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현 - 박두진(朴斗鎭)
아랫도리 다박솔 깔린 산 넘어, 큰 산 그 넘어 산 안 보이어, 내 마음
둥둥 구름을 타다.
우뚝 솟은 산, 묵중히 엎드린 산, 골골이 장송들어섰고, 머루 다래넝쿨 바위
엉서리에 얽혔고, 샅샅이 떡깔나무 억새풀 우거진 데, 너구리, 여우, 사슴, 사토끼,
오소리, 도마뱀, 능구리 등 실로 무수한 짐승을 지니인
산, 산, 산들! 누거 만년 너희들 침묵이 흠뻑 지리함 즉 하매,
산이여! 장차 너희 솟아난 봉우리에 엎드린 마루에 확확 치밀어 오를 화염을
내 기다려도 좋으랴!
핏내를 잊은 여우 이리 등속이, 사슴 토끼와 더불어 싸리순 칡순을 찾아 함께 즐
거이 뛰는 날을 믿고, 길이 기다려도 좋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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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朴斗鎭) / 1916∼1998
호는 혜산(兮山).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
이화여대 등을 거쳐 연세 대학 교수를 지냈고, 1981년에는 단국대 초빙 교수가 되었다.
1939년에 [향현] [묘지송] [낙엽송]등이 <문장>에 에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하였다.
<문장>이 폐간된 후 침묵을 지키다가 광복 후 크리스트 교적인 이상이 담긴 시를 계속 발표하였다.
1946년에 3인 시집[청록집]을 간행했고, 이어서 [해] [오도(午禱)] [박두진 시선] [거미의 성좌] [인간 밀림] [하얀 날개] [사도행전] [수석 열전] [고산 식물]등의 시집을 발간하였다.
<청록파>시인의 한 사람인 그는 시풍에 있어서 박목월이나 조지훈과는 경향을 달리하고 자연에 대한 감각적인 기쁨을 정신적인 경험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광복 후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하는 이데올로기의 노예들인 좌익 계열의 조선 문학가 동맹측과 대립
민족 문학을 옹호하기 위하여 김동리, 조연현 등과 더불어 조선 청년 문학가 협회의 결성에 참여하였다.
자유 문학상, 서울시 문화상, 3*1문화상, 예술원상 등을 수상.
그밖에 수필집 [시인의 고향] [언덕에 이는 바람]과 시론집 [시와 사랑] [한국 현대시론]등이 있다.
1916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40년 <문장>에 [향현(香峴)], [묘지송(墓地頌)], [낙엽송(落葉頌)], [의(蟻)],
[들국화] 등이 정지용의 추천으로 등단
1946년 조선 청년 문학가 협회 결성에 참여
1949년 한국 문학가 협회 결성에 참여
1956년 제4회 아세아 자유문학상 수상
1962년 서울특별시 문화상 수상
1970년 3.1 문화상 수상
1976년 예술원상 수상
1981년 연세 대학교 교수로 정년 퇴임
1984년 박두진 전집 간행
1989년 제1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
시집 :[청록집](1946), [해](1949),[오도(午禱)](1953), [거미와 성좌](1962), [인간 밀림]}(1963), [하얀 날개](1967), [고산 식물](1973), [사도행전](1973),[수석열전](1973), [야생대(野生代)](1981), [에레미야의 노래](1981), [포옹무한](1981), [그래도 해는 뜬다](1986), [돌과의 사랑](1987), [일어서는 바다](1987), [성고독](1987) [불사조의 노래](1987), [서한체(書翰體)](1989)
첫댓글 좋은 시,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