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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설교자「로이드 죤스」 | |
어느 날 갑자기 내 영혼에 어둠이 드리워지는 것을 느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몰려왔고 악한 상상들이 내 마음을 파고들었다. 나는 그런 상상들이 너무 두렵고 끔찍해서 몸서리를 쳤지만 그러나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사악한 상상들은 시도 때도 없이 송곳처럼 내 영혼을 파고들었다. 그것이 심할 때는 밥도 먹을 수가 없었고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나는 내가 이러다가 미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제목의 책을 발견하였는데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책이 마치 날 위하여 쓰여진 것처럼 느껴져서 내용을 보지도 않고 책을 샀다. 그렇게 해서「로이드 죤스」와의 사귐은 시작되었다. <영적침체>를 읽으면서 내가 참으로 감탄한 것은 이 분은 어쩌면 그렇게 이치에 맞는 말만 하는가, 라는 것이었다. 좀 거북한 얘기가 될른지도 모르겠는데 내 안에 계신 성령께서 계속 "옳다. 옳다."하고「로이드 죤스」의 주장을 확인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로이드 죤스」는 내가 원치 않는데도 나를 괴롭히는 악한 생각들은 전부 마귀에게서 온 것이라고 명쾌하게 진단하였던 것이다. 그 당시 가장 명석한 의사이며 왕실주치의였던「토마스 호더」卿의 눈에 들어 그의 조수가 되었다. 그것은 곧 출세의 지름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로이드 죤스」의 신분은 일직선으로 상승했으나 자신이 돌보는 환자들의 대부분인 영국 귀족들의 정신세계와 사생활을 엿보면서 점점 회의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것은 도덕적인 빈궁과 영적인 황폐함이었던 것이다. 소명 사이에서 심각한 회의에 빠진다. 그것은 마치「프란시스 톰슨」의 시(詩) <하늘의 사냥개>에서 묘사한 것과 흡사한 체험이었다. 그는 몇 개월동안 하나님의 부름을 의식적으로 피해 다녔다. 그러나 마침내 그는 하나님께 항복하고 말았다. 「로이드 죤스」가 육신의 의사가 아니라 영혼의 의사가 되기를 결심하고 하나님께 무릎을 꿇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베단 필립」이라는 아름다운 자매를 '돕는 배필'로 맺어 주신다. 자유주의 신학이 유럽 전역에서 맹위를 떨치며 일반 목회까지도 휩쓸던 시절이었다. 그런 중에도「로이드 죤스」는 오로지 성경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의존한 철저한 복음주의자였으며 청교도의 올곧은 신앙을 계승한 칼빈주의자였다. 로이드 죤스만큼 청교도에 극진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자유주의 신학에 물든 주변 목회자들의 갖은 조롱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성경의 진리만을 불같은 열정으로 호소하였다. 강렬한 빛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현대판 사도 바울>이 등장했다고 흥분했으며 복음의 진리에 목말라 하던 많은 사람들이「로이드 죤스」의 설교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로이드 죤스」의 명성은 마침내 영국뿐만 아니라 북 아메리카에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캐나다의 한 집회에서「로이드 죤스」의 설교를 들은「캠벨 모간」은「로이드 죤스」를 자신의 후임자로 결정한다. 마침내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캠벨 모간」의 동역자요, 후임자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 그것은 마치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가 옥한음 목사의 동역자이며 후임자로서 사역을 옮긴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의「로이드 죤스」의 설교사역은 절정의 광휘를 발한다. 그가 한창 로마서를 강해할 당시에는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하여 유럽 사방에서 비행기를 타고 웨스트민스터 채플로 날아오곤 하였다. 학위표시의 후드가 없는 단순한 검정색 가운을 입고 강단에 올라왔으며 설교를 할 때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예화 따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곧 바로 성경의 중심부로 뛰어 들었다. 그는 성경말씀이 스스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그런 믿음은 그의 설교를 통하여 사실임이 입증되었다. 이렇게 증언한다. "강단의 천둥과 번개, 몸짓- 난감한 철학자들을 가리키는 움켜 쥔 주먹, 하나님의 은혜가 내리는 모습을 드러내는 힘있게 펼쳐진 양팔, 하늘과 지옥을 가리키는 방향전환,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 외치는 트럼본 소리와 같은 전광적인 충격! 이런 것들은 오로지 직접 설교를 들은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설교자인「박영선」「김서택」「김남준」목사가 모두「로이드 죤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은 분들이다. 「존 스토트」는「로이드 죤스」를 20세기 최고의 설교자로 손꼽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특별히 시리즈로 출간된「로이드 죤스」의 <로마서 강해>는 설교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고전이다. 한결같이 다 귀중한 것들이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그렇지만 그 많은 것들 중에서도 <로마서 강해 시리즈>와 <에베소서 강해 시리즈>에 진리에 대한 그의 뛰어난 분석력이 아주 두드러지게 집중되어 있음을 느낀다. 특히 <로마서 강해 시리즈>를 읽어 나가다보면 진리가 주는 힘에 압도당하여 영혼이 유체이탈을 하는 듯한 엄청난 희열에 빠지곤 한다. 한 때, 영국 국교회에 몸담은 크리스천들에게 자유주의 신학에 물든 교단을 떠나라는 충고를 하다가「제임스 팩커」「죤 스토트」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신학자「알리스터 맥그라스」는 훗날 이 사건은「로이드 죤스」의 지나친 분리주의적인 태도가 빚어 낸 명백한 오류이며 그의 리더쉽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분석했다. 그의 영적인 리더쉽이 여호수아에게로 옮겨간 것과 비슷한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 사건 이전까지 영국 복음주의 교회의 명실상부한 최고의 영적 지도자는「로이드 죤스」였다. 그러나 그 사건 이후로 영국의 복음주의는「존 스토트」「제임스 팩커」「마이클 그린」등등이 이끌어 가게 된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지만 하나님의 종은 때가 되면 바뀌는 것이다. 「로이드 죤스」와 같은 위대한 설교자도 거기서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