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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外編 15篇 刻意篇 解說(장자 외편 15편 각의편 해설)
〈각의刻意〉라는 편명은 외편의 다른 편처럼 편 머리의 두 글자를 취해서 편명으로 삼은 것이다. 이 편은 다음의 〈선성繕性〉편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같은 그룹에 속하는 사상가들이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편의 제1장에는 다섯 가지 유형의 인간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굴원屈原과 같은 비분강개형悲憤慷慨型의 인간으로, 이 편의 작자는,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를 높이는 데 골몰하여 심산유곡을 방황하며 세상을 비난하면서 결국에는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연못에 몸을 던진다며 비웃는다.
두 번째는 인의충신仁義忠信을 말하며 도덕수양에 몰두하는 유형의 사람들로 밖에 나가 유세遊說하거나 들어앉아 남을 가르치는 학자들, 즉 민간民間의 자유강학역량自由講學力量의 연원淵源이 되는 민간교육자民間敎育者型이고,
세 번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몰두하는 정치지향政治指向 혹은 관료실무가형官僚實務家型이고,
네 번째는 조용한 곳에서 물고기나 낚으며 무위無爲하는 현실도피형 은자隱者들이고,
다섯 번째는 호흡법을 익혀 장수하는 일 즉 양생養生에 몰두하는 신선구도자형神仙求道者型인데 이 편에서는 이들 모두가 한계를 지닌 사람들로 비판받는다.
이어서 이들 다섯 유형의 인간을 넘어선 성인聖人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사람은 뜻을 새겨 자기 마음을 엄격하게 억제하거나 인의仁義를 내세우는 일이 없이 염담적막恬淡寂漠과 허정무위虛靜無爲의 태도를 지켜 덕德을 완전하게 하고 정신이 손상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칭송한다.
그런데 염담적막恬淡寂漠과 허정무위虛靜無爲라고 하는 천지자연天地自然의 근원적인 존재의 방식이 중시되는 것은 이 편이나 〈천도天道〉편이 같은데, 〈천도天道〉편에서는 그 주안점主眼点이 현실세계의 지배支配와 처세處世 속에 놓여져 있는데 반해, 이 〈각의刻意〉편에서는 개인적인 양생養生의 이론理論으로 그것이 전개展開되고 있는 것이 특징特徵이다.
전편이 1장으로 구성된 논문이지만 편의상 3장으로 나누어 번역하였다.
(동양고전종합DB에서 인용)
☞ 염담恬淡 : 욕심慾心이 없고 담백淡白함,
☞ 적막寂漠 : 고요함
☞ 허정虛靜 : 아무것도 생각하지 아니하고 사물事物에 마음을 움직이지 아니하는 정신精神 상태狀態.
☞ 무위無爲 : 자연(自然) 그대로 되어 있고, 사람이 힘들여 함이 없음
20180829
염담적막恬淡寂漠(無欲, 淡白, 조용하고 고요함)과 허무무위虛無無爲(무심無心, 무작위無作爲)는 천지의 근본이고 도道와 덕德의 본질적 형태이다. 성인聖人은 이러한 경지에서 휴식한다.
莊子 外編 15篇 刻意篇 第1章(장자 외편 15편 각의편 제1장)
[제1장 해석]
〈어떤 사람들은〉 마음을 억제하고 행동을 고결하게 하여 속세를 떠나고 세속과 달리 행동하여 높은 이상을 논論하고 자기의 불우不遇를 원망하거나 세상의 부패를 비난하여 자기를 높이는 일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심산유곡을 방황하는 사람, 세상을 비난하는 사람들로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연못에 몸을 던지는 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의충신仁義忠信을 말하며 공손, 검약, 추천, 양보를 실천하여 도덕수양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평화로운 시대의 선비들, 남을 가르치는 사람들로 밖에 나가 유세遊說하거나 들어앉아 남을 가르치는 학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천하를 다스리는 큰 공을 말하며, 역사에 남을 큰 이름을 세우며, 군신君臣 간의 예禮를 제정하며 상하上下의 신분질서를 엄정하게 하여 다스리는 일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조정의 선비들, 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고 나라를 강대하게 하려는 사람들, 공을 이루어 다른 나라까지 겸병하려는 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초목이 무성한 못가에 나아가고 한적하고 비어 있는 땅에 살면서 조용한 곳에서 물고기나 낚으며 무위無爲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큰 강과 바닷가의 은일자隱逸者,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들로 한가한 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숨을 급히 쉬거나 천천히 쉬고, 숨을 토하거나 숨을 들이마시면서 호흡하여, 묵은 기氣를 토해내고 새로운 기氣를 받아들이며 곰처럼 직립直立하거나 새처럼 목을 펴면서 장수하는 일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도인道引(호흡법을 가미한 유연한 굴신체조屈伸體操)하는 사람, 육체를 기르는 사람들로 팽조彭祖와 같은 장수자長壽者(장수추구자長壽追求者)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그런데 이들 다섯 유형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를 넘어선 천지天地의 도道와 성인聖人의 덕德이란 어떠한 것인가?〉
뜻을 새기지 않고서도 저절로 고결해지고, 인의仁義를 내세우는 일이 없어도 저절로 마음이 닦이고, 무리하게 공명功名을 세우는 일이 없어도 나라가 저절로 잘 다스려지고, 은둔隱遁의 명소名所라 할 큰 강江이나 바닷가로 숨지 않아도 저절로 마음이 한적하고, 굳이 도인道引을 하지 않아도 천수天壽를 누릴 수 있는 이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모든 것을 잊지 않음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 그리하여 담담히 끝없는 작용을 이루면 모든 아름다움이 따르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천지자연의 도道이고 성인聖人에게 갖추어진 덕德이다.
