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 68세대
상식이나 하나 쌓아보자.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68세대이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68세대는
1960년대 말 서구에서 평등과 성해방,
인권 등의 진보적 개념들을 가치관으로 삼고 사회변화를 주도한 세대라고 보면 된다.
그들은 개인의 자유를 무엇보다 중요시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미셀과 브뤼노의 부모들이 바로 68세대이다.
다른 68세대들처엄 자유와 평화, 성의 해방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왔던 혁명과 열정과 반항의 신세대다.
자신의 욕망에 정직하며, 자유를 무한히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68세대’ 이후 곧 선(善)이자 진보이며, 정의로 여겨졌다고 한다.
프랑스 ‘68세대’는 젊음의 영원한 전설이며,
그들이 부르짖었던 민주주의와 합리주의와 개인주의는
모든 측면에서 20세기 후반 서구사회의 근간이 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뿐만 아니라, 지은이 우엘벡의 부모도 68세대이다.
지은이도 68세대들을 보면서, 자랐고..
그들이 내세운 기치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적은 것이 바로 이 소설이 아닌가 싶다.
...
68세대 출현 이후 프랑스는 성해방에 대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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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열심히 벌어서 경제적으로 넉넉해진 30대들은
1974년에 나온 <엠마뉘엘>에서 자기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다.
쥐스트 자캥의 이 영화는 여가 활용과 이국 취향의 로케이션과 성적 환상을 제시함으로써
유대 기독교적 전통의 뿌리가 깊은 프랑스 사회의 한복판에서 레저 문화의 도래를 선언한 셈이다.
1974년에는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풍속의 해방을 진전시키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3월 20일 파리에서 비타톱이라는 헬스클럽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 클럽은 그 뒤로 육체미와 육체 숭배의 영역에서 개척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7월 5일에는 성년을 18세로 낮추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같은 달 11일에는 쌍방이 합의하면 이혼을 허용하는 법률이 채택되고 간통죄가 형법에서 사라졌다.
또한 11월 28일에는 임신 중절을 허용하는 이른바 <베이유 법>이 격렬한 토론 끝에 통과되었다.
대다수 뉴스 해설자들은 그것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규정하였다.
사실 서구 사회에서 오랫동안 주류를 이뤄온 기독교적 인류학에서는
수태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온 생명을 한없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에 비추어 당연한 일이다.
기독교인들은 인간의 육신 안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이 영혼은 영원히 살아서 나중에 하느님과 결합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생물학이 발전함에 따라 유물론적 인류학이 서서히 부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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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브뤼노와 미셸
감상 빼고 소설의 줄거리만 정리해 보았다.
이 책에는 아버지가 다른 두 형제가 나온다.
브뤼노 클레망.
그녀의 어머니는 자닌.
대표적인 68세대인 자닌은 개인의 자유를 찾아 세계를 돌아다닌다.
미국에서 만난 의사와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그것이 그녀의 자유를 방해한다면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혼을 하고, 그들 나이에서 태어난 브뤼노는 외조부모와 함께 알제리에서 생활하였다.
이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알제리가 독립을 하면서
외할머니와 브뤼노는 프랑스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도 돌아가시고, 브뤼노의 부모는 잠시 만나서, 브뤼노에 대한 처리를 논하였다.
브뤼노를 기숙사 생활을 시키기로 하고 주말에는 아빠가 맡기로 하였다.
브뤼노는 기숙사에서 사춘기롤 보내는데,
불량 학생들에게 괴롭힘 당한 기억밖에는 없다.
미셸 제르진스키.
첫번째 남편과 이혼한 자닌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과 결혼하여 미셸을 낳았다.
미셸의 아버지는 중국으로 영화 촬영을 갔다가 죽었고,
그 이후 할머니와 생활하였다.
그런 브뤼노와 미셸은 전혀 다른 성장을 한다.
브뤼노는 성도착증에 가까울 정도로 성에 집착한다.
그에 반해 미셸은 성도피증(이런 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증세를 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로 지내던 이나벨.
미모가 뛰어나 다른 사람들이 이나벨에게 대시를 하는데, 이나벨은 오직 미셸을 사랑한다.
하지만, 미셸은 목석이다. 이나벨을 여자로 보지 않는다.
브뤼노와 미셸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모른다.
브뤼노의 아버지는 브뤼노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닌에게 이야기하여 브뤼노에게 미셸을 소개한다.
그렇게 브뤼노와 미셸은 처음 만난다.
브뤼노는 미셸과 이나벨의 관계를 알고 잘 해보려 했지만,
미셸은 성에 대해 무감각을 떠나 기피 증세를 보인다.
