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을 누르면 말투가 어눌한 남자가 한국통신 담당자라고 하면서 본인 명의로 된 전화 2대중 1대를 오늘 끊겠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약간 당황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집전화가 1대이고 그렇다면 나머지 1대는 누군가가 내 명의를 도용하여 임의로 전화를 개설했다는 것이고 본인도 모르게 개설된 전화의 전화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되기 때문이죠. 중지되는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까 731-2006이라고 말하더군요.
“아~~ 그 전화는 제가 개설한 게 아닌데요.” 라고 말하면 “그러세요.” 그러면 누군가에 의해 본인 명의로 된 대포폰이 불법으로 개설된 것 같다면서 경찰에 신고해주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일단 끊습니다.
1분후 다시 조금 전 통화한 사람과 거의 목소리가 유사한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아마 1인 2역하는 것이 틀림없는 듯 합니다.)
서울의 모 경찰서라고 하면서 한국통신 신고를 접수 받고 전화를 했다고 하더군요.
기업은행 통장으로 전화가 개설되었다면서 혹시 최근에 신상정보가 유출된 적이 없었냐고 하더군요.
주민등록증 및 운전면허증 분실, 택배 상자의 주소지 등을 예로 들면서요.
그러면서 본인 명의로 된 다른 통장이 또 있냐고 묻더군요. 어떤 통장이 있는지 알아야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순간 보이스 피싱이 강하게 의심되어 보이스 피싱을 방지하고 싶으니 전화하신 분의 신상파악 좀 하고 싶다고 정중히 말하니까 “뭐~ 뭐라고요.” “보이스 피싱이요?” “아 그러면 됐습니다.” “뚝 뚜뚜뚜뚜~~~~”
평상시 보이스 피싱에 대해 잘 대처했다고 자부 했지만 이번엔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 피싱에 잘 대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ARS전화는 일단 보이스 피싱일 확률이 90%이상이고, 특히 선택번호를 누르라고 하면 절대로 누르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