그래서 “염담적막恬淡寂漠(無欲, 淡白, 조용하고 고요함)과 허무무위虛無無爲(무심無心, 무작위無作爲)는 천지의 근본이고 도道와 덕德의 본질적 형태이다.”라고 말하고, 또 그래서 “성인聖人은 이러한 경지에서 휴식한다.”고 하는 것이니, 성인聖人이 이 경지에서 몸을 쉬면 그의 마음이 평이하게 되고 평이하게 되면 무욕담백無欲淡白하게 되고, 이처럼 평이염담平易恬淡(평정平靜, 안온安穩하고 무욕담백無欲淡白)하게 되면 어떤 근심 걱정도 그 마음속에 들어올 수 없으며, 어떤 사악한 기氣도 밖에서 들어올 수 없다. 그 때문에 성인聖人의 덕德은 완전하고 마음精神은 손상되지 않는다.
[원문과 해설]
刻意尙行 離世異俗 高論怨誹 爲亢而已矣
此山谷之士 非世之人 枯槁赴淵者之所好也
(각의상행하야 이세이속하야 고론원비하야 위항이이의니
차는 산곡지사 비세지인의 고고부연자지소호야니라)
〈어떤 사람들은〉 마음을 억제하고 행동을 고결하게 하여 속세를 떠나고 세속과 달리 행동하여 높은 이상을 논論하고 자기의 불우不遇를 원망하거나 세상의 부패를 비난하여 자기를 높이는 일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심산유곡을 방황하는 사람, 세상을 비난하는 사람들로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연못에 몸을 던지는 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 각의상행刻意尙行 : 뜻을 새긴다는 것은 곧 마음을 억제한다는 뜻. 각刻은 새긴다는 뜻. 의意는 뜻. 상행尙行은 ‘고상기행高尙其行’의 줄임으로 행동을 고상하게 한다는 뜻.
☞ 고론원비高論怨誹 : 원비怨誹는 자신을 원망하고 세상을 비난한다는 뜻. “세상이 무도함을 비난하고 자신이 때를 만나지 못함을 원망함이다.”(李頤)
☞ 위항이이의爲亢而已矣 : 위항爲亢은 자신을 높인다는 뜻인데 높은 체하는 행동을 조소하는 뉘앙스가 있다. “높임을 끝까지 하는 것을 亢이라 한다.”(李頤)
☞ 고고부연자枯槁赴淵者 : 고고枯槁는 말라비틀어진 모습. 부연赴淵은 연못에 몸을 던진다는 뜻. ‘고고부연자枯槁赴淵者’는 〈외물外物〉편에 나오는 ‘탕湯임금의 양위를 피하기 위해 관수窾水에 빠져 죽은 기타紀他’, ‘하수河水에 빠져 죽은 신도적申徒狄’, 〈양왕讓王〉편에 나오는 ‘순의 양위를 피해 청령연淸泠淵에 빠져 죽은 북인무택北人無擇’, ‘탕湯의 양위를 피해 주수椆水에 빠져 죽은 변수卞隨’와 역시 ‘탕의 양위를 피해 려수廬水에 빠져 죽은 무광務光’, 〈도척盜跖〉편에 나오는 ‘나무를 끌어안고 죽은 포초鮑焦와 개자추介子推’, ‘다리 기둥을 끌어안고 죽은 미생尾生’,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죽은 초楚나라의 굴원屈原 등이 있다.
語仁義忠信 恭儉推讓 爲修而已矣
此平世之士 敎誨之人 遊居學者之所好也
(어인의충신하며 공검추양하야 위수이이의니
차는 평세지사 교회지인의 유거학자지소호야니라)
〈또 어떤 사람들은〉 인의충신仁義忠信을 말하며 공손, 검약, 추천, 양보를 실천하여 도덕수양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평화로운 시대의 선비들, 남을 가르치는 사람들로 밖에 나가 유세遊說하거나 들어앉아 남을 가르치는 학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 어인의충신語仁義忠信 : 인의충신仁義忠信을 지상의 가치로 여기고 그것을 실천한다는 뜻. ≪맹자孟子≫ 〈고자告子 상上〉편에 보인다.
