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 1차 정기포럼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줌 현장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운영위원장 신익상)은 지난 4월 22일(금) 온라인 플랫폼 줌을 통해 ‘탄소중립 정책과 기독교의 과제’를 주제로 1차 정기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탄소중립과 기독교 과제”를 주제로 각 분야별 전문가와 신학자가 발표와 논찬을 진행했다.
전철(한신대 신학대학교) 원장이 좌장으로 발제와 토론을 이끌며, 이유진(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차기정부 탄소중립 전망 및 쟁점’을, 이상헌(한신대평화교양대학) 교수가 ‘탄소중립과 탈성장 논의’를, 신익상(성공회대열림교양대학) 교수가 ‘한국교회의 탄소중립과 생태신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차기정부 탄소중립 실행 과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유진(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화석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소 줄었다가 2021년 곧바로 최고치를 다시 기록한 인류의 현실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의 40%로 줄이는 국가 감축 목표(NDC)를 세웠다. 이 부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목표를 수립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이를 실행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3기 배출권거래제 재할당, 4차 에너지 기본계획, 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3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계획 등을 줄줄이 확정해야 하는 과제를 소개했다.
기후위기 불평등
이어 이상헌(한신대평화교양대학) 교수는 “소수 1%를 위한 자본주의 생산과 소비 양식이 자연 약탈적 방식으로 기후위기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고 확산시켰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네덜란드 같은 선진국에서 편리하고 깨끗하게 영위하는 생활이 의외로 지구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으나 잘 드러나지 않는다”라며 “네덜란드 안에는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심각하지 않아 모르지만, 선진국에 물품을 대는 개발도상국에선 대기와 수질의 오염에 쓰레기 처리 등 수많은 환경 문제로 고통받는 현실이다”, “더구나 개도국 국민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검소한 생활을 함에도 그렇다. 선진국에서 오염과 기피 시설을 지속적으로 제3국에 외부화시켰기 때문이다”라며 기후위기에 대한 불평등을 말했다.
공유지 복원과 공공재 재분배
이 교수는 “탈성장경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공유지commons’의 복원과 상호부조, 자주관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공유지를 사유화함으로서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만들어온 역사’가 있다. 희소성이 증대하면 상품의 가치가 올라간다”라고 자본주의의 성장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생산수단을 자율적, 수평적으로 지자체, 노동자협동조합 등이 공동 관리화 될 수 있도록 사유화(enclosure)된 것을 공유지로 전환하는 것이 탈성장 전략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전환은 자본주의의 경제성장 우선주의, 발전 패러다임에 대해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공공재를 함께 풍요롭게 누리도록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지역의 앵커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커뮤니티 자산을 잘 알고 있는 교회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대화하고 공부하고 조직하는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하나님이 공정하게 주신 공공재를 어떻게 하면 더 풍요롭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녹색전환의 지렛대로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한국교회와 기후위기
신익상(성공회대열림교양대학) 교수는 매년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조사결과를 인용했다. 신 교수는 “핵발전의 필요성은 남성과 청년일수록 자산이 6억 이상인 자산가들이 찬성이 많았다”,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신앙생활기간이 길수록, 예배참석빈도가 높을수록 평등한 위치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보살펴야하는 관계로 생각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후위기 자체만 놓고 보면 한국교회 성도들의 위기의식이 높고 당면 과제라고 인식하지만, 이를 경제 문제와 연결해 놓고 생각하기를 꺼리는 경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경제와 기후위기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과제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끝임없이 대화하고 거리를 좁혀가는 계몽의 자리가 필요하다. 교회가 이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논찬에서 받았던 질의에 대한 응답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종합 토론 시간이 진행됐다.
성장에 대한 맹목적 추구
이유진(녹색전환연구소) 박사는 “한국은 성장에 대해 맹목적인 추구를 한다”, “탄소중립(온실가스포함)이라는 것이 결국 총량을 줄여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성장은 할 수 없는 것인데 지금과 같은 산업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2050탄소중립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종교단체에서는 오히려 이런 말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에 관련해서는 성장 후퇴, 생산량 감소,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나오는 이야기 자체를 꺼린다. 우리가 성장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낙관하고 과학기술이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듣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저의 발표에는 엄청난 데이터와 수치와 정보가 많다. 그거 너무 기계적이다 이야기하는데 그 두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떻게 해야 탄소중립이 되는지 우리의 방법들을 구체화시켜서 사람들에게 와 닿게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하나하나의 과정과 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 가치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탄소중립시나리오는 작동하지 못한다”라며 “가치와 정보/ 가치와 구체적인 수단 모두를 같이 수립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피력했다.
진정한 풍요를 향해
이상헌(한신대학교) 교수는 “불행하게도 한국사회는 신학에서도 성장을 부추기는 번영신학이 있을만큼 성장이 중요하다. 우리만 유독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압축적인 근대화 과정과 경제 발전 괘적을 살펴 볼 때 상상력이 차단된 상황에서 매우 폭력적인 경제성장을 해왔고 결과가 중독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라며 “우리는 경제성장이 안 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 상상력을 해방시켜줄 필요가 있고, 풍요롭게 하는 교회에서 그런 부분을 같이 담당해주시길 기대한다”라며 한국교회에 같이 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신익상(성공회대열림교양대학) 교수는 “제도교회에서 울려퍼지는 논리 구조만 갖고 신을 변증할 때는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우리에게 닥친 위기에 대해서 응답할 때에는 좀 더 구체적인 사건 중심으로 신학자들이 이야기를 해줄 필요가 있다”라며 “‘내가 기후위기로 망하게 생겼구나 또 하나는 나만 아니라 나 때문에 다른 존재들도 다 망하게 생겼구나’라는 생각에 신학이 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 참여 학자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의해 탄소배출 규제를 직접 받고 있는 수출 대기업들이 먼저 새 정부에 요청해 기후위기 관련 정책의 즉각적 실행을 요구할 것으로 봤다. 큰 틀에서 이전 정부의 기후위기 대처 노력을 뒤엎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이다. 나아가 사회 거의 모든 영역의 갈등 분야를 내포하고 있는 탄소중립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선 정부는 물론이고 학문 간 시민단체 간 교회 간에도 협동과 헌신의 작업이 요구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은 탄소중립 정책을 살핀 1차 포럼에 이어 2차로 경제·사회적 세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한편,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은 기후위기가 가져올 심대한 재난적 상황에 대처할 전향적인 인식과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정책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신학을 중심으로 학제 간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출범하였다. 본 포럼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비롯 국내 신학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등 20여개의 교계 운동 단체들이 구성되어 있다.
박선영 기자
첫댓글 인간이 자연을 보살펴야 합니다..
서로 협동과 헌신으로~