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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제5위 고봉의 설화터널을 가다 운두령~정상~남릉길 9km 답사 | ||||||||||||||
이 산의 남다른 겨울 인기는 명산이라 불리는 산들이 제각각 가진 여러 특징이 조합된 데서 기인한다. 우선 남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높이가 매력이다. 계방산 해발 높이 1,577m는 뜻밖에도 남한 5위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다음으로 높다. 그리고 한반도 중부를 거침없이 가로질러 달려온 북서풍은 이곳 계방산을 비로소 첫 장벽으로 맞닥뜨린다. 구름 운 자 머리 두 자를 쓴 운두령(雲頭嶺)이란 고개 이름도 필경은 남동풍이나 북서풍과 더불어 툭하면 구름장이 넘나든 데서 연유한 이름일 것이다. 그러므로 계방산 정상 근처는 항상 설화가 피어 있게 마련이다. 겨울 주말마다 수십 대 관광버스 몰려와 계방산 중턱의 해발 1,090m 지점인 운두령까지는 아스팔트도로가 뚫려 있다. 여기서 산행을 시작하면 겨울이라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1,577m의 고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고 하산길도 빠른 편이다. 설악, 지리, 한라 등 다른 고산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이런 두어 가지 장점만으로도 겨울 산행지로는 만점 수준이다. 운두령산장 주인이자 계방산 구조봉사대장인 권대선씨는 이렇게 부연 설명한다.
“눈꽃산행 취재라며? 이거 안 되겠네요. 기설제 한 번 지냅시다.” ‘산행 전날 금주’ 원칙을 깰 핑계를 찾아낸 이상년씨(도깨비산우회원), 곽원주씨(한국화가) 등은 희희낙락이다. 회백색 찬란한 조명등이 비추는 피닉스파크 스키장 슬로프에 옅은 안개구름이 둘러지자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그 풍경이 바로 앞에 아름답게 펼쳐져 뵈는 장원 파인힐 13층 방에서 돼지머리 대신 족발을 펼쳐놓고 제발 일기예보가 맞아주기를 기원했다. 밤 9시 뉴스에도 영동지방은 폭설을 예보했으나 이곳 영서지방은 고작 1cm 예보다. ‘그래도 1cm가 어딘데, 그거라도 꼭 내려라’며 잠자리에 들기 전 다시 밖을 내다보았다. 이미 자정 무렵인데도 평창 하늘은 여전히 눈발 한 점 날리지 않고 그저 구름만 끼었을 뿐이다. 그러나 기설제가 통했던 것인가. 우리가 잠든 이후 새벽녘에 눈이 내렸고, 적설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1cm가 아니라 10cm도 넘는 것 같았다. 속사 나들목을 빠져 나가 운두령쪽으로 접어들자 적설량은 20cm도 넘어보였고 눈발이 더 짙어졌다. 산행은 그만 걷어치우고 차로 여기저기 드라이브나 했으면 싶게 도로 주변의 설경이 아름답다. 단 하룻밤 사이의 이 변화는 너무 극심하여 터무니없기까지 하다. 눈으로 길이 막히면 어쩌나 싶은 걱정은 그만 접어도 되었다. 저 앞에서 제설차가 열심히 눈을 길 옆으로 밀어내고 있다. 워낙 많은 관광객이 찾아드는 고갯길이라 평창군에서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래도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었다면 그 가파른 고갯길을 쉽사리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길 옆은 허벅지 넘게 눈 쌓여 운두령 고갯마루에는 이미 관광버스가 두 대가 올라와 있다. 스패츠도 차고 계방산쪽 폐침목 계단길로 접어들었다. 왼쪽에서 말 그대로 북풍한설이 몰아친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몰아 때리는 그 눈보라가 반갑다. 길 옆을 스틱으로 찔러보니 적설량이 30cm가 넘어뵌다. 눈이 정말 겨울 눈답게 왔다며 다들 반긴다. 분설이고 고갯마루 근처라 바람이 세어서인지 나뭇가지들에는 눈이 거의 붙어 있지 않다.
고도가 한참 더 높아져서야 설화 풍경이 뵈기 시작한다. 출발 30여 분 뒤 ‘계방산 2.9km, 운두령 1km’ 팻말이 선 지점을 지나서다. 마치 오랫동안 이 눈의 축복을 기다렸다는 듯 하늘 향해 벌린 팔들에 수북하게 눈을 얹은 아름드리 수목들이 줄을 잇는다. 이쑤시개보다 가느다란 관목 가지들도 서로 손가마 만들 듯 얼키어 소담하니 눈덩이를 얹고 있다. 길 양옆의 산죽들은 두터운 눈두겁 위로 간신히 이파리 끝만 내밀고 있다.
뿌연 구름이 저 앞의 산릉을 휘덮고 있다. 키 작은 관목들 대부분이 눈에 덮여 작으나마 설원을 이룬 평평한 능선 저편에 불룩하게 물고기 등처럼 부풀어오른 설릉이 보여 정상인가 했으나, 아니다. 거기는 1,496m봉. 봉우리 정상 남쪽 바로 옆을 가로질러 정상쪽으로 길이 뻗어나갔다. 설화마다 황금 햇살 스며 절경 이룬 남릉 어디로 내려갈까. 주목 군락이 있다는 서쪽 노동리계곡 하산길로 일단 가보기로 했다. 정상 북동쪽 바로 아래의 짤막한 급경사 지점을 지나고 나면 그뿐, 여전히 순한 기복으로 능선이 뻗고 있다.