☞ 평세지사平世之士 : 평세平世는 난세亂世와 상대되는 말.
☞ 공검추양恭儉推讓 :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는 “온양공검양溫良恭儉讓”이 있다.
☞ 유거遊居 : 유세遊說와 안거安居. 어떤 경우는 나가서 논의하고 어떤 경우는 들어앉아 강설한다.
☞ 공맹孔孟을 염두에 두고 기롱譏弄(희롱戱弄하거나 농락籠絡함)한 듯하다.
語大功立大名 禮君臣正上下 爲治而已矣
此朝廷之士 尊主强國之人 致功幷兼者之所好也
(어대공하며 입대명하며 예군신하며 정상하하야 위치이이의니
차는 조정지사 존주강국지인의 치공병검자지소호야니라)
〈또 어떤 사람들은〉 천하를 다스리는 큰 공을 말하며, 역사에 남을 큰 이름을 세우며, 군신君臣 간의 예禮를 제정하며 상하上下의 신분질서를 엄정하게 하여 다스리는 일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조정의 선비들, 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고 나라를 강대하게 하려는 사람들, 공을 이루어 다른 나라까지 겸병하려는 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 예군신禮君臣 정상하正上下 : 예군신禮君臣은 군신관계의 예제화禮制化를 통해 군주와 신하가 서로 예로 대한다는 뜻. 정상하正上下는 상하의 신분을 엄정하게 한다는 뜻.
☞ 존주강국지인尊主强國之人 : 존주안국尊主安國이라는 문장이 ≪순자荀子≫ 〈성상成相〉편, ≪한비자韓非子≫ 〈간겁시신姦劫弑臣〉편과 〈정법定法〉편, ≪관자管子≫ 〈참환參患〉편 등에 보이며, ≪순자荀子≫에는 〈강국彊國〉이라는 이름의 편도 있다. 또 〈양왕讓王〉편에서 무광務光에 의해 강한 힘을 가지고 굴욕을 참고 견딘 사람이라고 평가받은 이윤伊尹 같은 인물이 이 경우에 속한다.
就藪澤處閒曠 釣魚閒處 無爲而已矣
此江海之士 避世之人 閒暇者之所好也
(취수택하며 처한광하야 작어한처하야 무위이이의니
차는 강해지사 피세지인의 한가자지소호야니라)
〈또 어떤 사람들은〉 초목이 무성한 못가에 나아가고 한적하고 비어 있는 땅에 살면서 조용한 곳에서 물고기나 낚으며 무위無爲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큰 강과 바닷가의 은일자隱逸者,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들로 한가한 자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 강해江海 : 은둔하기에 적당한 장소를 말한다.
☞ 피세지인避世之人 : “산이나 늪지에 은거하고 연못 등지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한가로이 살면서 낚시질이나 하고 세상을 피해 무위에 머무는 사람이니 천자가 신하로 삼지 못하고 제후가 벗으로 사귀지 못하니 이런 사람이 바로 조용하고 한가한 사람이니 바로 소부, 허유, 공열휴의 무리이다.”(成玄英), “세상을 피해 한가로이 노니는 은자이다. 세상에서 도망쳐 멀리 떠나가서 시비의 밖으로 초월했다. 그 때문에 자신을 높이는 일에 몰두한 사람과는 같지 않다.”(林希逸)
吹呴呼吸 吐故納新 熊經鳥申 爲壽而已矣
此道引之士 養形之人 彭祖壽考者之所好也
(취구호흡하야 토고납신하며 능경조신하야 위수이이의니
차는 도인지사 양형지인의 팽조수고자지소호야니라)
〈또 어떤 사람들은〉 숨을 급히 쉬거나 천천히 쉬고, 숨을 토하거나 숨을 들이마시면서 호흡하여, 묵은 기氣를 토해내고 새로운 기氣를 받아들이며 곰처럼 직립直立하거나 새처럼 목을 펴면서 장수하는 일에 몰두할 따름이다.
이 같은 태도는 도인道引하는 사람, 육체를 기르는 사람들로 팽조彭祖와 같은 장수자長壽者(장수추구자長壽追求者)들이 좋아하는 태도이다.
