세상에 내놨다.
미국인들에게 에어메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아마존 내 코웨이의 2017년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3배 늘었다. 코웨이는 올 1월부터 정수기 `아쿠아메가`도 아마존닷컴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코웨이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코웨이 미국 법인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174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이 대표는 코웨이 부스를 찾은 방문자들에게 중국어로 제품을 직접 설명해 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중국 최대 통신사 회장 등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이 대표의 유창한 중국어 실력에 호감을 느껴 협업 등을 제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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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코웨이가 추구하는 바를 밝혔다. "저는 그 시대에 통하는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변하지 않으면 늙어요. 계속 쉼 없이 달릴 겁니다. 청정 웰빙가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고, 코웨이의 똑똑한 제품을 통해 전 세계에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 He is…
△1955년 서울 출생 △중앙대 경제학과 △성균관대 대학원 국제경영학 석사 △대만국립정치대 대학원 국제마케팅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빙그레 마케팅 상무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총괄(부사장) △한국마케팅클럽(KMC) 회장 △CJ오쇼핑 대표 △CJ제일제당 공동대표 △코웨이 대표이사 사장(2016년 11월~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