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북핵문제로 열린다 안열린다 해샀던 북미 정상회담이
어제 마침내 싱가폴 선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렸다.
정작 당사국인 한국은 빠지고 남의 신상을 두고 북미가 자기들 입맛대로
주물락거리고 말았다.
애시당초 회담의 성과에 대해 반신 반의 했지만 우리가 바라던 CVID는
물건너 가버린 모양이다.
나는 배를 타면서 싱가폴은 주막 나들듯이 드나들었다.
한 때는 선원들의 밀수품 근거지로 이름을 날릭도 하였다.
외국인들에게는 면세여서 물건값이 쌌다. 특히 시계,카메라 전자제품들이 싸고
중국산 우황첨심환,웅담 등도 인기가 있었다.
나도 선원들이 자주 가던 피플소파크에 가서 악어혁대를 하나 사기도 하였다.
내가 혁대 하나만 사니까 주인이 당신 친구들은 몇백씩 사던데 왜 하나만 사느냐고 묻기도 했다.
센토사 섬은 싱가폴 중심가에서 약간 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교외의 섬인데
이광요가 관광지로 개발하였다.
센토사라는 이름이 나는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 연합군의 장군 이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공모한 이름으로 말레이어로 '평화,평온'을 의미한다고 한다.
섬으로 들어가는 길목 앞쪽에는 약간 경사진 언덕에 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 공원은 호랑이표 연고로 유명한 중국인이 만들어서 싱가폴정부에 기증했는데
기증조건이 시민들로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공원 곳곳에 시멘트로 만든 동물 조각들이 서 있는 데 야간 조잡스럽기도 하다.
그 중에 어떤 구조물 속에 가면 지옥도가 그려져 있는 데 아주 리얼하게 느껴진다.
생전에 거짓말 하던 사람은 건달들이 집게로 혀를 꺼집어 내어 톱으로 자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보통 케이블카를 타는데
이 케이블카가 수면에서 상당히 높은 위치에 돼 있다.
그런데도 한 번은 오일리거를 터그보트가 끌고 가면서 오일리거의 기둥이
케이블과 부딪쳐 케이블이 절단되는 바람에 케이블카를 타고 센토사셤으로 향하던 관광객들이
바다로 추락하여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사고 이후로 싱가폴을 지나는 모든 선박들은 싱가폴항만청에 배의 크기,속력, 에아드라프트 등을 무전으로 신고하도록
법으로 강제화 되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리라.
나는 4~5년전에 싱가폴항만 운영실태를 보기 위해 다시 갔다가
센토사 섬에 들린 적이 있다.
특별한 구경거리는 없지만 옛날 사진들과 민속자료들은 한번쯤 볼만하다고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