500m쯤 가서 붉은 줄기의 아름드리 주목이 네 그루 모여선, 능선에서 노동리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 시작되는 곳까지 갔다가 정상으로 되돌아섰다(좌표 N 37 43 41.7 E 128 28 15.3). 정상 남릉 하산이 아무래도 더 멋질 것이라는 경험자들 말이다. 산행길잡이 l 운두령→정상 방향이 거의 관행화돼
노동리 계곡이나 남릉을 오름길로 잡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폭설로 운두령 차량 통행이 금지되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남릉으로 오른다. 일요일엔 이러한 흐름을 따르는 것이 좋다. 노동리로 올라가 운두령쪽으로 하산하려다가는 줄이어 내려오는 인파에 꼼짝없이 발이 묶이는 곤욕을 연속해 치러야 한다. 관광버스를 대절해 가는 등산객들은 크게 두 부류. 멀리 남쪽 지역에서 무박산행으로 달려온 이들은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게 마련이며, 서울 지역에서 출발하는 이들은 대개 오전 10시경 운두령에 도착한다. 그러므로 오전에는 운두령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정상에 오른 뒤 하산은 남릉을 권한다. 능선 양쪽 조망이 좋기도 하거니와 오후 햇살이 나뭇가지에 얹힌 설화에 비추는 멋진 풍경이 연이어진다. 하산 후 운두령으로 차를 가지러 올라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남릉 하산이 좋다. 노동리 계곡은 계곡 풍치도 썩 대단치 못하고 오후엔 그늘이 져서 별 재미가 없다. 운두령을 출발, 정상까지는 3.8km에 약 2시간, 남릉 하산에는 5.2km에 또한 2시간쯤 걸린다. 느긋이 걸으며 중간에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는 여유를 가지려면 아침 9시경엔 출발하는 것이 좋다. 운두령 고갯마루에는 관광버스를 돌릴 수 있을 만큼 널찍한 주차공간이 있다. 이곳 한 구석에 차를 세워두면 된다. 여기에 있는 간이매점은 겨울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아랫삼거리로 하산 후 운두령에 세워둔 차를 가지러 올라가려면 진부 터미널 발 운두령 경유, 홍천행 오후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진부 발 버스가 아랫삼거리를 지나는 시각은 오후 2시30분과 오후 5시20분. 만약 노동리계곡으로 하산할 예정이라면 노동리계곡 이승복생가터 지나 매표소 앞 주차장까지 찻길이 잘 나 있으므로 여기에 차를 미리 한 대 가져다두도록 한다. 걷기엔 좀 지루한 길이다. 교통 숙박 700리조빌 l 사이다맛 나는 광천수로 목욕
“매년 몇 번씩 아이들 데리고 와서 며칠 묵다 가는 가족도 있어요. 아이들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이 월등 좋아졌답니다. 그렇게 주기적으로 다녀가는 아이들만 10여 명 돼요.” 이 물에는 미네랄이 16가지 포함돼 있으며, 그중 한두 가지가 규정보다 극히 조금 넘친다는 이유로 음용수 판정을 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아무튼 마셔보아 사이다 맛이 나는 물을 목욕물로 쓰는 곳은 저기 오색 그린야드호텔의 작은 약수탕 이외 이곳뿐이지 싶다. 내년에 대중탕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말끔한 방을 갖추었고, 숙박료 2인1실 30,000원. 한국관광공사의 ‘깨끗하고 맛있는 집’에 지정된 시골밥상집을 겸하고 있다. 1인분 9,000원. 전화 033-333-5341. www.700resobil.co.kr 먹거리 l 송어 맛은 장사 안 되는 집이 낫다?
이곳 업소들의 송어회 내는 방식은 거의 비슷하다. 차게 한 돌판 위에 송어회를 얹어 긴 시간 두고 먹어도 선도가 비슷하게 유지된다. 야채에 콩가루, 참기름, 초장을 훌 섞어 회와 더불어 먹는 맛이 기막히다. 1kg에 20,000~25,000원이며, 어른 두 사람에게 알맞은 양이다. 속사송어회집 033-334-5588, 운두령용수회집 333-9909, 선비촌 332-3535, 쉼바위 332-1222, 물안골 332-4390, 무지개송어 333-1118. 아침식사가 가능한 업소는 용바위식당 333-3545, 속사기사식당 332-4327. |
첫댓글 좋은 곳을 올려만 놓고, 약올리는 것은 아닌지?? 번개를 쳐서 가자고 하면 더 이뻐할 수 있는데...
송어회 먹고잡다...쩝~
아따 형님. 제가 일부러 그럽니까? 회사 행사가 많다보니 틈이 없어서 그렇죠. ^^* 틈나면 바로 갑니다. 11월중 입니다. 꼬~~~~옥. 글구 거 와이프 송어회 좀 사주세요. 먹는 것은 죄다 먹구싶데. 임신했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