이나벨도 그를 떠나게 된다.
미셸의 무감각과 달리 브뤼노는 광적이다.
그는 대학 진학할 때도 여자가 많다는 이유로 문과대학을 진학하였다.
각종 성에 관련된 모임과 장소를 다니곤 했다.
하지만, 브뤼노는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했다.
매번 굶주린 욕정을 채우는데 만족해야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브뤼노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는데,
여자 제자들이 제자들로 안보이고 먹잇감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욕정을 불사르기 위해 그는 섹스와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의도로 만들어진 캠핑에 참가하기도 한다.
...
한편, 미셸은 유명한 학자가 된다.
국립 과학 연구소의 생명과학 연구를 하였다.
그 또한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한 채 어느덧 마흔이 되었다.
그 나이가 되도록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한 브뤼노와 미셸..
그들은 드디어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된다.
브뤼노는 매년 참가하는 섹스 캠핑에서 크리스티앙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고,
미셸은 아나벨과 재회하여 어린 시절 알지 못했던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은 그들 편이 아니었다.
얼마 못가서 크리스티앙과 아나벨 모두 사고와 병으로 죽고 만다.
브뤼노와 미셸의 결말도 좋지 못하다.
브뤼노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미셸은 인류의 미래 진화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채 사라진다.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브뤼노와 미셸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3. 미래의 인류
미셸이 남긴 논문에서 제시한 것은 너무 급진적인 명제들이라 많은 학자들에게 논란을 남겼다.
그의 예견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오늘날의 이 성개방에 대한 풍조로 인해
유성 생식을 하는 모든 종은 멸종되고,
완전 복제와 인류를 대신한 새로운 종이 탄생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새로운 종은 영원히 죽지 않고, 무성생식을 하며
개인성과 분리와 생성 변화를 극복한 완전히 새로운 종이라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미셸의 예견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미셸의 예견대로 새로운 종이 출현하고,
인류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미셸이 예견한 새로운 종이 이제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
지구 상에 새로 나타난 이 새로운 종은 인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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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우리를 만들었으나,
우리는 이제 그들과 우리를 묶어 주고 있는 부모 자식의 연을 끊은 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행복하다.
우리는 그들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었던 이기주의와 전혹성과 분노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어쨌거나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과학과 예술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진리>와 <아름다움>을 추구할 때 개인적 허영심에 자극받는 일이 없으며,
그 추구를 예전만큼 중대하고 긴급한 일로 보지 않게 되었다.
옛 인류의 눈에는 우리 세계가 천국처럼 보일 것이다.
하기는 우리도 이따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 자신을 <신>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
옛 인류에게 그토록 많은 꿈을 꾸게 만들었던 그 이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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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것은 없다.
언제가는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멸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종이 나타날 것이다.
그 새로운 종이 이 소설처럼 인류의 과학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종이 될 수 있다는
가설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인류의 미래, 정말 궁금하다.
4. 소립자
이 소설의 제목을 왜 소립자라고 했을까?
소립자. 국어 사전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현대 물리학에서, 물질 또는 장(場)을 구성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설정된 작은 입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
광양자, 전자, 양성자, 중성자, 중간자, 중성미자, 양전자 따위이다.
이들은 여러 가지 상호 작용을 통하여 서로 전화(轉化)한다.
음...
소립자의 뜻을 찾아봐도 왜 소설의 제목을 소립자로 했는지 선뜻 와닿지 않는다.
인간 하나하나를 소립자로 본 것인가?
인간 하나 하나로 이루어진 인류의 역사...
소립자들의 상호 작용으로 물질의 특성을 만들듯이,
인류의 특성과 역사가 인간 하나 하나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진다고 비유한 것일까?
잘 모르겠다..
읽기 힘든 책 하나 간신히 책장을 덮었다.
5. 죽음과 쾌락의 시간 계산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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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의식은 언젠가는 죽게 마련인 인간 조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주 오래오래 줄기차게 자기들 나이에 대해서 생각한다.
일찍이 어떤 시대, 어떤 문명에서도 나이에 대한 생각이 이토록 집요했던 적은 없다.
현대인들 각자의 머릿속에는 미래에 대한 한 가지 단순한 전망이 들어 있다.
자기의 남아 있는 삶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육체적 쾌락의 총량이
고통의 총량을 밑도는 때가 오리라는 전망 말이다.
사람에 따라 이르거나 늦거나 하는 차이는 있지만,
현대인들은 누구나 자기에게 남아 있는 쾌락과 고통의 양을 비교는 때를 맞게 된다.
인생이 어느 고비부터 이런 성찰은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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