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당시로서는 무명가수 명혜원의 스플리트 앨범. 명혜원이라는 가수는 총 세장의 엘피를 내고 아마도 활동이 중지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 첫곡의 인상이 강렬해서인지 후속곡은 그다지 주목 받지는 못했다. 명혜원의 '청량리 블루스'와 김민기의 '기지촌'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 약자와 무작정 상경의 부작용이 심하던 성장통에 시달리던 1970,80년대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잘 그려낸 것 같다.
그 시절 이 노래에서 언급되는 청량리에서 멀지않은 곳에서 술 한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허름한 막걸리집에서 빗소리가 천정에 툭툭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흐느끼는 듯 들려왔던 애절한 기타 소리가 가슴에 파고드는 그때의 순간만큼은 마치 내가 술을 그렇게 좋아했다는 중국 당대 풍류시인 이태백이 된듯한 느낌이었을 정도였다.
흑인음악중에서 우리 가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블루스(Blues)와 소울(Soul) 그리고 최근에 리듬 앤 블루스(R&B)가 있다. 소울은 1960년대 후반을 장식했고, 블루스는 1980년대 후반에 유행했지만, 블루스는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1940년대에 도입된 장르이다.
블루스란 19세기 중엽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미국의 흑인 노예들에 의해 만들어진 가곡의 형태이다. 흑인 노예들이 백인의 청교도적인 종교에 귀의해 나온게 가스펠(Gospel)인 반면 블루스는 한(恨) 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흑인영가를 집단적인 노래라고 한다면 블루스는 개인적인 고독과 삶의 투쟁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난 차이가 있다.
명혜원
웅산
춘수
늘어진 커텐 황혼이 젖어
화병 속에 한 송이 국화
긴 하루 걸린 창에 앉아
타는 해를 바라보네
내 빈 방을 채워줘요
부루스를 들려줘요
호사한 밤은 아직 먼데
예쁜 꽃불 어디에 켤까
내 빈 방을 채워줘요
부루스를 들려줘요
타는 황혼 타는 국화
타는 황혼 타는 국화
타는 황혼 타는 국화
늘어진 커텐 황혼이 젖어
화병 속에 시든 국화
첫댓글 청량리 부르스
잘부르십니다
처음 들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