☞ 취구호흡吹呴呼吸 토고납신吐故納新 능경조신熊經鳥申 : 구呴는 숨을 천천히 쉼. 호呼는 숨을 토吐함이고 흡吸은 숨을 흡입吸入하는 것. 곧 취구호흡吹呴呼吸 토고납신吐故納新은 일종의 호흡법呼吸法이고 능경조신熊經鳥申은 일종의 보건체조이다. 능경熊經은 곰처럼 똑바로 선다는 뜻. 조신鳥申은 새처럼 목을 편다는 뜻. 조신鳥申을 사람이 모방할 때에는 허리를 펴는 운동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전한前漢 초기의 도가道家가 이 같은 양생법을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 도인道引 : 호흡법을 가미한 유연한 굴신체조屈伸體操, 호흡법과 보건체조를 통합해서 일컫는 말이다. 한漢의 공신功臣 장량張良도 도인술을 익힌 것으로 추정된다.
☞ 팽조수고자彭祖壽考者 : 팽조와 같은 장수자長壽者 또는 팽조처럼 장수하려고 하는 장수추구자長壽追求者를 지칭한다. 팽조彭祖는 전설적인 장수자長壽者.
若夫不刻意而高 無仁義而修 無功名而治 無江海而閒 不道引而壽
無不忘也 無不有也 澹然無極 而衆美從之 此天地之道 聖人之德也
(약부불각의이고하며 무인의이수하며 무공명이치하며 무강해이한하며 불도인이수하린
무불망야하며 무불유야하야 담연무극이어든 이중미종지하리니 차는 천지지도며 성인지덕야니라)
〈그런데 이들 다섯 유형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를 넘어선 천지天地의 도道와 성인聖人의 덕德이란 어떠한 것인가?〉
뜻을 새기지 않고서도 저절로 고결해지고, 인의仁義를 내세우는 일이 없어도 저절로 마음이 닦이고, 무리하게 공명功名을 세우는 일이 없어도 나라가 저절로 잘 다스려지고, 은둔隱遁의 명소名所라 할 큰 강江이나 바닷가로 숨지 않아도 저절로 마음이 한적하고, 굳이 도인道引을 하지 않아도 천수天壽를 누릴 수 있는 이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모든 것을 잊지 않음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 그리하여 담담히 끝없는 작용을 이루면 모든 아름다움이 따르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천지자연의 도道이고 성인聖人에게 갖추어진 덕德이다.
☞ 약부若夫…… : ‘……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의 뜻이 되는데 불도인이수不道引而壽까지 걸린다.
☞ 무불망야無不忘也 무불유야無不有也 : 모든 것을 잊지 않음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음. 郭象은 “잊어버리기 때문에 가질 수 있다[忘 故能有].”고 풀이했는데 이 견해를 따랐다. 한편 林希逸은 ≪老子≫ 제37장을 활용하여 “바로, 함이 없는 것이 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卽無爲無不爲也].”라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 담연무극이중미종지澹然無極而衆美從之 : 담연澹然은 담담함, 담박함. 중미衆美는 앞의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추구했던 온갖 아름다운 가치, 곧 고高, 수修, 치治, 한閒, 수壽 등을 가리킨다. 따라서 중미종지衆美從之는 얼핏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을 듯한 담박함 속에 온갖 아름다움이 들어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또한 “이른바 고高, 수修, 치治, 한閒, 수壽 등이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온다.”(呂惠卿)는 표현.
故曰 夫恬惔寂漠 虛無無爲 此天地之平 而道德之質也
故曰 聖人休焉 休則平易矣 平易則恬惔矣
平易恬惔則憂患不能入 邪氣不能襲
故其德全 而神不虧
(고로 왈 부염담적막과 허무무위는 차 천지지평 이도덕지질야라하고
고로 왈 성인은 휴언이라하나니 휴즉평이의오 평이즉염담의오
평이염담즉우환이 불능입하며 사기 불능습하나니 고로 기덕이 전 이신이 불휴니라)
그래서 “염담적막恬淡寂漠과 허무무위虛無無爲는 천지의 근본이고 도道와 덕德의 본질적 형태이다.”라고 말하고,
또 그래서 “성인聖人은 이러한 경지에서 휴식한다.”고 하는 것이니, 성인聖人이 이 경지에서 몸을 쉬면 그의 마음이 평이하게 되고 평이하게 되면 무욕담백無欲淡白하게 되고,
이처럼 평이염담平易恬淡(평정平靜, 안온安穩하고 무욕담백無欲淡白)하게 되면 어떤 근심 걱정도 그 마음속에 들어올 수 없으며, 어떤 사악한 기氣도 밖에서 들어올 수 없다.
그 때문에 성인聖人의 덕德은 완전하고 마음精神은 손상되지 않는다.
☞ 염담적막恬惔寂漠은 無欲, 淡白 등으로 표현되는 조용하고 고요한 상태를 의미하며,
☞ 허무무위虛無無爲는 무심無心, 무작위無作爲의 상태를 의미한다.
☞ 휴虧는 ‘이지러지다, 손상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